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외도 증거 확보와 스토킹처벌법위반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 외도 증거 확보와 스토킹처벌법위반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4-08-04 12:38
  • 수정 2024-11-13 17:32
  • 신문게재 2024-08-05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최근 이혼 전문 변호사에 관한 '굿파트너'란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위 드라마에서 외도(外道)가 큰 주제가 되고 있고, 실제 현실에서도 이혼에 있어 외도가 문제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특히 간통죄가 폐지됨에 따라 외도는 형사상 문제가 아닌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가사상 이혼의 형태로 다루어지고 있다.

실제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례를 각색해보겠다. 甲(갑)은 배우자인 乙(을)이 丙(병)과 외도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때 甲이 취하는 통상적인 법률적 조치에는 乙에 대한 이혼 소송이나 丙에 대한 간통 손해배상 소송이 있다.

그런데 甲이 이러한 법적 조치를 취하려면 스스로 증거를 확보하여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甲은 乙을 따라다니며 乙과 甲이 외도하는 사진 내지 동영상을 촬영한다. 이에 乙 또는 丙은 甲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약칭 : 스토킹처벌법)에 따른 스토킹 행위를 했다며 경찰에 고소를 한다. 이 경우 甲은 스토킹처벌법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까?

물론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甲은 스토킹처벌법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스토킹처벌법 제1호 가목은 「'스토킹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反)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호는 이러한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경우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에 대해 스토킹처벌법 제1호 다목은 「상대방 등에게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도달하게 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해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이 상대방등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방에게 연락하는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乙 또는 丙의 형사 고소에 대해 甲은 ⅰ) 乙과 丙이 먼저 간통이라는 위법행위를 하여, ⅱ) 소송에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닌 것이니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항변을 한다. 잠깐 따라간 것이 아니라 몇 일 또는 장시간 따라다녔다면, 이러한 甲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甲은 乙 또는 丙을 증거 확보를 위해 멀리서 따라다니며 촬영을 했을 뿐 乙 또는 丙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끼도록 근접해 접근한 상황이 전혀 없었다고 항변을 한다. 그러나 乙 또는 丙이 甲의 미행으로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다라고 진술을 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사기관이 이를 배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乙과 丙의 형사 고소에 대해 甲은 너무나 억울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속담으로 비유하자면 방귀 뀐 놈이 성을 낸다고, 甲은 乙과 丙이 외도를 한 것도 모자라 자신을 스토킹범죄자로 신고하는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반대로 乙과 丙의 입장에서 외도를 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내 일거수일투족이 미행되는 것을 자인하였다고 볼 수도 없을 것이다. 甲의 입장과 乙과 丙의 입장 중 누구의 입장이 사회통념상 합당한지 명확하게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건 현행 법실무는 甲을 스토킹범죄자로 처벌하고 있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스토킹범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는만큼 다소 광범위하게 스토킹범죄를 규정해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다만 외도 증거 확보의 문제는 그렇다 하더라도, 이혼의 문제에 있어서까지 스토킹처벌법을 광범위하게 적용한다면 부부 관계에 있어 협상의 가능성을 박탈시켜버릴 수도 있다. 아직은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부부가 서로 스토킹범죄로 고소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2.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3.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4. 대전시 트램 공사에 버스전용차로 축소 대책마련 시급
  5.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1.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2.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3.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4. 대전 옛 대덕경찰서에 ‘육군 AX 거점’ 10월 문 연다
  5.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헤드라인 뉴스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29일 대전 서구 월평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둔산선사유적지.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여느 도심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유적지를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청동기시대 집터를 재현한 움집 세 채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선사시대 움집 재현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움집 외벽은 짚이나 갈대로 덮여 있었지만, 지붕에는 인조 볏짚 형태의 합성소재가 덧씌워져 있었고 군데군데 파란..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에 따라 농업협동조합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 조합원 역시 40대 미만은 7%대에 불과해 농협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중앙회의 조합원 현황을 분석해 3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농협 조합원은 모두 202만 846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8만 7359명에서 2022년 207만 6055명, 2023년 206만 3765명, 2024년 204만 6229명, 2025년 202만 7481명으..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제72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가운데 웅진백제의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대표 프로그램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30일 공주시에 따르면 올해 백제문화제는 웅진백제의 핵심 유물인 '청동거울'과 무령왕비 서거 1,5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공연과 퍼레이드 등을 선보인다. 대표 공연인 '웅진판타지아'는 10월 4~5일과 7~10일 오후 9시 금강신관공원 주무대에서 모두 6차례 열린다. '청동거울에 비친, 찬란한 백제'를 주제로 대형 LED와 특수효과를 활용한 무대에 전문 무용수 등 40여 명이 출연한다. 공연은 잠들어 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

  •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