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늪에 빠진 한글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늪에 빠진 한글

김윤경 편집부기자

  • 승인 2024-10-07 09:58
  • 수정 2024-10-07 15:06
  • 신문게재 2024-10-07 18면
  • 김윤경 기자김윤경 기자
김윤경
"사과를 심심하게 해요?"… 한글날(10월 9일)에 관해 친구들과 이야기하던 중 요즘 SNS에서 유명한 개그가 현실이 됐다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청소년 문해력 문제, 외래어 남발, 몰아치는 신조어 등 한국 사회는 알아갈 수 없는 언어들에 잠식되어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 대두되는 문제들을 살펴보면 심심한 사과, 사흘 뒤, 금일 등등… "사과를 심심하게?", "금요일 말고 지금이요", "4일 뒤요?"와 같이 청소년들 뿐 아니라 20·30세대의 문해력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축제와 같은 사회 행사에서도 한글 사용이 떨어지고 외래어나 세대 간 화합을 이유로 신조어를 사용하게 되면서 점점 단어 이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추세다.

8월 29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실시한 제4차 성인문해능력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3.3%인 146만 명이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비문해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성인 100명 중 3명의 문해력이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인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사회, 교육청 등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문체부는 국립국어원과 함께 10대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10대 과제는 ▲아름다운 우리말 일상 환경 구축 ▲언론·방송 보도 용어 개선 ▲온라인 국민 참여형 행사(캠페인) 추진 ▲공공기관의 쉽고 바른 우리말 사용 등 5대 분야에 대한 과제로 구성했다. 네이버 등과 함께 온라인 국민 참여형 행사도 추진한다. 또한 12월까지 KBS 현직 아나운서들이 전국 약 100곳의 초등·중학교에서 바른 우리말 교육을 한다. 공공기관도 쉽고 바른 우리말을 사용하는데 앞장선다. 우리말을 잘 살려 쓴 공공기관의 정책명, 경관명을 추천하는 대국민 공모를 진행한다. 어려운 외국어나 한자어로 돼 있는 용어는 제보 받아 개선한다.



지역사회 중 세종시는 10월 한달간 한글문화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시는 행사에 한글표시 의무화를 시행하고 한글사랑위원회 구성, 지원조례 개정안, 축제 곳곳 한글 콘셉트 등 개선에 힘썼다. 또한 전국 훈민정음 독후감대회, 한글대전, 유학생 대상 프로그램 등도 진행해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외래어·신조어에 대응한다. 전국의 교육청도 학생들의 문해력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을 막기위해 맞춤형 프로그램, 미래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충청의 경우, 충남교육청은 한글사랑의달을 운영하고 ▲올바른 한글사용 학생공모전 시상과 한글사랑 유공자 및 기관 표창 ▲우리말 우리글 꿈잔치 등을 진행해 올바른 사용 문화를 확산하고, 국어 문화 발전에 기여한다.

이처럼 우리는 신조어를 빙자한 줄임말과 과도한 외래어, 문해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각지에서 노력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평소에 사용하고 있는 말들을 되돌아보고 한글의 소중함을 이해하길 바란다.

김윤경 편집부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수능 앞 간절한 기도
  1.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2.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3. 대전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 1만 6131명… 교육청 "수험생 유의사항 필독해야"
  4.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5. 충남 청년농 전용 '임대형 스마트팜' 첫 오픈… "돈 되는 농업·농촌으로 구조 바꿀 것"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