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파리 올림픽의 환호를 뒤로하고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파리 올림픽의 환호를 뒤로하고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 승인 2024-08-12 17:08
  • 신문게재 2024-08-13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심은석 교수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7월 26일 파리 센강에서 펼쳐진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19일간의 대장정을 벌인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32개 종목 329개 경기에 우리나라는 금메달 13개등 30개의 메달로 세계 7위 성적으로 역대 어느 올림픽보다도 선전했다. 도쿄올림픽의 60% 수준인 22종목 144명으로 작은 규모의 선수단이었지만 양궁을 중심으로 땀과 눈물로 온 국민을 감동시켰다. 폭염과 열대야처럼 국내외 산적한 문제들로 힘든 우리에게 큰 감동과 한국인으로의 자부심과 행복을 선물했다.

올림픽은 단순히 메달이 목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하고 전 세계에 한국인의 열정과 끈기, 목표를 향한 단합과 집념을 보여주었던 축제였다.



양궁 5관왕의 영광을 이룬 충청 출신 김우진 선수는 동료들에게 승리의 환호에 젖지 말라며 해가 뜨면 다 마른다며 부단히 노력하는 겸손함으로 찬사를 받았다. 반세기 동안 세계를 제패한 양궁 선수단은 선수 선발부터 학연 등 연고, 영향력을 배제하고 가장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하고 오직 훈련에만 집중하는 화합과 개인 역량을 자유롭게 극대화하여 오랜 기간 세계 최강을 지킨다고 한다. 정의선 협회장과 감독, 선수단이 혼연일체가 되어 이룬 쾌거라는 분석이다. 반면 28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여자 배드민턴 선수는 그동안의 열악한 지원과 부상으로 힘들었다며 협회와 선수단의 불화와 문제점을 성토하였다. 연일 언론과 방송들은 협회 관련 문제점을 집중 보도하여 많은 금메달의 영광과 분투했던 땀방울에 아쉬움을 남겼다. 과거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였던 스페인 마린 선수가 다리부상으로 다 이긴 경기를 기권하며 통곡하던 모습이나, 은메달을 따고 실신한 김예지 사격 선수 등, 극도의 스트레스와 격렬한 운동은 큰 아픔과 부상이 함께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국력으로 특히 스포츠 강국이며 비인기 종목을 포함하여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축구, 야구, 농구, 골프 등 몇몇 인기스타와 비교하여 관심이 적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처우와 관심, 사회적 평가를 되돌아 본다.

모든 선수가 인기 종목만 하려 한다면 우리 스포츠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미래의 꿈나무들이 비인기 종목이나 세계적인 기량 차이로 메달권과 격차를 보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훈련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대한 체육회나 연맹 차원의 선발과 훈련과 지원에서 이제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에 부족한 예산과 숙소, 전담트레이너 부족 등 어려운 여건에서 평생을 준비한 올림픽에 선수단이 힘들게 출전하는 현실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선수 발굴과 훈련에는 어려움이 클 것이다. 비인기 종목이라고 정부나 기업, 광고주가 외면하고 민간과 협회 차원의 지원에만 의존한다면 더 이상의 성과는 어려울 것이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는 선수 선발에 모든 연고와 배경이 배제되고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과 훈련을 했던 히딩크 감독의 솔선 리더쉽이 이룬 성과라고도 한다. 한국 사회는 아직도 배경과 학연, 지연, 정치 사회적 영향력이 많은 영역에 드리워 있어 체육계에도 다양한 연고와 영향력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전 세계에 기적을 만드는 선진 대한민국은 누구나 하면 된다는 자유롭고 신명나는 열정과 끈기, 모든 분야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이 큰 힘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다 버려야 진정한 행복이 온다던 어느 스님의 무소유처럼 지나친 탐욕과 질투, 분노와 원망, 갈등은 날려버리고 우리 스포츠도 원칙과 상식,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과 지원으로 앞으로 더 큰 영광을 기원한다. 올림픽에서 고생한 선수단이 자랑스럽고 그분들이 선물한 애국심과 자부심을 오래오래 소중히 하고 싶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오인철 충남도의원, 2025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수상
  2. 위기브, ‘끊김 없는 고향사랑기부’ 위한 사전예약… "선의가 멈추지 않도록"
  3.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4.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강도묵 전 총재 사랑의 밥차 급식 봉사
  5.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1.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연말연시 자선 영화제 성황리 개최
  2. 육상 꿈나무들 힘찬 도약 응원
  3. [독자칼럼]대전시 외국인정책에 대한 다섯 가지 제언
  4. 정부 유류세 인하조치 이달 말 종료 "기름 가득 채우세요"
  5.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안전지식 체득하는 시간되길"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