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이제 우리도 대체될 것인가?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이제 우리도 대체될 것인가?

김화준 원장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 승인 2024-11-19 17:01
  • 신문게재 2024-11-20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화준 원장
김화준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원장
오픈AI의 챗지티피(ChatGTP)가 처음 공개된 것이 2022년 11월 30일이었다. 상당히 많은 언론과 미디어를 이 사실을 다뤘고, 국내 이용자들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최근에 발표된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에 따르면 2023년 10월, 72만 명이었던 사용자는 가파르게 늘어나 2024년 10월, 526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민 10명 중 한 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초기에는 주로 단순 직업이 먼저 사라지고, 전문적인 직업은 남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의사, 변호사, 작가, 뮤지션, 그래픽 디자이너 등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군은 살아남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측은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가 주목을 받으면서 전문직이 우선 대체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23년 미국 할리우드의 작가 노조는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위협에서 파업했고, 배우조합도 이 시위에 참여했다. 세부적인 요구 조건이 있었지만, 잠재적으로 AI에 의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기저에 도사리고 있었다는 것이 미디어의 평가다. 실제로 미국에선 그래픽 디자이너, 회계사, 애널리스트, 방송 및 영화 분야 작가, IT 전문가들이 빠른 속도로 대체되고 있다고 한다.

또 최근 거대언어모델에 기반한 특정 영역의 일을 담당하는 소규모의 전문적인 AI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실제로 필자도 의학지식을 업데이트하기 위해서 논문을 찾아 읽곤 한다. 이전에는 영문 논문 한 편을 잡으면 반나절은 끙끙대야 겨우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취득했다. 하지만 이제 논문과 보고서를 요약 정리해주는 AI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논문 수십 편을 한글로 정리해주고, 주요 핵심 내용을 반나절이면 파악할 수 있다. 효율이 수십 배 오른 셈이다.

이런 경향을 보면, 의사라는 직업도 결코 안전지대는 아닌 듯하다. 물론 환자를 직접 수술하는 외과 계열은 조금 후 순위로 미루어지겠지만, 진단하고, 처방하는 영역은 무엇보다 대체되기 쉬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임상의학이란 것이 환자와 질병을 대상으로 방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을 통해서 환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여 잠재된 패턴을 읽어내어 적절한 처방을 내어놓은 일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AI의 최대 장점이 이 부분이라고 한다. 더구나 이들은 쉬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잠을 자지도 않는다. 또 월급을 올려달라는 이야기도, 이직도 하지 않는다.

그럼 이런 반론이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지식도 중요하지만, 환자라는 대상과 교감, 교류하는 직종인데 그 부분을 무시할 수 있을 것인가? 그건 쉽게 대체하기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단순하게 결과물과 내어놓은 것이 아니라 대상이 존재하고, 그 대상을 공감해야만 가능한 것이 임상의료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외래와 병원 시스템을 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간혹 다른 병의원에 다녀 온 환자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드리고, 거의 비슷한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듣는다.

"의사들이 대부분 설명을 잘 안 해줘요. 병명도 이야기 안 해주고, 앞으로 어쩌자는 이야기도 별로 없어요. 짧게 보고 처방전 주고 다음에 오라고 해요."

현행의 한국의 급여제도에서는 짧은 시간에 다수의 환자를 보거나, 검사를 많이 해야만 의료기관 유지가 가능하고, 직원 월급을 충당하고, 자신도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환자의 설명이 비정상적인 게 아니라 너무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교감 없는 진료과정과 다양한 기계를 이용한 검사, 그리고 결과에 따른 단순한 처방전 나열만 한다면 도래할 AI 시대에 과연 현재의 외래 중심의 의료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더 심각한 건 AI의 성능과 발전이 가속화돼, 인간의 두뇌를 대체할 정도의 수준으로 발전하는, 즉 특이점이 오는 순간이 2030년 이내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도 심지어 나오고 있다.

이제 의사들도 생각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필자도 포함된다. /김화준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교육행정 몰리고 시설직은 주춤…교육청 공채 경쟁률 '온도차'
  4.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5.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1.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2.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3.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4.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5.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대전시민의 당뇨와 비만의 만성질환 관리부터 감염병 예방과 임산부·아동 건강을 살피는 보건소가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인구 1만 명당 보건소에 근무하는 인력을 비교한 결과 대전은 부산의 절반 수준이고, 대구와 광주, 울산, 인천보다 적어 시민 건강을 담당하는 보건소 인력 배치가 가장 적은 광역시로 파악됐다. 22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의 5개 보건소에 근무하며 시민의 공공보건 의료를 뒷받침하는 인력이 광역시 중에서 가장 적은 상황이다. 2024년 말 지역보건의료기관총람 기준으로 대전 5개 보건소 근무 인원은 총 540명으로..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대전에서 어린 자녀 2명을 태우고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음주운전 사고 증가가 우려되면서 단속 강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22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과 음주운전 혐의로 30대 여성 A 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21일 오후 8시 40분께 대전 서구 변동의 한 오거리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하던 중 맞은편 도로에서 우회전하던 승용차와 택시를 잇따라 들이받은..

[기획시리즈]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기획시리즈]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