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28년 3월 특수학교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2028년 3월 특수학교

임효인 사회과학부 기자

  • 승인 2024-08-06 16:43
  • 신문게재 2024-08-07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임효인 증명사진
임효인 사회과학부 기자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줄여서 '초품아'. 어린 아이들이 집과 가까운 곳에서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하길 바라는 부모의 욕망을 반영한 신조어다. 나 역시 훗날 아이가 생기면 집에서 먼 학교보단 집 가까운 학교를 안전하게, 편하게 다니길 원할 것이 분명하다. 요즘 생겨나는 아파트단지에는 규모에 따라 학교가 신설되고 있다. 쉬운 것은 아니지만 수요가 분명하기 때문에 용지를 확보하고 교육부를 설득해 집과 가까운 학교를 새로 짓는다. 초등학생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집과 가까운 거리 배정을 원칙으로 해 그 학교를 웬만해선 입학할 수 있다. 이 모든 건 충분히 이성적이고 상당 부분 납득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당연한 이야기에 끼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 특수학교에서 교육받길 희망하는 아이들, 특수학교에서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과 그 부모에게 초품아는 남의 일이다. 기실 이들은 '특품아' 그러니까 특수학교를 품은 아파트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아침과 오후 버스로 등하교하는 수고로움도 감내할 테니 조금만 더 가까운 곳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게 이들의 소박한 요구다.

대전 특수학교 신설 필요성은 어제오늘 나온 이야기 아니다. 정말 더디게 하나씩 늘고 있긴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모자라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아침저녁으로 많게는 3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게 2024년의 현실이다. 참다못한 시민들이 대책위를 결성하고 어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말 그대로 '미어터지는' 가원학교의 학생을 분산 배치할 수 있는 서남부권에 학교를 신설하고 이 불편한 아이들의 이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특수학교가 하나도 없는 중구에 하나 더 세우자는 게 주요 요구다. 학교가 개교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테니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을 의무 설치해 달라고도 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가 과연 과한 것인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약칭 특수교육법) 제4조는 차별을 금지한다. 국가나 지자체나 학교장은 특수교육대상자와 보호자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5조 국가와 지자체의 임무는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1항 7에 따른 특수교육기관의 설치·운영 및 시설·설비의 확충·정비를 해야 한다. 27조 특수학교의 학급 및 각급학교의 특수학급 설치 기준은 유치원은 1인 이상 4인 이하 1학급, 초·중학교는 1인 이상 6인 이상 1학급, 고등학교는 1인 이상 7인 이하 1학급을 설치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니까 대책위의 요구엔 과한 게 없다.

대전교육청은 2028년 3월 새로운 특수학교를 개교할 계획이다. 원래 계획은 이보다 빠른 2026년 개교였지만 마땅한 학교 부지를 찾지 못하면서 그 시기가 늦춰졌다. 부지는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은 아이들을 꽉 막힌 도로로 내몰아선 안 된다. 2028년 3월 특수학교 개교를 위해 더 뛰고 더 싸워야 한다. 임효인 사회과학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공소청으로 바뀌는 대전검찰청… 출범 40여일 앞두고 정원·조직 여전히 ‘안갯속’
  2. [교단만필] 다시, 우리 교실에 존중의 씨앗을 심으며
  3. 심장 스텐트 시술 중 심정지 온 제천시 장애인연합회장 끝내 숨져
  4. 박석연 유성구의원 ‘순환형 유성경제' 방안 모색 간담회
  5. 천수만 악취·부유물 ‘이상조류’가 원인… “담수호 방류로 미세조류 급증”
  1. 충남 숙원 '석탄화력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지역경제 회복 기대감↑
  2. 대한민국, 북극항로 개척 첫발… 22일 역사적 항해 나선다
  3. 학교가 감당하기 어려운 교권 침해, 전문 조사관이 교육현장으로…
  4. 2027 수시 9월 7일 스타트… 지역대 신입생 10명 중 9명 뽑는다
  5. [사이언스칼럼] 지구의 체온을 잡는 치료제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고용률 지역별 격차 뚜렷…반도체 품은 음성군 높아

충청권 고용률 지역별 격차 뚜렷…반도체 품은 음성군 높아

충청권의 고용률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산업 기반과 인구 구조에 따라 고용 사정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제조업이 자리 잡은 충북 음성·진천과 충남 천안·아산·당진 등은 높은 고용률을 기록한 반면, 일부 대도시와 비산업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용률을 보였다. 청년층 고용률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두드러졌고, 농촌 지역에서는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높은 고용률을 뒷받침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20일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충북과..

공소청으로 바뀌는 대전검찰청… 출범 40여일 앞두고 정원·조직 여전히 ‘안갯속’
공소청으로 바뀌는 대전검찰청… 출범 40여일 앞두고 정원·조직 여전히 ‘안갯속’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전공소청의 정원과 세부 조직이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일선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이동할 검찰 인력도 최종 확정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제 공소청에 남아 근무할 인력과 구체적인 배치 역시 당분간 유동적인 상황이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이 시행되는 10월 2일부터 현재 검찰 조직은 공소청 체제로 전환된다. 공소청법은 대법원에 대응하는 공소청을 두고 고등법원에는 광역공소청, 지방법원과 가정법원에는 지방공소청을 각..

202027 수시 9월 7일 스타트… 지역대 신입생 10명 중 9명 뽑는다
202027 수시 9월 7일 스타트… 지역대 신입생 10명 중 9명 뽑는다

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9월 7일 시작되는 가운데 대전권 대학들의 '신입생 모시기'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전권 주요 4년제 대학 8곳은 수시에서 1만7400여 명을 선발한다. 비수도권 대학이 신입생 10명 중 9명을 수시로 뽑는 만큼 수시는 수험생의 진학과 지역대의 신입생 확보를 좌우하는 승부처다. 올해는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늘고 의과대학에 지역의사선발전형이 도입됐다. 대학과 모집단위마다 학생부 반영방법과 수능최저학력기준, 면접·실기 일정도 다르다. 중도일보는 2027학년도 수시모집을 앞두고 입시 흐름과 대전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

  • ‘더위야 가라’…도심 속 숲길 걸으며 休 ‘더위야 가라’…도심 속 숲길 걸으며 休

  • ‘방독면 착용은 이렇게’ ‘방독면 착용은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