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지중고 재단 파산사태 책임 공방… 파면 교사·재단 모두 대전교육청에 화살

  • 사회/교육

대전예지중고 재단 파산사태 책임 공방… 파면 교사·재단 모두 대전교육청에 화살

  • 승인 2024-07-23 17:36
  • 신문게재 2024-07-24 3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723172822
대전 서구 괴정동에 위치한 학령인정 평생교육시설 대전예지중고 전경. 임효인 기자
대전예지중고 재단법인 예지재단에 대한 파산 선고가 내려진 가운데 사태 책임의 화살이 대전교육청을 향하고 있다. 파산 신청자인 파면 교사 측은 당초 교육청이 자격이 안 되는 법인에 학교를 승계하면서 '재단 감싸기'를 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재단 측은 사태 해결을 위해 대전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예지중고 정상화 투쟁에 나섰다가 2019년 해고된 예지중고 전 교사 A씨는 23일 이번 사태 책임을 대전교육청에 돌렸다.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가 없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대전교육청은 수차례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었지만 방관했다. 재단의 갑질과 합작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2022년 행정소송을 통해 부당해고를 인정받았지만 끝내 학교로 복직하지 못했다. 인사권을 쥔 예지재단 측이 복직을 시켜 주지 않은 탓이다.

A씨는 "교육청은 그동안 수차례 민원 제기에도 사측(재단)과의 문제라고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파면당했으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느껴졌다"며 "2023년 파산 신청을 하면서 담당 주무관에게 상황을 알리고 복직을 위해 신입생 모집 중지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교육청은 '파산되면 책임 지겠다'는 식이었다.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파면 교사들은 애초 예지재단이 자격이 안 되는 상태서 학교를 운영한 것이 결국 파산까지 야기했다는 주장이다. 2012년 예지재단이 예지중고 설립자 지위를 승계받을 당시 교사(校舍)와 교지(校地)가 필요한데 이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대전교육청은 예지재단이 10년 동안 교사와 교지를 마련하기로 조건부 승인했지만 이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clip20240723172952
예지재단 측은 학교 정상화를 위해 대전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다며 책임을 교육청에 돌렸다. 예지중고 행정실장 B씨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선 이 상황이 안타깝다. 나름 역할을 하고 사명감으로 버텼다"며 "대전교육청은 왜 이렇게 (재단의) SOS를 무시하고 폐교 드라이브를 달리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익법인이라 수익사업이 없고 보조금은 1년 학사 운영 예산으로 쓰기 때문에 해고된 교사들에게 드릴 임금 상당액을 챙겨 놓을 수 있는 재정이 없다"며 "재단 재산을 매각해서 급한 불을 끄려고 했지만 대전교육청이 재산 처분 허가를 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교육청은 예지재단의 요청에 따라 특별보조금 지급 방안을 검토했지만 감사원 질의 결과 이중지원이라는 회신을 받아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재단 측에 파면 교사의 복직을 여러 차례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재단 지위 승계 당시 자격 요건을 갖추지 않고 이후 이행하기로 한 사항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선 대전교육청과 재단의 소송이 이어지는 과정서 이행을 강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校舍)·교지(校地)를 갖추지 않은 상태서 재산을 처분해도 될지에 대해 법제처 유권해석을 기다리던 중 파산 선고가 났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2.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3.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4. 대전시 트램 공사에 버스전용차로 축소 대책마련 시급
  5.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1.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2.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3.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4. 대전 옛 대덕경찰서에 ‘육군 AX 거점’ 10월 문 연다
  5.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헤드라인 뉴스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29일 대전 서구 월평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둔산선사유적지.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여느 도심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유적지를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청동기시대 집터를 재현한 움집 세 채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선사시대 움집 재현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움집 외벽은 짚이나 갈대로 덮여 있었지만, 지붕에는 인조 볏짚 형태의 합성소재가 덧씌워져 있었고 군데군데 파란..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에 따라 농업협동조합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 조합원 역시 40대 미만은 7%대에 불과해 농협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중앙회의 조합원 현황을 분석해 3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농협 조합원은 모두 202만 846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8만 7359명에서 2022년 207만 6055명, 2023년 206만 3765명, 2024년 204만 6229명, 2025년 202만 7481명으..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제72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가운데 웅진백제의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대표 프로그램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30일 공주시에 따르면 올해 백제문화제는 웅진백제의 핵심 유물인 '청동거울'과 무령왕비 서거 1,5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공연과 퍼레이드 등을 선보인다. 대표 공연인 '웅진판타지아'는 10월 4~5일과 7~10일 오후 9시 금강신관공원 주무대에서 모두 6차례 열린다. '청동거울에 비친, 찬란한 백제'를 주제로 대형 LED와 특수효과를 활용한 무대에 전문 무용수 등 40여 명이 출연한다. 공연은 잠들어 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

  •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