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반학교 특수교사 업무 포화 "장애학생 교육권 침해 우려"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전 일반학교 특수교사 업무 포화 "장애학생 교육권 침해 우려"

전교조 대전지부, 특수교사 158명 업무 실태조사
특수교육 외 일반업무 담당 응답 참여자 중 63.9%
"특수 관련 공문을 행정실무원이 담당하는데 한계"

  • 승인 2025-01-08 17:08
  • 신문게재 2025-01-09 2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전교조 대전지부 특수교사
전교조 대전지부가 2024년 12월 10일 故 인천 특수교사 49제 추모제에서 특수교육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 제공
대전 특수학교(급) 과밀화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더해 특수교사의 업무도 포화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교사들은 일반업무가 많은 탓에 장애학생을 특수교육실무원이 맡는 상황이라며 대책을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대전지부 특수교육위원회는 2024년 12월 18~22일 5일간 대전 내 유·초·중·고 특수학급 교사 158명을 대상으로 업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8일 공개한 조사 결과, 특수업무 외에 일반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답한 설문 참여자는 63.9%에 이른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유치원 100%, 초등 49.3%, 중등 78.3%, 고등 33.3% 가 일반업무를 맡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수교사가 맡는 일반업무는 주로 보건, 방송과 대전특수교육원 등 상급기관이 전달한 공문을 처리하는 업무 등이다.

먼저 특수교사들은 방대한 양의 공문을 처리할 때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학교의 특수교사들은 1~2명으로 배치되는데 시교육청, 특수교육원, 특수교육지원센터 등 특수교육과 관련된 공문을 모두 처리하고 있다.



인원이 한정적인 일반학교 특수교사들은 지원인력 없이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교육청은 일반 행정업무의 경우 교무지원단을 꾸려 처리하기도 하지만 특수교육 분야의 공문을 일반 행정실무원이 담당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교무지원단과 같이 특수한 목적의 협의체가 아닌 이상 교사 외엔 공문을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수교사들은 방송업무로 학급을 비우는 일도 빈번해 장애학생들의 교육권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교내 방송은 주로 오전 시간에 진행되는데 담임교사는 교실을 비울 수 없다는 이유로 비담임이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담임교사 지위를 인정받는 특수학급 교사들이 해당 업무를 맡는 학교도 있다. 특수교사들은 방송장비 고장으로 수리업체가 방문하거나 민방위 훈련 등 각종 행사 때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대전교육청은 아침방송 시간엔 장애학생들은 원반에 통합돼 담임교사 지도 하에 방송을 듣기 때문에 특수학급이 비워지는 경우를 고려해 특수교사에게 업무를 분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방송업무로 인해 특수교육실무원에게 학생들을 맡기고 가는 상황이 빈번하다"라며 "일과 중에는 수업 준비도 못 하고 초과근무하거나 집에 가서 일을 해야 교육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의 요구나 교육부의 정책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특수교육 관련 업무가 늘고 있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공문과 같은 부분을 감축할 수 있도록 지속 안내·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내 업무 분장은 학교장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교육청이 제지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쪽방촌 재개발 보고서] 쪽방보다 못한 임시주거지...노후 여관촌 뿐 "밥도 못먹어"
  2. 대전지역 전공의 지원 '한 자릿수'… 지방대학병원 후폭풍 지속
  3.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금 전달책 외국인 '징역 3년'
  4. 미세먼지 유입에 뿌옇게 보이는 대전
  5. 제2회 전국 연날리기 대회...세종시 이응다리서 열린다
  1. [사설] '착한 선결제'로 골목상권에 힘 보태자
  2. ‘바쁘다 바빠’…설 앞두고 분주한 떡집
  3. 한남대 COSS 등 전국 5개대학 공동주관 '2024년 컨소시엄 성과포럼' 성료
  4. 대전대 LINC 3.0 사업단 제18차 한의약산업화협의회
  5. 한국건강관리협회, 기생충 이어 C형간염 퇴치 나선다

헤드라인 뉴스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안해"…尹, 헌재서 탄핵사유 모두 부인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안해"…尹, 헌재서 탄핵사유 모두 부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계엄 당시 국회의원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불거진 이른바 ‘최상목 쪽지’에 대해서도 "비상입법기구 쪽지를 최상목에 준 적 없다"고 했다. 전화를 통해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받았다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진술과 윤 대통령으로부터 쪽지를 받았다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발언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날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국가 비상입법기구 예산 쪽지를 (당시)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

충남 천안·당진 962억 투자, 글로벌 기업 공장 들어선다
충남 천안·당진 962억 투자, 글로벌 기업 공장 들어선다

충남도가 외자 유치 협약을 통해 당진과 천안에 글로벌 기업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등 900억 원 이상이 투자된다. 21일 충남도 김태흠 지사는 강수환 지오스에어로젤 대표, 토르스텐 노왁(Torsten Nowack) 씨카코리아 대표이사, 오성환 당진시장, 김석필 천안부시장과 각각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천안과 당진에 한화 962억 원 규모인 총 6700만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제조시설 설립한다. 도와 천안시, 당진시는 이들 기업이 제조시설 설립을 완료할 때까지 각종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적..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 완전 이전 수준 검토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 완전 이전 수준 검토

대통령 세종 집무실이 서울 용산에서 완전 이전이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될 전망이다. 행복도시건설청은 2025년 1월 21일 오후 업무계획 자료 배포를 통해 실질적 행정수도 완성 로드맵을 설명했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은 2025년 1분기 현재 공공건축 심의와 사업계획 사전 검토 등의 절차에 놓여 있고, 세종동(S-1생활권) 국가상징구역(210만㎡)과 통합 공모로 추진 동력을 얻고 있다. 집무실 위상은 서울 용산에 이은 제2집무실 성격으로 우선 부여했고, 총사업비는 3836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 15만㎡ 입지에 대통령 관저와 경..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온정을 나눠요’ ‘사랑의 온정을 나눠요’

  • 올해도 관리비 폭탄 ‘후덜덜’ 올해도 관리비 폭탄 ‘후덜덜’

  • ‘바쁘다 바빠’…설 앞두고 분주한 떡집 ‘바쁘다 바빠’…설 앞두고 분주한 떡집

  • 미세먼지 유입에 뿌옇게 보이는 대전 미세먼지 유입에 뿌옇게 보이는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