[세상속으로]음식물 쓰레기, 줄여야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음식물 쓰레기, 줄여야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 승인 2024-07-08 17:18
  • 신문게재 2024-07-09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심은석 교수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매일 아침 아파트 현관 광고판에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요령을 강조하는데 음식물 쓰레기함이 가득 넘쳐 날마다 치워도 점점 증가한다고 한다. 가정집과 식당뿐 아니라 결혼, 장례식장에서 일회용 용기와 함께 쓰레기가 넘쳐 난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사람의 먹거리는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음식쓰레기 처리비용으로 연간 20조 원이 낭비되고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특히 한국인의 풍성한 식단, 다양한 식재료로 상다리가 휠 정도로 풍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허례허식, 먹기 싫으면 버린다는 생각, 남은 음식 포장해가는 것은 창피하다는 인식과 배불리 먹어야 한다는 식습관으로 매년 증가하는 음식물 쓰레기로 폐기물 매립장이 넘쳐나고 지자체는 몸살을 앓는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배달문화, 바쁜 일상으로 냉장고에 쌓였던 식재료가 버려지기도 한다. 직장이 공동경비로 단체 회식할 때는 비싼 한우고기를 불판에 올려놓고 남기거나, 뷔페식당에서는 먹다 버린 음식이 가득차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음식을 남기면 절대 안된다'는 습관으로 과식하거나 대식가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였다.

옛날 보릿고개를 살았던 선조들은 만나면 진지, 밥을 드셨냐는 인사가 일상이었다. 밥 굶지 않고 사는 것이 최고의 행복, 누구나 먹기 위해 열심히 일 하였다. 우리나라도 불과 반 세기 전 6.25 전쟁과 절대 빈곤속에 구호물자인 강냉이죽을 먹으며 춘궁기 보릿고개에는 풀뿌리를 끓여 먹으며 아사자도 많았다.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우리 반세기 모습처럼 20억 명의 세계인이 빈곤과 기아에 살고 있다. 황폐한 벌판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아프리카 어린이,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앙상한 갈비뼈에 살아 있는 해골 같은 참상이 안타깝다. 북녘땅에서도 옛날 고난의 행군 시기에 기아로 이백만 명이 굶어 죽었다고 하고 지금 전쟁과 테러가 계속되는 많은 지구촌은 배고픔에 고통받고 있다.

세계 10위의 경제 강국, 모든 것이 풍요속에 살아가지만 우리도 빈곤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이웃들이 많다. 음식 쓰레기 비용으로 연간 20조 원을 낭비하면서 가끔 정신적으로 빈곤하지 않았는지 돌아본다. 허례허식, 체면, 겉치레로 불필요하게 많은 음식을 소비하고 버리지는 않았는지? 이웃에게 무관심하며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심과 불신으로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망각하지 않았는지 돌아본다.

최근 환경 당국이 특정 명절 기간 중 음식물 쓰레기양이 전년보다 22% 증가했다며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다양한 시책으로 전국민적 관심을 제기하였다. 대전의 모 초등학교에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교육이 공감을 주었고 각 기관 단체에서 쓰레기 줄이기에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음식 남기면 벌금", "음식을 남기면 안돼" 라는 강압적인 단어가 아닌 "먹을 만큼만 담고 남기지 말자"고 어린 학생 때부터 적극 교육했으면 좋겠다. 매일 먹는 음식은 누군가의 수고로움으로 많은 에너지를 모아 밥상에 오르게 된다. 전 세계 자원은 한정되고 탄소 배출은 늘어 온난화와 이상기후 등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징후들이 보도되고 있다. 지구를 살리고 기아에 허덕이는 저개발국을 돕기 위해서라도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고도화된 문명의 그늘과 AI 등 디지털 혁신으로 전 세계적인 빈부의 격차와 가치의 불균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행복은 부, 명예, 권력이 아닌 사람과의 따뜻하고 배려할 수 있는 관계"라는데 오늘 내가 먹는 맛있는 음식은 누군가의 고단함과 수고로움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오늘 나의 행복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기에 모든 것을 소중히 하고 불필요한 음식 낭비는 자제해야겠다.



배고픈 시절 본인 시 한편 올린다.



보릿고개



봄 새싹이 막 움트는데

고구마 감자 허물어진 흙창고에는 먼지만 가득하고

여덟 식구, 강아지 소가 두마리, 입이 열두 개

늦은 저녁밥 어이 하나

겨우내 흙 묻은 시레기 보리뿌려 푹 삶아

여덟식구 빙 둘러 딸그락 대는데

송아지는 음메, 개들은 멍멍, 배고프다고

니들은 들판 나가 풀이라도 후리거라

내일 해는 또 오시고 긴긴 보릿고개 징글징글한 끼니마다

말없이 찌그러진 가마솥만 냅다 차버리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단양군엔 3억6000만원 내라면서…105억 발전소 수익은 감춘 한국수자원공사
  2. 대전역세권 복합2-1개발 무산 수순... 전략 재정비해야
  3. "가족에게 쉼을, 마음에는 행복을"
  4. 대전시립손소리복지관 청각장애인 복지 증진 위한 업무 협약(MOU)
  5.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 가정 위한 따뜻한 나눔 전달받아
  1. 남자 사브르, 일본 꺾고 아시안게임 4연패…오상욱 마지막 뒤집기
  2. 밀알복지관, '안전하고 따뜻한 집 만들기 프로젝트'
  3.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네이버해피빈 온라인모금함 명절선물세트 지원
  4. 수사권 개편에 인력 몰아놓은 대전경찰… 생활치안 균형 ‘시험대’
  5. 가을빛 물든 탑정호, 음악으로 하나 되다… ‘제3회 육군병장 전국가요제’ 성료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특별법이 사실상 오는 12월 정기국회 막바지, 예산 정국 아래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여 공세에 집중하고 있는 야당이 10월 국정감사 이후 논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달 말 회의 개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 일정을 둘러싼 여·야 간사 간 협의가 끝내 매듭을 짓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10월 국감에 앞서 이달 29~30일 회의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국감 이후인 11월 개최를..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길었던 11연패에서 벗어난 한화 이글스가 사실상 멀어진 가을야구 대신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점검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신인과 퓨처스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올 시즌 뚜렷한 주인을 찾지 못한 중견수 등 취약 포지션의 해법을 찾는 것이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한화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2로 승리하며 11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55승 76패 4무로 9위에 머물며 5위권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남은 경기의 초점은 승수..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수술 자체 충족률'이 전국 5대 권역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러 충청 소재 병원이 아니라 수도권 병원으로 간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비수도권 암 환자 중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진료받는 환자 역시 충청권이 가장 많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28일 제공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도별 10대 암 수술 자체 충족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2025년) 대장암과 폐암, 위암, 간암 등 10대 암 수술의 자체 충족률은 서울 9..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

  • 막바지 귀경길 막바지 귀경길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