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도심 지하에 16m 땅굴 판 석유 절도단 검거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천안 도심 지하에 16m 땅굴 판 석유 절도단 검거

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 유류절도단 9명 전원 검거…총책 등 6명 구속
송유관 매설 지점까지 4개월 간 삽과 곡괭이로 땅굴 파다 경찰에 잡혀

  • 승인 2024-09-04 17:40
  • 신문게재 2024-09-05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땅굴 모습
왼쪽부터 유류 절도단이 판 땅굴 모습,지하에 땅굴을 판 공간을 냉동저장실로 위장한 모습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송유관 기름 절취를 위해 천안 도심 아래 16m 길이의 땅굴을 판 절도단이 경찰에 검거됐다.

4일 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따르면,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유류 절도단 9명 전원을 검거하고, 50대 총책 A씨 등 6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하 4m를 뚫고, 길이 16m 가량의 땅굴을 파 송유관 매설지점에서 석유 등 유류를 빼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총책 A씨는 범행을 위해 자금책 · 석유절취시설 설치 기술자 · 현장 관리책 · 땅굴 굴착 작업자 · 운반책 등 공범을 모집했다. 이들과 범행 장소 물색, 송유관 매설지점 탐측, 석유절취시설 설계도면 작성, 절취한 석유를 판매할 주유소 임대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이후 지난 2월 8일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소재 2층짜리 창고건물을 매입했다. 이들은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창고 건물 주변에 물류센터라는 허위간판을 내걸었다. 그리고 냉동저장실로 위장한 1층 지하에 가로 75㎝, 세로 90㎝의 땅굴을 팠다.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삽과 곡괭이로 흙을 파냈다. 미리 구입한 대포폰과 대포차를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약 4개월간 송유관 매설 지점까지 도달하기 위해 길이 16.8m의 땅굴을 팠지만 경찰 단속으로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한국석유관리원과 대한송유관공사와 함께 이들의 범행을 확인했다. 그리고 지난 6월 20일부터 8월 23일 사이 총책 A씨, 자금책 B씨, 기술자 C씨, 현장 관리책 D, 자금모집책 E씨, 작업자 F씨 등 6명을 구속했다. 비교적 가담 정도가 적은 단순 작업자 등 3명은 불구속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가운데, 기술자 C씨와 현장 관리책 D씨 등 2명은 과거 한국석유공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전력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범행을 위해 땅굴을 파낸 곳은 초, 중학교, 도서관, 요양병원, 아파트 등이 있는 천안 도심 한복판이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4차선 도로 바로 아래에 있어 자칫 지반침하와 붕괴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신속한 단속과 함께 유관기관의 협조로 원상 복구했다고 밝혔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4월경에도 통째로 빌린 모텔 지하실에서 땅굴을 파서 송유관 기름 훔치려 했던 일당 전원을 검거했으나 또다시 이러한 범행이 잇따르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함께 송유관 시설을 특별 점검을 하는 한편,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송유관 관련 범죄에 대해 적극 수사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2.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3.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4.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5. 대전웰니스병원, 환자가 직접 기획·참여한 '송년음악회' 연다
  1.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2.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3.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4.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