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혁 작가 <의병은 살아 있다> 출간

  • 사람들
  • 뉴스

임도혁 작가 <의병은 살아 있다> 출간

호남·충청 유적지 샅샅이 훑어 '입체화'
이 땅 지켜낸 의병, 왜군 몰아낸 의병
그들의 뜨거운 숨결·함성 찾아 삼만리!
"단절된 과거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
교훈성 잃지 않으면서 재미·감동 선사

  • 승인 2024-08-06 15:31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temp_1722924249415.2142206807
"의병을 기리고 선양하며 계승하려 노력하는 이들을 어디서든 만날 수 있었어요. 의병은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자 우리 미래를 지켜주는 강력한 방어시스템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의병은 현재진행형이었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정의로운 역사더군요."

임도혁 작가(한밭FM 대표)가 1일 <의병은 살아 있다, 호남·충청 순례>(312쪽,가디언)를 펴냈다. 임진왜란 의병들의 뜨거운 함성과 숨결, 그리고 오늘의 우리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꿈틀대는 의병 정신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조명한 책이다.



temp_1722924249418.2142206807 (2)


책은 4부로 이루어졌다. 1부에서는 임진왜란 전황을 바꾼 의병과 수군의 역할에 대해, 2부에서는 송제민, 황진, 고경명, 조헌, 영규대사, 김천일 같은 쟁쟁한 임진왜란 의병에 대해 설명했다. 3부 정유재란 편에서는 호남을 철저하게 유린했던 상황에다 김덕령과 홍가신, 이영남과 류형 등의 활약을 덧붙였다.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의병장, 의병을 돕느라 군량과 무기를 댄 우국지사도 적극 소개해 이슬처럼 사라져간, 잊혀져간 의병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송제민, 황진, 최경회 등에 대한 글도 이채롭다. 4부는 강항의 '간양록' 등 전쟁 중의 일기 3편에 대한 글이다.



temp_1722924249380.2142206807
임진왜란 의병은 참혹했던 미증유의 국난을 맞아 절대 열세임에도 죽음을 무릅쓰고 일어난 자발적인 봉기이다. 이 책은 문헌이나 사료, 인터넷 검색에만 의존해 의병활동을 정리한 '옛날 옛적 과거사'에 머물지 않았다. 여러 유적지를 찾아 소개하고 느낌을 담은 평면적인 답사서에 그친 것도 아니다. 과거의 공간적 상황에다 현재를 연결시켰고 미래까지 연계해 의병 활약을 입체적으로 구성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공 유기적 연결, '3D 입체화' 시도 눈길

이를 위해 그물의 씨줄 날줄처럼 시공(時空)을 유기적으로 구성했다. 의병과 수군 간, 의병과 관군 간 공간적 접점을 찾고 있고, 의병과 후손 간 시간적 고리도 찾아내 연결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위해 추모식에 참석해 행사를 스케치하고 후손이나 관련 인사들의 목소리를 보태 책을 '2D'가 아닌 '3D'로 입체화하는 데 힘썼다. 전적지 성역화나 선양사업 등 향후 계획도 군데군데 들어있다. 모두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곳곳을 누빈 땀의 결과이다. 저자는 DSLR 카메라 2대와 드론까지 동원해 '현장'을 생생하게 사진으로 담았다.

temp_1722924249410.2142206807 (1)
이 책의 4부 1장 '안의·손홍록' 편을 예로 들면 두 사람의 무덤을 시작으로 사당, 전주 경기전과 실록각, 실록 이안처인 내장산까지 유적지를 샅샅이 누볐다. 나아가 오늘날 '문화재지킴이의 날'이 어떻게 제정됐고, '안의·손홍록 선생 선양 모임'이 왜 만들어졌는지 언급했다. 서울대 규장각에 있던 조선왕조실록 태백산본을 1985년 왜 부산역사기록관으로 이관시켰는지도 설명했다. 두 선비 덕에 임진왜란 이전 실록이 몽땅 사라지는 위기에서 벗어나 오늘날 온전한 형태의 500년 실록을 접할 수 있게 됐고, UNESCO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에 이른 의의를 적었다. 실록 이안 과정에 대한 논란을 정리하기 위해 관련 학자를 만나 인터뷰까지 실었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는 끈을 찾아내 '입체적인 책'을 쓰려는 의도에서였다"라고 설명했다.



▲재미있고 감동 넘치는 읽을거리 가득

흥미진진하면서 긴장감 넘치는 읽을거리도 넘친다. 이치대첩의 영웅 ‘황진 편’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파괴된 여러 항일 관련 비석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권율장군비, 조헌순의비, 고경명순절비, 사명대사비 등 일제가 고의로 부수고 훼손한 비석들을 보노라면 절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칠백의총'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여기엔 우리가 잘 모르는 사연이 숨어있다. 당시 영규대사가 이끈 승병 800명의 순국은 제외돼 있고, 이들에 대한 현양사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불교계 입장이다. 그래서 '1500의총'으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러서는 사실관계를 규명해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임진왜란 최대의 비극 제2차 진주성전투와 남원성전투, '국민 연인' 논개 담론의 확대재생산 과정, 정반대의 운명으로 갈라진 두 사내 김덕령과 홍가신, 일본에 포로로 끌려갔다가 비밀리에 탈출해 명나라를 거쳐 2년여만에 귀국한 선비 등 책 곳곳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전쟁 한복판에 뛰어든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AI(인공지능)가 그럴싸하게 가공한 것까지 온갖 정보가 흘러 다니는 시대지만 이 책에는 절대로 앉아서 얻을 수 없는 정보와 통찰이 담겨 있다고 믿어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전국 곳곳의 흔적을 직접 찾아다니며 보고 듣고 느끼고, 사료를 뒤져 얻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의병의 숭고한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그 어떤 깨달음이 함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이들의 행적을 더 찾아내고 기리고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호남·충청에 이어 영남 의병, 중부·이북 의병에 대한 집필도 계획 중이다.

한편 저자는 충남 논산 출생으로 논산중, 대전고,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했다. 조선일보 기자, 충청취재본부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밭FM 대표이다. 저서로 <기묘사화, 피의 흔적. 士林천하 이렇게 만들었다>(도서출판 이화)가 있다 .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2. 파주시, ‘마장호수 휴 캠핑장’ 운영 재개
  3.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4. 2025 K-축제의 세계화 원년...날아오른 국내 축제는
  5. 충남도의회 "학교급식 종사자 체계적 검진 지원"
  1. [기획] ㈜아라 성공적인 글로벌화 "충남경제진흥원 글로벌강소기업1000+ 덕분"
  2. 대전 특성화고 지원자 100% 넘었다… 협약형 특성화고 효과 톡톡
  3. [사설] 특성화고 '인기', 교육 내실화 이어지나
  4.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5. "대전하천 홍수량 5~8% 늘어"vs"3년 만에 과도한 상향 아닌가" 갈등

헤드라인 뉴스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대전시가 이재명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서 트램 등 핵심 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대거 확보하면서 주요 현안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트램을 비롯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웹툰클러스터 예산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 4조 3000억원을 감액하고, 감액 범위 내에서 증액해 정부안인 728조 원 규모로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해 언급한 것이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주요 현안 예산 반영 여부를 여의도..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 대전에서 수출기업을 운영하는 A 대표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원·달러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환율이 10~20원만 변동해도 회사의 수익 구조가 즉각적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A대표는 "원자재 대금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이 중요하다 보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환율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를 사들여 수출하는 구조를 가..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차 국무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 우리 국민들이 피로써 쟁취해 왔던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 질서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집단 지성이 빚어낸 빛의 혁명이 내란의 밤 어둠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환하게 빛나는 새벽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위대한 빛의 혁명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