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유보통합이 성공하려면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월요논단] 유보통합이 성공하려면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 승인 2024-11-24 10:07
  • 신문게재 2024-11-25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프로필
조원휘 의장
저출산 인구감소로 어린이집 폐원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영·유아(0~5세) 중심의 새로운 교육·돌봄 체계 마련을 위해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의회도 제282회 정례회에서 '유보통합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 영·유아 교육·돌봄 질 제고, 관리체계 일원화 등 유보통합의 연착륙을 위한 활동에 본격 돌입했다.

앞서, 대전시의회는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6월 유보통합 추진 상생방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 보육 관련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 시·교육청·대학·의회 관계자들이 모여 현안과 선결과제에 대해 열띤 논의를 가졌다. 필자 또한 최근 대전지역 영·유아 시범학교 연합 교사들과 연찬회를 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유보통합의 안정적인 정착에 필요한 지원책이 무엇인지 함께 고심했다.

유보통합의 핵심은 우선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격차 해소에 있다고 본다. 유보통합 논의는 199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소관 부처와 운영기관의 이원화, 이해관계와 시각차 때문에 진척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때 3~5세 공통 교육 보육과정을 도입하고, 박근혜 정부에선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통합교사자격, 관리부처 일원화 같은 주요 쟁점에서 합일점을 찾지 못했다.

현 정부는 유보통합을 국정과제로 설정해 지난해 1월 유보통합추진단을 시작으로, 7월에 '유·보 관리체계 일원화 방안' 발표하고, 12월엔 중앙 단위 영·유아 보육사무를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보통합의 성공은 평등한 고품질 서비스에 달려있다. 성공 사례로 꼽히는 스웨덴의 경우, 돌봄과 교육을 복지체계로 통합해 사회보장부에서 교육부로 이관했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가정 친화적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면서 출산 증가 효과도 거두고 있다. 뉴질랜드도 1986년부터 영·유아 보육과 교육을 교육부로 통합하고, 평등을 유보통합의 기본명제로 삼아 공평·공정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사립 중심의 유아교육을 공교육 중심 체제로 개편해 누구나 질 높은 교육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것에는 대다수가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공립유치원 유아 수는 전체 영·유아의 9.5%에 불과할 정도로 유아 보육·교육의 민간 의존도가 높다.

10여 년 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만 3~5세 공동교육과정인 누리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많은 부모들이 교육을 이유로 유치원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어린이집은 보육에, 교육부가 담당하는 유치원은 교육에 각각 초점을 두는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교육부, 지방자치단체, 지역교육청 간에도 관리체계, 사무 분장, 예산편성 등을 두고 유보통합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학부모들은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공공성, 전문성, 재정 확보를 유보통합 추진의 선결과제로 꼽고 있다. 그래야 보육·교육의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유보통합 논의가 질 높은 유아교육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돼야 한다는 데 충분히 공감한다. 정부가 '세계 최고 영·유아 교육·보육'을 만들겠다는 기치를 내건 이유이기도 하다.

유보통합이 30여 년간 난제에 머무른 이유를 다시 돌아보자. 유보통합의 핵심은 영·유아 보육·교육 업무·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모든 영·유아 시설에서 동일한 교육과정, 전문인력, 재정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고 연착시키려면 정부와 민·관·학이 현안들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유보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쟁점과 파장을 최소화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랜 세월 지지부진했던 유보통합의 속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육·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도 놓쳐선 안 된다. 유보통합의 대원칙은 아이들에게 공평하고 질 높은 보육·교육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임을 잊지 말자.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국화로 물들다", '제26회 아산시 국화전시회 개최'
  2. 대전 유성국화축제 한창…13만 분 가을꽃 물결
  3. 세종시행 '중앙행정기관' 임시 둥지, 2027년 어디로?
  4. 세종시 대평동 '상가 공실' 전환점 맞나… '라면 페스타'가 온다
  5. 온통대전, 11월부터 월 최대 9만 1000원 캐시백 받는다
  1. 제주관광공사, 인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팝업 '성료'
  2. 대덕구의회 사퇴 촉구 빗발치지만 주민소환은 '그림의 떡'
  3. 2026년 육군본부 국정감사
  4. 김찬술 대덕구청장 결국 병원행…區의회는 또 원구성 무산
  5.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

헤드라인 뉴스


김장 앞두고 배춧값 내렸지만… 농가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

김장 앞두고 배춧값 내렸지만… 농가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생산 농가와 소비자 모두 마냥 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민들은 생산비 상승과 농산물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소비자들은 새우젓 등 일부 양념 재료의 가격 급등으로 김장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다. 김장 물가 안정에도 농가와 가계의 서로 다른 고민이 자리한 셈이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546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하락했다. 무도 1개당 2251원으로 7.5% 내..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가기관`… 종사자 주거 안정 대책은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가기관'… 종사자 주거 안정 대책은

중앙행정기관의 대규모 이전을 앞둔 세종시에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성공적이고 원활한 이전을 끝마치기 위해선 이전 기관 종사자들의 정주여건 안정화가 필요충분조건이란 판단에서다. 당장 내년 2000여 세대의 임대주택을 비롯해 3년간 1만 세대의 입주가 가시화된 상태인데, 공급 물량을 더욱 확대하고 인허가 기간 단축 등 주택 수급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20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내년 중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비롯한 27개 중앙행정기관, 종사자 기준 300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세종으로 자..

은행서 잠자는 계좌 3억 4000만개... 장기 미거래 계좌 해마다 `급증`
은행서 잠자는 계좌 3억 4000만개... 장기 미거래 계좌 해마다 '급증'

금융권에서 장기간 거래가 없거나 휴면 상태인 '잠자는 계좌'가 3억 40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숨은 금융자산을 찾아주고 있지만, 장기 미거래 계좌 등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장기 미거래·미청구 계좌와 휴면금융자산 계좌는 총 3억 4191만 개로 나타났다. 2021년 말(2억 6440만개)보다 7751만개(29.3%) 증가했다. 장기 미거래 계좌는 통상 3년 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를 의미한다. 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 가을비에 바빠진 발걸음 가을비에 바빠진 발걸음

  •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