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권선택 전 대전시장(백소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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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이 만난 사람]권선택 전 대전시장(백소회 회원)

장점이자 좌우명 ‘긍정적 사고 적극적 실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손 잡아주는 사람 있다면 신의 지키는 것이 인간 도리
정치는 ‘신의’가 기초, 사면·복권 전제로 한 정치적 행보에 대해 특정 정당 배제 안해도 신중하게 결정할 것

  • 승인 2024-09-18 21:52
  • 신문게재 2024-09-19 7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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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권 명사들의 모임 '백소회'(회장 윤은기) 월례회의가 있던 8월 29일 서울에서 백소회의 오랜 회원인 권선택 전 대전시장을 만났다. 권 전 시장은 2017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했다가 올해 8월 15일 7년 만에 광복절 특사로 복권됐다.

1219명이 이번 광복절에 사면·복권됐는데 윤정부에 들어서 명예를 회복하게 된 권 전 대전시장을 백소회 월례회 후 강남 모 식당 1층 커피숍에서 따로 만나 그동안 지내온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예, 제가 목디스크가 있었는데 재활치료를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는데 헬스장에서 PT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새벽마다 2시간씩 헬스를 하고, 낮에는 유등천 변을 걷고, 일요일에는 인근 산을 등산했습니다.



정신훈련도 열심히 했습니다.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두뇌운동은 꾸준히 해왔는데요. '브레인스토밍'(1930년대 알렉스 오스본이 최초로 제시한 개념. 두뇌 폭풍, 머리 속에서 생각나는 모든 의견을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쏟아내는 활동)을 하고, 독서를 하고 명상을 했습니다. 어학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요. 중국어 공부와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학원에도 많이 다녔고 디지털 대학에도 다녔습니다. 제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왔으니 인문계 출신이잖습니까. 그래서 이공계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디지털대학 전기전자공학과를 다녔고 공학사 학위를 땄습니다. 4년제 대학인데 3학년에 편입해 졸업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디지털 혁명의 트렌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의 흐름을 알고 그런 마인드를 갖기 원해 필요에 의해 공부한 겁니다. 공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난 뒤 인문계쪽 소양과 더불어 공학의 경향과 흐름을 스스로 증명해보고자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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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합격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1등급에 합격했습니다. 68세 나이에 20대 초반 젊은이들과 함께 공부한 거지요. 학교 다닐 때는 취미가 공부하기였습니다. 시험은 단기적인 것이니 그때그때 반짝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얻었죠. 정치인으로 살면서 체득을 하게 된 것들이 많습니다. 태어났을 때는 고집이 셌는데 많이 순화됐습니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상사와 후배들과 조율을 해야 되니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잘 맞춰주는 것을 사회적으로 체득한 셈입니다.

-원만하고 둥글둥글한 성격으로 알려지셨는데요. 지난 7년간도 많은 분들과 어울리며 지내오신 줄 압니다.

▲제 장점이자 좌우명이기도 한 게 '긍정적 사고 적극적 실천'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단 결심했으면 적극적으로 합니다. 시간을 절대로 허투루 쓰지 않습니다. 7년 동안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고맙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좋은 분들을 만나 전국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친한 분들과 1년에 서너 차례씩 여행을 다녔죠. 제주도도 1년에 1, 2차례는 꼭 가서 힐링을 하고 왔습니다. 술 마시며 대화하고 여행 다니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걷고 독서하고 자연과 대화하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습니다. 혼자서는 외로우니 꼭 친구들과 같이 다녔죠. 우리나라는 교통이 워낙 좋아 웬만하면 하루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발길 닫는 대로 걷다 보면 참 좋았습니다. 전국이 사통팔달 도로 사정이 좋아서 여행 다니기 매우 좋은 환경이었죠. 대전시청에 있을 때 같이 근무했던 분들과 늘 함께 다녔습니다. 친구가 많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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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장 시절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을 맡았던 정교순 법무법인 유앤아이 대표변호사와 지금도 매우 가깝게 지내고 모임도 자주 하는 줄 압니다.

▲예, 정교순 변호사님은 늘 공부하고 탐구하고 베풀기 좋아하고 매너가 좋은 분입니다. 법조인 중에 그런 분이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번트 리더십'의 선봉자이시죠. 남을 섬기는 것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입니다. 독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많이 하십니다. 역사적인 지식과 문화적인 지식이 워낙 풍부하셔서 제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분입니다. 남에게 베풀고 좋은 분들을 서로에게 소개하는데 일인자십니다. 지금도 한 달에 두어 번 뵙고 같이 단골 주점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단골 커피숍에서 차를 마십니다. 의리의 사나이십니다. 제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도 항상 저랑 함께 해주셨으니 그 의리에 늘 고마움과 감사한 마음입니다. 정교순 변호사님과 같은 분들이 제 곁에 많이 계셔주시니 제가 항상 고맙죠.

-문재인 정부 시절을 지나 윤석열 정부 3년 차 5번째 만에 비로소 사면 복권이 이뤄지게 됐는데요. 소속정당이 여당이었던 문 정부에서조차 사면·복권에서 배척돼 서운한 감정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사면·복권된 소감이 어떠신지요.

▲이번 사면과 복권조치와 관련해 정부는 "우리 사회의 통합과 화합의 기회를 마련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새로운 도약의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명예회복을 했다는 점에서 마음의 짐을 덜었습니다. 지난 7년 동안은 투표권이 없었으니 선거 때만 되면 피해 있었습니다. 이제야 온전한 국민권을 획득해 명예회복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쉬면서 탐색을 하고 있습니다. 8.15 특사로 사면·복권되자마자 정치권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만나자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당적을 바꾸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관망하고 있는 중입니다. 시민들의 여망을 읽고, 부응하고, 결심할 날이 오겠지요. 당분간은 당적 없이 지내다가 신중하게 결정할 것입니다.

7년간의 고행을 통해 그동안 조언과 격려를 해주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의 손을 잡아주는 분이 있다면 신의를 지키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정치는 '신의'가 기초라고 말씀드렸고, 사면·복권을 전제로 한 정치적 행보에 대해 특정 정당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말씀도 드렸었지요. 심사숙고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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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에 가다
-지난 주에 백두산을 다녀오셨는데요. 어떤 느낌이 드셨는지요.

▲10년 전에 처음 백두산을 갔었는데요. 그때는 날이 흐려 천지를 제대로 못 봤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두 번째로 갔을 때는 날씨가 워낙 좋아 백두산 천지를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명산 백두산 천지를 보면서 기분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백두산의 두 번째 방문을 통해 역사 문제를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되고 천지에 대한 좋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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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오셨고, 어떤 경력을 쌓아오셨는지 소개해주실까요?

▲저는 1956년 충남 대덕군 산내면 목달리(현재 대전시 중구 목달동)에서 안동 권씨 아버지 권승원 씨와 창녕 성씨 어머니 성홍제 씨 사이의 3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추밀공파 만회공파 36세 선(善) 항렬로, 탄옹(炭翁) 권씨(權)의 12세손이고, 유회당(有懷堂) 권이진(權以鎭) 할아버지의 10세손입니다. 목달동은 인근의 무수동, 정생동과 함께 안동 권씨 추밀공파 집성촌입니다. 저는 불자입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지도위원을 맡고 있고 '선택'이라는 이름도 출생 당시 스님이 지어준 이름입니다.

충남중학교에 이어 1974년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해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74학번)에 재학 중이던 1977년 23세에 전국 최연소로 제20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했습니다. 그 뒤로 충남도청 기획관(1990년), 청와대 민정비서실 행정관(1991년), 내무부 지역경제심의관(1997년), 대전광역시 정무부시장(당시 2급 1999년), 청와대 인사비서관(2003년)을 거치며 행정관료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한남대 지역개발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대전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과학 및 정책 최고연구자과정을 수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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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에서 권선택 전 대전시장.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대전시 중구에 출마해 한나라당의 5선 중진이자 고교 선배인 하나회 출신 강창희 의원을 꺾고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2006년에 대전시장 출마를 희망했지만 염홍철 전략공천이 유력시되면서 탈당해 국민중심당 창당에 합류하고 그 후신인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18대 총선에 무난하게 당선되었지요. 그런데 19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의 지지기반이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잠식당하며 낙선했고 이후 자유선진당이 결국 새누리당에 통합되자 민주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겼습니다.

2014년에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대전광역시장 후보로 출마했는데, 선거 중반까지는 여론조사에 밀려서 낙선할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박성효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습니다.

홍선기 시장 시절 제2대 대전시 정무부시장, 제2대 대전시행정부시장을 거쳐 제11대 대전광역시장에 당선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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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거 전 포럼 활동을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2015년 2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항소했지만 그 해 7월 20일 대전고등법원에서 1심과 동일한 유죄 판결을 내려 당선무효가 유지됐습니다. 이에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지요. 2016년 8월 26일 대법원(전원합의체)이 첫 번째 상고심에서 2심 판결을 깨고 공직선거법은 무죄로 판결해 파기환송함으로써 2심 재판을 다시 한 번 받을 수 있게 됐고, 재상고심이 끝날 때까지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2017년 2월 16일 파기환송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당선무효가 아닌 퇴직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고 상고했습니다. 2017년 11월 14일 대법원 3부는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저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시장직을 상실하게 됐습니다. 다만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에 당선무효를 적용받지는 않았습니다. 당선무효가 아닌 퇴직이기 때문에 퇴직 후인 11월 15일에 이임식을 치렀지요.

민주당계 정당 후보로는 최초로 대전시장에 당선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민선 6기 임기 종료를 7개월 남겨두고 선거법 위반 혐의로 시장직을 상실하게 돼 대전시민 여러분들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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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계 복귀가 가능해졌는데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실까요?

▲특별한 계획을 갖고 확정한 사실은 없습니다. 여러분을 만나 뵙고 여건들을 살펴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입니다. 시민분들의 의견과 주변 지인들의 말씀을 잘 듣고 사려 깊게 생각해서 결정할 것입니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동안 저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갖고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신 시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담·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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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택 전 대전시장은 누구?

▲1956년 충남 대덕군 산내면 목달리(현재 대전시 중구 목달동) 출생. 아버지 안동 권씨 권승원 씨와 어머니 창녕 성씨 성홍제 씨 사이의 3남 4녀 중 장남. 충남중, 대전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왔고 한남대 지역개발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대전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과학 및 정책 최고연구자과정 수료. 디지털대학 전기전자공학과 공학사. 제2대 대전시 정무부시장, 제2대 대전시행정부시장을 거쳐 제11대 대전광역시장 역임. 제18대 대통령선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 고문, 자유선진당 원내대표, 제18대 국회의원 (대전광역시 중구/자유선진당), 자유선진당 국회의원,자유선진당 정책위원회 의장,자유선진당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국민중심당 국회의원,한국지식정보기술학회 회장,산업자원위원회 위원,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제17대 국회의원,대통령비서실 인사보좌관실 인사비서관,행정자치부 자치행정국 국장, 내무부 지역경제심의관,청와대 민정비서실 행정관,충남도청 기획관,내무부 기획계장, 여론계장, 충남도청 기획계장, 운수과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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