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전현충원 보훈둘레길 걷기]추모의 공간에서 힐링의 명소로 현충원의 재발견

  • 문화
  • 문화 일반

[2024 대전현충원 보훈둘레길 걷기]추모의 공간에서 힐링의 명소로 현충원의 재발견

12일 대전현충원에서 유성구-국립현충원 보훈둘레길 행사 열려
예상보다 많은 3000여 명의 참가자 대거 참여
둘레길 걸으며 국가 보훈의 의미 되새겨

  • 승인 2024-10-13 10:26
  • 수정 2024-11-17 20:57
  • 신문게재 2024-10-14 9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20241012-현충원 보훈길 함께 걷기1
유성구-대전현충원 보훈둘레길 함께 걷기가 12일 오전 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됐다. 참가자들이 걷기 출발에 앞서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이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소 참배객들만 찾았던 보훈공연장 광장에는 가벼운 가을 옷차림을 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속속 이어졌다. 유성구와 대전현충원이 주최하고 중도일보가 주관하는 '유성구-대전현충원 보훈둘레길 함께 걷기(이하 보훈둘레길 함께 걷기)'가 1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됐다. '일상 속 모두의 보훈'을 캐치프레이즈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예상보다 두 배가 넘는 3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번 보훈둘레길 함께 걷기는 보훈공연장을 출발해 소방관묘역, 현충문, 독립유공자묘역, 장병 제6 묘역, 경찰묘역을 지나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총 4km 코스로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출발시간 2시간 전부터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날씨도 반겨줬다. 구름 한 점 없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등 걷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보훈공연장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을 위한 페이스 페이팅과 풍선아트, 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식전행사로 오카리나 연주자 조은주의 미니 콘서트와 판소리 아티스타 이선명의 퓨전 국악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0241012-현충원 보훈길 함께 걷기3
유성구-대전현충원 보훈둘레길 함께 걷기가 1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됐다. 참가자들이 출발점인 보훈공연장을 출발해 본격 걷기 여정에 나서고 있다. 이성희 기자
오전 10시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친 3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축포에 맞춰 현충원 둘레길 여정에 나섰다. 걷기 행렬 선두에는 간호사관학교 기수대가 대열을 이끌었다. 출발지점에서 1.3km 지점인 현충문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대열을 맞춰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의 시간도 가졌다.



둘레길 주요 지점마다 현충원에 잠든 선열들을 소개하는 게시대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자녀들을 동반한 부모들은 행렬을 잠시 늦추며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유공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해 주기도 했다. 아들과 함께 참가한 조 모씨(45)는 "예전 현충원은 추모공간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방문하기 어려웠는데 둘레길도 생기도 좋은 행사도 열려 감회가 새롭다"며 "아들에게도 현충원이 어떤 의미가 있는 공간인지 자세히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출발한 지 1시간 무렵에 이르자 가을 햇볕이 제법 따갑게 느껴졌다. 참가자들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아침에 입고 나왔던 겉옷을 벗거나 몸에 걸치는 사람들도 제법 보였다. 코스 구간별 감미로운 버스킹 공연이 잠시 더워진 열기를 식혀줬다.



20241012-현충원 보훈길 함께 걷기4
유성구-대전현충원 보훈둘레길 함께 걷기가 12일 오전 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됐다. 참가자들이 간호사관학교 기수대를 따라 걷기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지난 1985년에 개장한 국립대전현충원은 6.25전사자를 비롯해 베트남전, 경찰·소방공무원 순직자 등 149,483위가 안장되어 있다. 대전 현충원은 매년 호국 보훈을 주제로 걷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17회차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걷기대회는 '일상 속 보훈'이라는 취지에 맞게 국가유공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 소속인 전 모 씨(74)는 "항상 현충원에 올 때마다 먼저 떠난 동료들과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며 "젊은이들도 이곳을 많이 찾아 호국의 정신과 나라사랑에 대한 의미를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용래 유성구청장을 비롯해 김동수 유성구의회의장, 조승래 국회의원, 안미동 구의원, 최옥술 구의원, 한형신 구의원, 김미희 구의원, 송대윤 대전시의회 부의장이 참석해 발걸음을 함께 했다.

정 구청장은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토대가 되었기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세워질 수 있었다. 특히 독립유공자들을 비롯해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분들에 대한 뜻을 기리고 정립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현충원은 추모의 공간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힐링의 공간, 다짐의 공간으로 최적의 장소다. 오늘 함께 걸은 코스는 물론 현충원 10km 둘레길 모두 (시민들이)언제든 방문해 호국과 보훈의 정신을 정립하는 힐링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4.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5.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1.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2.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3.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4.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