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용산초 교사 사망 1주기 눈물의 추모식… 유족 "신뢰와 존중의 교단 만들어 주길"

  • 사회/교육

대전용산초 교사 사망 1주기 눈물의 추모식… 유족 "신뢰와 존중의 교단 만들어 주길"

  • 승인 2024-09-08 17:10
  • 신문게재 2024-09-09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908130109
6일 열린 대전용산초 교사 순직 1주기 추모식에서 6개 교원단체와 노조 임원들이 공동 추모사를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국가는 우리 선생님들에게 그저 예쁜 꽃만 들고 있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꽃으로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에게는 총을 쥐어 주었습니다. 그 총은 아무렇게나 쏴도 심지어 상대방이 죽어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대전용산초 사망 교사 1주기 추모식에서 고인의 유족인 남편이 교육현장의 현실을 빗대 이같이 말했다.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순직한 대전용산초 교사 사망 1주기를 맞아 대전교육청과 6개 교원단체·노조가 공동개최한 추모식이 6일 진행됐다. 대전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추모 자리엔 고인의 남편과 부모, 친구, 동료 교사, 제자 등 200명가량이 자리해 고인이 된 교사를 기렸다.

고인의 남편은 유족 인사를 통해 가해자 처벌이 없는 것과 학부모 민원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교사들의 현실을 알렸다.

유족은 "많은 분들이 함께 아파하고 함께 응원해 주시고 싸워주셔서 순직이라는 결정 결과를 인정받아서 아내의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작은 위로도 잠시 이러한 사건을 야기했던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법적 면죄부를 줘 사람들이 잘못이라고 손가락질하는 행동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 선생님들의 피맺힌 절규의 목소리에 정부와 국회는 총알도 막지 못하는 방패만 쥐어준 채 그 책임을 다했다고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의 선생님들은 손에 꽃을 든 채 학부모들이 쓴 총에 신음하고 있다. 총과 방패가 아닌 신뢰와 존중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는 교단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선 고인의 대학 동기이자 친구 2명이 추모사를 해 많은 이들이 눈물을 쏟았다. 지난 20여년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리움을 전하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친구를 알고 지낸 사람이라면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그녀가 얼마나 진실되고 지혜로우며 인내로운 사람인지, 존재 자체가 귀하고 선했던 사람이라 우리 모두 안타까운 마음과 그리움뿐"이라고 말했다.

6개 교원단체·노조는 공동 추모사를 통해 고인을 뜻을 지켜나갈 것을 천명했다. 이들은 "우리는 슬픔을 딛고 행동해야 한다"며 "공교육 정상화와 교권 회복을 위한 바람이 그 바람에서 그치지 않도록 계속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발언했다.

clip20240908130152
추모식에선 김옥세 교육정책과장의 추모 헌시 낭독와 고인의 제자였던 학생들의 현악 연주, 대전교사리코더합주단의 연주로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설동호 교육감은 "지난 1년 우리 모두는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며 "교육가족이 함께 힘을 모아 선생님 모두가 교육적 신념과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지켜나가며 학생 교육에 전념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더욱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순직 선생님을 추모하며 평안하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임효인 기자

clip20240908130216
대전교육청 주자창에 마련된 추모공간.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2.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3.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4. 대전시 트램 공사에 버스전용차로 축소 대책마련 시급
  5.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1.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2.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3.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4. 대전 옛 대덕경찰서에 ‘육군 AX 거점’ 10월 문 연다
  5.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헤드라인 뉴스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29일 대전 서구 월평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둔산선사유적지.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여느 도심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유적지를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청동기시대 집터를 재현한 움집 세 채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선사시대 움집 재현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움집 외벽은 짚이나 갈대로 덮여 있었지만, 지붕에는 인조 볏짚 형태의 합성소재가 덧씌워져 있었고 군데군데 파란..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에 따라 농업협동조합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 조합원 역시 40대 미만은 7%대에 불과해 농협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중앙회의 조합원 현황을 분석해 3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농협 조합원은 모두 202만 846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8만 7359명에서 2022년 207만 6055명, 2023년 206만 3765명, 2024년 204만 6229명, 2025년 202만 7481명으..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제72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가운데 웅진백제의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대표 프로그램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30일 공주시에 따르면 올해 백제문화제는 웅진백제의 핵심 유물인 '청동거울'과 무령왕비 서거 1,5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공연과 퍼레이드 등을 선보인다. 대표 공연인 '웅진판타지아'는 10월 4~5일과 7~10일 오후 9시 금강신관공원 주무대에서 모두 6차례 열린다. '청동거울에 비친, 찬란한 백제'를 주제로 대형 LED와 특수효과를 활용한 무대에 전문 무용수 등 40여 명이 출연한다. 공연은 잠들어 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

  •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