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우리는 독도를 잘 지키고 있는가?

  • 오피니언
  • 문예공론

[문예공론] 우리는 독도를 잘 지키고 있는가?

최정민/평론가

  • 승인 2024-11-10 11:19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독도는 우리땅'의 한 구절이다. 매년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독도의 날은 대한제국 고종이 1900년 10월 25일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제정한 일을 기념하기 위해 2000년 민간 단체인 독도수호대가 제정하였다.

해외의 일부 지도에서는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독도는 명백히 우리 땅이지만, 일본의 계속된 자국 영토 주장으로 인하여 영토분쟁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다. 실질적 지배는 대한민국이 맞지만, 해외에 그 소유권이 명확하게 각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독도 무단 점유는 17세기 말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숙종실록』1694년인 숙종 20년 8월 14일 기사에서는 울릉도(鬱陵島) 문제를 왜와 교신하는 도중 나오는 이야기다. 숙종은 '교활한 왜인(倭人)들의 정상(情狀)으로 보아 필시 점거(占據)하여 소유하려는 것이니, 전일에 의논한 대로 바로 말을 하여 대꾸해 주라'하였다. 이후 안용복의 활동으로 조선과 일본 간의 외교문서가 오고 간 뒤에서야 당시 일본 정부의 최고의결기관이었던 태정관에서 일본의 영토가 아닌 조선의 영토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고종실록』 1882년인 고종19년 6월 5일 기사에 따르면 '일본인이 푯말을 박아놓고 송도(松島)라 한다는데, 그들에게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지금 보니 한시라도 등한히 내버려둘 수 없고 한 조각의 땅이라도 버릴 수 없다.' 본격적으로 일본의 무단 점유와 소유권 주장이 시작된 것이다.

그림1
(그림 1) <칙령 제41호>, 1900년 10월 22일, 대한제국 의정부
1900년 10월 22일, 대한제국 시절 『울릉도를 울도(鬱島)로 개칭하고 도감(島監)을 군수(郡守)로 개정(改定)하는 것에 관한 청의서』를 내각회의에 제출하였으며 10월 24일 의정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 10월 25일 「칙령 41호」가 반포되었다. (그림 1). 「칙령 41호」는 대한제국이 독도를 우리의 영토로 공식 선언했으며 국내·외에 공인된 서류이다.



그림2
(그림 2) <일본각의결정문서>, 1905년 1월 18일
일본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일본각의결정문서」(그림 2)와 「시마네현 고시」(그림 3)보다 몇 년이나 앞선 자료이다. 「일본각의결정문서」는 1905년 1월 28일에 작성되었으며, 독도를 무주지(無主地)로 전제하여 죽도라 부르고 일본영토로 편입할 것을 결정한 내용이 담겨있다. 「시마네현 고시」는 일본 정부가 1905년 2월 22일 일방적으로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시킨 사실을 알린 고시이다.

그림3
(그림 3) <시마네현 고시 제40호>, 1905년 2월 22일
특히 「시마네현 고시」는 일본의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영토편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보나 언론에 공표되지 않았고, 대한제국에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따라서 국제법적 측면에서 볼 때 불법 문서에 해당되기 때문에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받아들여져서는 안된다.

일본이 독도를 포기하지 못한 배경으로는 1905년의 러일전쟁과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있다. 이 두 전쟁의 본질은 제국주의 전쟁이라는 것이다. 제국주의 당시 점유는 인정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본인이 가해자임을 부정하는 일본 제국주의 잔재 세력이 주장하는 논거이기 때문에, 우리는 당당하게 비판해야 한다. 어느 나라가 보다 정당한 고문서를 지니고 있고, 얼마나 지리상 가까운지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다. 그러나 일본의 역사성이 고쳐지지 않는 이상 일본 정부의 주장이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독도를 잘 지키고 있는가? 독도를 지키는데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의 무관심이다. 2024년 6월, 서울 지하철역과 국방부 산하 전쟁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의 6·25 전쟁실 앞 복도에 설치돼 있던 독도 조형물이 소리 없이 사라져 논란이 되었다. 독도 조형물은 '독도 수호' 의지를 천명한다는 취지에서 2009년 서울시의회의 건의에 따라 설치된 것이다. 이 외에도 독도 실시간 영상을 방영하는 시설 또한 전국 곳곳에서 하나둘 없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작은 조형물이 없어졌다고 해서, 독도가 우리나라의 것이 아닌 건 아니다'라고 쉽사리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일본이 현재까지도 자국에서 독도 관련 행사를 열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의 행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관심도가 저하되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적절한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독도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나라를 잃은 역사가 다시 한번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까지 대한민국을 수탈 중에 있다. 독도 지우기다, 아니다로 내부 분열을 일으킬 때가 아니다.

최정민/평론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구미, 주민안전 무시한 보행자 보도정비공사 논란
  2. 안양시, 평촌신도시 정비 ‘청신호’ 가속
  3. 영천, '신성일기념관 개관 기념' 고향사랑기부 이벤트
  4. "아산페이 안 쓰면 손해"-연말까지 18% 할인 연장, 법인 10% 연장 할인
  5. 아산소방서, 전통사찰 화재 예방훈련
  1. 천안시, 청소년유해환경 개선 합동점검·단속 및 캠페인
  2. 삼성디스플레이, 취약가정에 1억5천만원 후원
  3. 아산시 음봉어울림도서관, '시선 너머의 이야기' 전시
  4. 천안법원, 음주 측정 거부한 50대에 '징역형'
  5. 천안법원, 지인 간 법적소송에서 위증한 혐의 50대 남성 무죄

헤드라인 뉴스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사상 초유의 국가 전산망 마비를 불러온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정부는 신속한 시스템 복구에 나서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이번 사태가 대전 등 충청권에 가져온 과제는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지역 공공 자산인 국정자원 이전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다. 공공기관이 특정 지역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다.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선 지역의 공공기관을 지키고 새로운 인프라를 유치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중도일보는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시리즈를 통해..

한미 통상·안보 팩트시트 발표… 상호관세 15% 인하, 핵잠 승인 담겨
한미 통상·안보 팩트시트 발표… 상호관세 15% 인하, 핵잠 승인 담겨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 관세율을 포함한 한미 간의 무역 협상이 최종 마무리됐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포함한 양국의 안보 협상도 문서 형태로 공식화됐다. 대통령실과 백악관은 14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국의 관세·안보 협상에 대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동시에 공개했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직후 나올 예정이던 팩트시트 발표가 지연되면서 세부 내용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날 공개된 팩트시트에는 지난 정상회담 당시 발표된 내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전시의회, "대전교도소 이전 지지부진…市 대책시급"
대전시의회, "대전교도소 이전 지지부진…市 대책시급"

대전교도소 이전사업이 8년째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대전시의 명확한 추진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교도소 과밀화와 시설 노후 문제는 이미 한계를 넘었지만, 이전 사업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이며 후적지 개발 계획 역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91회 정례회 도시주택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방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유성구2)은 "대전교도소는 수용률이 142.9%에 달해 전국 평균(122.1%)을 크게 웃돌고, 노후 시설로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까지 받..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 ‘수능 끝, 해방이다’ ‘수능 끝, 해방이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