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문학동인 대전문학회 시화전 및 안시찬 시인 시 콘서트를 찾아보고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문화 톡] 문학동인 대전문학회 시화전 및 안시찬 시인 시 콘서트를 찾아보고

김용복/평론가

  • 승인 2024-07-21 10:52
  • 수정 2024-07-21 10:54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2024년 7월 18일(목)~23일(화) 대전광역시청 전시실.

문학동인 대전문학회 시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20일에는 안시찬 시인의 시 콘서트가 있다고 했다. 임형선 문우로부터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 회원들의 작품들 수 백여 점이 전시실을 메우고 있었다.



이장우 대전시장께 함께 관람하시자고 전화를 걸었더니 마침 미국 출장중이라 한다. 대신 양동훈 비서관이 식사를 하다말고 달려왔다.

작품 몇 점을 소개해 보자.



1식사
문학동인 대전문학회 시화전에서 필자와 양동훈<왼쪽 네번째> 비서관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빨랫줄

임형선 /시인



어머니 아버지가 이어 놓은 가족의 연결고리

해질녘이 되니

무거운 짐 다 내려놓고 한 일자로 휴식중이다

고단한 어제를 다 씻어내고

뽀송뽀송한 새날을 준비하는 동동거리는 손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다른 한 가족의 묶음

어머니의 손때 묻은 빨래집게 의지하고

한 줄로 올라타고 앉아

거센 바람이 불어와도 그네를 탄다

할머니 할아버지 밥상에 앉지도 못했던

옷가지도 같은 줄에서 나부낀다



질척한 일상

물기를 걷어가겠다는 햇볕과 바람의 약속

바지랑대 끝에 앉은 고추잠자리가 증인이 된다



버거운 대가족

아버지의 바지랑대가 하늘 향해 떠받쳐 준 핏줄

총량을 초과한 더버기 빨래들이

투덜댔던 것도

단출한 빨랫줄이 된 지금

거꾸로 매달린 청바지

가랑이에서 떨어졌던 수정

구슬에 꿰어두고 싶었는데



집 떠난 자식을 기다리는 어미의 마음을

방울방울 엮어

빨래집개가 꼭 붙들고 있다

비 오는 날 오후에

2dla
임형선 시인
.....................................................

형광등

배상정/시인, 사무국장



초침이 자정을 넘자

짜잔 나타난 데이지꽃 요정

촛불 두 개와 엄마 좋아하는 치즈 케이크

태양보다 더 빛나는 딸의 눈동자



어버이날 특별 선물이야

어릴적 사진과 손으로 쓴 편지

딸의 이야기 가득 채운

'자식 탐구 영역' 노트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후회하는 것

알아서 할테니 잔소리 하지마

서러워 울던 일 있었다

발리 여행 보내 줄게



마라탕 좋아하는 것 말고

무얼 아는가

눌러야 깜박깜박

형광등 같은

3qo
배상정/시인, 사무국장
.....................................................

낮달

홍혜숙/시인

먼 하늘

높다랗게

떠 있는 뭉게구름

날 따라 오라고

지난밤

날 새운 낯달

수줍게

하품하네

4ghd
홍혜숙/시인
.....................................................

고백

홍명희/시인



나 오늘 밤 당신을 사랑하려 해

이팔청춘 뜨거운 가슴은 아니지만

살구꽃 연분홍

보드라운 미소는 이제 없지만

가마솥 한가득

펄펄 끓는 심장을 송두리째 내어주고

그래도 아쉬워

꽃눈처럼 사라지는 잿빛눈물로

군고구마 몇 개라도 굽고 싶은

저 시들시들한 장작불의

마지막 춤사위처럼



기억의 가장 먼 저 편

발가 벗고 울음 울던 그 날

어머니의 질퍽한 산도를 지나

이 땅에 맨 처음으로 버려졌던

그 아득한 고통의 신비로운 기억을 안고

맨 처음인 것처럼

아니면 세상의 맨 끝인것처럼

나사로의 손 끝

물 한 방울 기다리는 목마름으로

나 당신을

저 깊은 강 소용돌이처럼 사랑하려 해.

6
홍명희 시인
.....................................................

아쉬움이 있다면 회원들의 우수한 작품들을 이곳에 게재하지 못한 점이다.

그러나 기회는 얼마든지 많다. 그때마다 오는 기회를 잡을 것이다.

문학동인 대전문학회의 발전을 기대한다.

김용복/평론가

김용복
김용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3.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4.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5.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1.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2.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3.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4.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5.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