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문해력 테스트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세상읽기]문해력 테스트

  • 승인 2025-01-01 16:23
  • 황미란 기자황미란 기자
내사진-칼럼
황미란 편집부장
(문제1) 다음 글을 읽고 추론할 수 있는 문장을 모두 선택하시오.

석탄이 천천히 타오르기 시작하더니, 이젠 제법 뜨겁게 불이 타오른다. 그렇다고 해도 난롯가에서나 따뜻하지 기계실 전체의 온도가 변한 것은 아니다. 네 사람은 모두 장갑을 벗고 난로에 불을 쬐고 있다.



①기계실은 아직 춥다. ②네 사람이 서로 친하다. ③장갑을 벗어서 위험하다.

(문제2) 다음의 내용에 따라 ㉮에 들어갈 결론으로 옳은 것은?



A가 운동선수가 아니라면 무용수이다. 그런데 모든 무용수는 흰색 재킷을 입는다. 그러나 A는 초록색 재킷을 입는다. 만일 A가 운동선수라면, 그는 미국인이거나 독일인이다. 그런데 어느 독일인도 한국생활 경험이 없다면 김치를 먹을 줄 모른다. 그런데 A는 김치를 먹을 줄 안다. 그리고 한국생활을 경험한 운동선수들은 모두 흰색 재킷을 입는다. 따라서 A는 ( ㉮ ) .

①독일인 무용수이다.②미국인 운동선수이다. ③무용수이면서 운동선수이다. ④한국생활 경험이 없는 독일인다. ⑤한국 생활 경험이 없는 미국인다.

우연히 접한 EBS 문해력 테스트 문제다. 첫 번째 문항은 그럭저럭 쉽게 넘어갔다. 문제는 두 번째였다. 몇 번을 읽고 또 읽고 퍼즐을 맞추듯 곰곰히 생각하고서야 겨우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래도 명색이 편집기자인데, 매일 매일 기사를 읽고 글의 핵심을 뽑아내 제목을 달며 지내 온 세월이 몇년인데…. 아쁠싸!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가 긴 호흡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지겹고 힘들어졌다. 물론 독서와도 거리두기하며 지내온 것도 오래다.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기면 유튜브를 뒤적뒤적, 몇 개의 리뷰들을 조합해 궁금증을 풀어낸다. 지루한 부분은 싹 날리고, 핵심만 뽑아 놓은 알토란 리뷰를 보다보면 몇 편의 영화도, 시간도 순삭.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아내는 것 조차 리뷰어의 입을 통해서다. 머리는 자물쇠로 잠가둔 채 귀와 눈으로만 본 영상들. 영화 한편을 완벽하게 봤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렇게 스마트폰과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 거부할 수 없는 도파민 중독, 이미 뇌썩음이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1071655316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뇌 썩음' 얼마 전 영국 옥스포드대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다. 릴스, 쇼츠, 틱톡 등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과도하게 소비한 결과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사소하거나 도전적이지 않은 온라인 콘텐츠를 끊임없이 보는 행동이 뇌를 퇴화시키고 지적상태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콘텐츠의 홍수에 갇힌 뇌, '생각할 줄 아는 똑똑한 뇌'는 오늘도 휴식을 가장한 콘텐츠 과소비에 녹슬어 간다.

그래서 일까? 우리나라 성인(16~65세)의 문해력이 OECD 평균을 밑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성인역량조사에서 한국 문해력 점수는 500점 만점에 249점, 31개 국가 중 22위에 그쳤다. 10년 전 조사보다 24점이 떨어진 점수로,OECD 평균보다 11점 낮다. 모든 연령대에서 점수가 하락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전문가는 "고령화와 스마트폰 보급 확대 영향"으로 이유를 꼽았다. '족보'를 '족발보쌈세트'가 아니냐고 물었다거나,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이라는 글을 보고 '중국요리를 제공한다'고 이해했다거나하는 청소년들의 문해력 저하를 우스갯소리로 흘려 보낼때가 아니다.

스마트폰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 책을 편다. 새해 새마음으로…. 황미란 편집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강화군 길상면, 강화 나들길 집중 점검
  2.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3.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4.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5.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1.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2.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3. 전국 부동산 시장 상승세… 충청권 중 대전만 하락세
  4. 12·3 계엄 1년 … K-민주주의 지킨 지방자치
  5. [기고] '우리 시대 관계와 소통'에 대한 생각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 대규모 준설 계획… 법적보호종 서식지 훼손 우려

갑천습지 대규모 준설 계획… 법적보호종 서식지 훼손 우려

대전 갑천 습지보호지역에서 흙과 모래 57만㎥를 준설하는 하천 정비계획이 발의돼, 이대로라면 수달과 삵, 미호종개 법적보호종의 핵심 서식지에 상당한 영향이 우려된다. 대전천과 유등천에서도 퇴적토 정비를 다시 시행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는데 대전 3대 하천 7개 지점 89만7000㎡에서 준설하는 계획은 앞으로 3일간 7개 시·군·구 주민 설명회에서 공개될 예정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금강유역환경청이 11월 19일 공지한 갑천권역 하천기본계획(안)을 보면, 대전 서구 도안동과 호수공원 일원의 갑천 국가습지에서 준설과 제방 보강을 골자로 하고..

트럼프 2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전략산업 육성으로 돌파하자
트럼프 2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전략산업 육성으로 돌파하자

미 트럼프 2기를 맞아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은 6대 전략산업에 대한 다변화와 성장별 차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최근 대전연구원이 발표한 '대전의 글로벌 공급망 취약성 분석 및 대응 전략'에 따르면 미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발표 이후 전 세계는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오면서 공급망 안전화 및 수출 다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준비가 요구된다. 대전은 주요 전략산업 대부분이 대외 영향력이 높은 분야로 지역 차원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안정화 전략 및 다변화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 대..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국내 최대 이커머스 쿠팡에서 3000만 개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당국은 유출된 개인정보를 통한 스미싱이나 피싱 피해 시도가 우려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 침해사고 피해 규모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사고 분석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추가 국민 피해 발생 우려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조치다. 최초 신고가 있었던 19일 4536개 계정의 고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