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기술창업 중심의 지역 활성화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기술창업 중심의 지역 활성화

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 승인 2025-01-01 12:28
  • 신문게재 2025-01-02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목요광장)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장기태 소장
인구급감 또는 인구소멸은 2000년대 들어서며 우리 사회와 경제를 시나브로 위협하는 대표적 단어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도시로 쏟아져 들어오는 인구로 인해 도시지역 인구비율이 이미 90% 넘어선 지 오래됐고, 지역은 소멸의 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 결과로 도시지역은 주택, 교통 문제 등 부족한 사회기반시설 문제를, 반면 지역들은 인력과 일자리 부족의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 최근 깊게 공감하며 읽었던 김미향 작가의 저서 '탈서울 지망생입니다'의 한 문구인 "서울에는 집이 없고, 지방에는 일자리가 없다"는 한 문장이 우리나라의 인구 양극화 문제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을 통하여 지역 내 일자리를 유치하고, 활성화를 모색할 수 있을까?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취하고 있는 기업 유치 전략은 우리나라라는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다른 지역의 기업을 빼서 우리 지역에 더하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기업들과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며, 이는 기술창업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기술기업은 핵심 원천기술과 연구개발 관련 소수 인력으로 시작한다. 기술기업들은 초기에는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고도화에 집중하며, 고도화된 기술을 통해 기업의 가치상승과 제품화에 목적을 둔다. 나아가 소수인력과 원천기술로 시작했던 기업이 점차 성장하면서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기술창업의 필요조건은 원천기술과 연구개발 인력이다. 이 둘 모두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기관이 대학이다. 학생들이 매년 입학하여 학문과 기술을 습득하고, 새로운 연구결과를 창출하는 것은 대학의 주요업무이다. 제품화보다는 원천기술 개발 중심의 대학 내 연구 성과들은 기술기업의 시드(Seed) 기술에 적합하다. 또한, 대학에서 배출되는 젊은 인력들이 상대적으로 시장의 새로운 기회에 착안해 혁신을 만들고 도전하려는 기업가정신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기술기업이 지향하는 바와 부합된다.

만약 이들 인력과 기술이 지역의 전략산업이나 혁신성장자원과 연계된다면 기술기업은 지역에 자리를 잡고, 나아가 지역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과 인력 배출을 선도할 수 있는 대학이 중심을 잡고, 지역 내 타 대학들과 협력해 기술 중심 창업생태계를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례는 해외 주요 과학기술 중심 대학들이 위치한 지역 인근에 창업벤처타운이 조성되어 지역의 경제, 나아가 국가의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는 사례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기술기업 육성도 대학과 인력을 포함하여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도시지역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원 부족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지자체의 지원, 타 지역이더라도 혁신기술과 인력을 보유한 기관이라면 협력할 수 있는 의지, 지역이 보유한 혁신성장자원이 뒷받침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여러 지역에서 준비하고 있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R.I.S.E.) 사업은 지자체가 지역발전과 연계해 전략적 지원과 대학의 동반성장 추진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각 지역 내 여러 대학교와 기관들 그리고 지자체 담당자들이 고심해 여러 사업을 기획하고 있고, 사업 중 일부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창업사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현재 도시와 지역이 가진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략과 지원이 있어야만 기술을 가진 능력 있는 인재들이 도시가 아닌 지역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여러 지역에서 준비하는 이번 R.I.S.E. 사업을 통해 도시와 지역의 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창업 중심의 지역 활성화가 있기를 바라본다.

/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5. [기고]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1. [문화人칼럼] 쵸코
  2. [대전문학 아카이브] 90-대전의 대표적 여성문인 김호연재
  3. 농식품부, 2025 성과는...혁신으로 농업·농촌의 미래 연다
  4. [최재헌의 세상읽기]6개월 남은 충남지사 선거
  5. 금강수목원 국유화 무산?… 민간 매각 '특혜' 의혹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가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4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규 산단 4곳을 공개하며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 조성 확장안도 함께 발표했다. 대전시의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계획은 현재 13곳 305만 평을 추진 중이며, 이날 신규 산단 48만 평을 공개해 총 353만 평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는 유성구 원촌동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를 활용한 바이오 중심 개발사업이다. 당초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에 약 12만 평 규모로 조성계획이었으나,..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대전시는 지역 대표 캐릭터 '꿈돌이'를 활용한 지역기업 협업 상품 7종이 출시 6개월 만에 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꿈돌이 라면'과 '꿈돌이 컵라면'은 각각 6월과 9월 출시 이후 누적 110만 개가 판매되며 대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첫 협업 상품으로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1월 말 기준 '꿈돌이 막걸리'는 6만 병이 팔렸으며, '꿈돌이 호두과자'는 2억 11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청년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경제 조직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꿈돌이 명품김', '꿈돌이 누룽지',..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2년 7월 민선 4기 세종시 출범 이후 3년 5개월 간 어떤 성과가 수면 위에 올라왔을까. 최민호 세종시장이 4일 오전 10시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수도를 넘어 미래수도로 나아가는 '시정 4기 성과'를 설명했다. 여기에 2026년 1조 7000억 원 규모로 확정된 정부 예산안 항목들도 함께 담았다. ▲2026년 행정수도 원년, 지난 4년간 어떤 흐름이 이어지고 있나=시정 4기 들어 행정수도는 2022년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계획 확정 및 대통령 제2집무실 법안, 2023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