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암과 스트레스

  • 사회/교육
  • 건강/의료

[건강]암과 스트레스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조정효 교수

  • 승인 2025-01-12 17:21
  • 신문게재 2025-01-13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조정효 교수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조정효 교수
암과 스트레스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복합적인 생물학적, 심리적 현상으로, 현대 의학 및 한의학에서 모두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연구 주제 중 하나이다. 스트레스는 신경계를 통해 암의 발생과 진행을 촉진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히 생리적 반응에 국한되지 않고 종양 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 TME)의 변화를 유도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 ANS)를 활성화시켜 교감신경계를 통해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호르몬은 혈관 신생(Angiogenesis)과 림프관 신생(Lymphangiogenesis)을 촉진해 암세포가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더욱 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췌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에서 종양 주변의 신경 밀도가 증가할수록 종양의 악성도가 높아지고 전이 가능성이 커지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이는 스트레스가 단순히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것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게 된다.

특히 암세포는 스스로 신경 성장 인자(Nerve Growth Factor, NGF)와 같은 물질을 분비해 주변 신경을 유도하고, 이 신경들이 종양 세포와 직접 상호작용하며 성장 신호를 전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는 스트레스 호르몬과 신경 신호를 활용해 세포 증식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혈관 형성과 같은 과정을 통해 전이 환경을 최적화한다. 스트레스와 암의 상호작용은 또한 면역 체계의 조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성 스트레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IL-6, IL-8 등)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암세포의 생존을 돕는 면역 억제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교감신경계를 통한 과도한 신경 자극은 T 세포와 자연살해세포(NK 세포)의 활성을 저하시켜 항암 면역 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암과 스트레스의 관계를 체내 기혈(氣血)의 불균형과 연결하여 설명한다. 스트레스는 간기울결(肝氣鬱結)을 유발하며, 이는 기운의 흐름을 막고 체내 담음(痰飮)과 어혈(瘀血)의 형성을 촉진하게 된다. 담음과 어혈은 한의학적으로 종양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며, 이는 암의 발병과 진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조절하여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하고 체내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암 예방과 치료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강조된다. 또한, 한의학적 접근에서는 심신의 조화(Harmonization of Mind and Body)가 핵심 치료 원칙으로 작용한다. 침구요법(Acupuncture)은 자율신경계를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침 치료는 교감신경의 과도한 활성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 활동을 촉진하여 심리적 안정과 생리적 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한약 치료는 스트레스와 암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황기(黃기), 대조(大棗) 등의 약재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며, 당귀(當歸)와 단삼(丹蔘)은 혈류 개선과 어혈 제거에 효과적이다.

암 치료에서 스트레스 관리는 생물학적 접근과 아울러 심리적 접근도 고려해야 한다. 현대의학에서는 β-아드레날린 수용체 차단제와 같은 약물이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명상, 요가, 마음챙김(Mindfulness) 등의 기법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암과 스트레스의 관계는 생물학적, 심리적, 그리고 전인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신경계와 종양의 상호작용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은 암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의 연구와 임상 적용은 이 두 가지 요인을 아우르는 통합적 치료 모델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조정효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안양시, 평촌신도시 정비 ‘청신호’ 가속
  2. 위기 미혼한부모 가정에 3000만 원 후원금 전달
  3. 자립준비청년 자기계발비 300만원 후원
  4. 천안시, '담헌달빛관' 개관
  5. 장애인 보조견 환영합니다
  1.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2025년 활동지원사 힐링나들이'
  2. “웃으며 배우는 가족 소통법”
  3.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유한킴벌리 대전공장 사랑의 김장 나눔
  4. 취약계층 지역주민 위한 ‘사랑의 김장나눔’ 행사
  5. 위기상황 미혼한부모 가정 위한 통합지원금 기탁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민자 4000억 유치 `K-모빌리티 허브` 만든다

충남도, 민자 4000억 유치 'K-모빌리티 허브' 만든다

충남도와 당진시가 국내 기업과 손잡고 당진항 일원에 대한민국 자동차 수출을 이끌어갈 최첨단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한다. 조성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민선8기 도가 중점 추진 중인 '베이밸리 건설'과 '당진항 수출 전진기지 육성'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7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이정환 SK 렌터카 대표이사 등과 '케이(K)-모빌리티 오토 허브 일반물류단지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국 처음으로 자동차산업과 항만물류를 결합시킨 K-모빌리티 오토 허브 일반물류단지는 당진..

대전 청약시장 쏠림현상 뚜렷… 옥석가리기 심화되나
대전 청약시장 쏠림현상 뚜렷… 옥석가리기 심화되나

올해 대전 아파트 청약시장에서는 특정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입지와 분양가 등 경쟁력을 갖춘 인기 단지가 선별되면서 '옥석 가리기'가 한층 심화되는 분위기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에 나선 '도룡자이 라피크'가 침체된 분양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GS건설이 공급한 도룡자이 라피크는 1~2순위 청약에서 214세대 모집에 3636건이 접수되며 평균 16.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84㎡B형은 59.1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대부분 1..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공천 위해 모든 당원 ‘1인 1표’ 도입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공천 위해 모든 당원 ‘1인 1표’ 도입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위해 모든 당원에게 ‘1인 1표’를 부여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에 착수한다. 그동안 대표나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했던 규정을 개정해 모든 당원에게 투표권을 동등하게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정청래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내년 6·3지방선거에서 열린 공천 시스템으로 공천 혁명을 이룩하겠다"며 "19일과 20일 이틀간 1인 1표 시대 당원 주권 정당에 대한 당원 의사를 묻는 역사적인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