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미술 아카이브] 62-현묘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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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미술 아카이브] 62-현묘지예

우리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승인 2024-08-05 18:08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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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근은 1948년 청양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과와 동대학원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76년 충청남도 미술전람회 공예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국내외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일반적인 공예의 범주를 넘어서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대전시립미술관 <현묘지예>(2013)는 평생을 교육자이자 칠예 작가의 길을 걸어온 최영근의 초대전이다. 특히 대전 화단에서 '디자인'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이기도 했던 그의 작업 세계를 조망했다.

최영근은 1972년 대전으로 귀향해 본격적으로 미술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작업은 동양의 정서와 조형문화를 가장 잘 담아내는 질료인 칠을 통해 한국적 조형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 도록을 살펴보면 "최영근의 작품 앞에서면 '현묘(玄妙)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현묘는 이치나 기예의 경지가 헤아릴 수 없이 그윽하고 미묘함을 뜻한다. (중략) 그 바탕을 이루는 검은색은 단순한 검은 빛깔이 아니다. '흑(黑)'이나 '암(暗)'과는 다른, 작가가 의도하는 검은 빛, 즉 '현(玄)'이며 창조적 생서의 모태가 되는 빛으로 해석한다"고 서술한다.

이렇듯 최영근은 칠 예술의 본질적 매력이 그 바탕의 검은 빛깔에 있음을 인식하고, 칠 화면 위에 자래와 난각, 금은 가루, 색편 등으로 주제적 의미를 더한다. 그는 빛, 에너지, 바람, 별, 탄생 등을 주제 삼아 시간의 축적과 고뇌의 흔적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곧 천지창조의 장엄한 세계와 그 원형적 질서를 찾는 그의 작업관을 반영한다. 전시는 1990년 그의 제1회 개인전에 출품했던 <역사의 고향> 연작을 포함해 최영근의 작업적 철학과 그가 추구하는 조형의 단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 100점을 선보였다. <현묘지예>는 작가 최영근을, 동시에 기교나 순간의 즉흥에 의지하지 않고 시간의 정직한 흔적을 작가 정신으로 삼은 대전미술의 면(面)을 엿볼 수 있는 전시로 남았다.

/우리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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