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103. 정치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103. 정치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5-01-16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선거가 가까워지면 정치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나타납니다. 저 자신이 선거를 여러 번 치러본 사람으로서 이 현상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먼저 경험을 한 사람으로서 이분들에게 들려줄 얘기는 있습니다. 정치 지망생들이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자신을 객관화시킬 줄 알고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합니다. 이것은 2500년간 동서양 남녀노소에게 회자되었던 소크라테스의 명언에서도 알 수 있지요. '너 자신을 알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말의 시작은 바로 소크라테스가 정치 지망생인 제자 알키비아데스에게 한 말이지요(이하 두 사람 사이 대화의 원전은 김주일 외 번역 '알키비아데스Ⅰ·Ⅱ', 요약본은 '공병호의 고전강독Ⅰ' 참조).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를 열렬히 추종하는 인물로 야심에 차고 현란한 행동을 하는 젊은이였습니다. 걸출한 외모에 화려한 언변이 뒷받침해 준 이른바 민중 선동가였지요.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에게 "자네는 교육도 받기 전에 정치에 달려들 셈인가?"라고 물으면서, 자신을 알고 자신을 먼저 닦으라고 주문했습니다. 과연 자신이 그러한 자리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물어보라는 것이었지요. 정치 입문을 앞둔 20대의 알키비아데스와 30대 중반의 소크라테스와의 대화였는데,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의 조언을 여러 번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무시했습니다. 처음에는 정치에 뛰어들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의 정치 행보는 파란의 연속이었지요.

정치인은 자신을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소크라테스는 강조한 바 있지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타인보다 잘 알고 있다고 믿고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비판한 것이지요. 잘못된 정치는 한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부담을 지우거나 때로는 사회를 몰락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지요. 정치는 경제나 경영보다 영향이 넓고 길고 세기 때문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는 것은 자신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말입니다. 자신의 장·단점과 자신의 진정한 욕망 등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자신에 대한 이해는 작게는 인생에서 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크게는 성공적인 인생과 행복한 인생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사람이 무엇을 이룬다는 것은 노력과 운이 수반되는 것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자신의 모습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솔직함과 겸손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가 아끼는 제자 알키비아데스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위에서도 강조한 것처럼 정치 입문에 필요한 교육과 자질이 부족하다는 점도 있었지만, 소크라테스 자신 정치 자체를 위험한 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잘못하면 인생을 망치는 게 정치라고 인식한 것이지요.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지 않고 알키비아데스처럼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뛰게 된다면 필경 누군가는 다치게 된다는 점도 포함돼 있습니다. 정치를 하겠다고 덤비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정치를 해독제가 필요한 독극물쯤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알키비아데스에게 "끔찍한 꼴 겪지 않으려면 해독제를 가지고 나서야 한다, 그러기 전에는 나서지 말게"라는 충고를 한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말을 빌려 정치를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첫째, 자신을 먼저 알고 정치에 달려들어야 하고, 다음으로 정치인이 된 뒤에도 정의롭고 절제 있게 행동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잘못된 정치는 사회를 몰락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국화로 물들다", '제26회 아산시 국화전시회 개최'
  2. 대전 유성국화축제 한창…13만 분 가을꽃 물결
  3. 세종시 대평동 '상가 공실' 전환점 맞나… '라면 페스타'가 온다
  4. 세종시행 '중앙행정기관' 임시 둥지, 2027년 어디로?
  5. 온통대전, 11월부터 월 최대 9만 1000원 캐시백 받는다
  1. 제주관광공사, 인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팝업 '성료'
  2. 대덕구의회 사퇴 촉구 빗발치지만 주민소환은 '그림의 떡'
  3. 2026년 육군본부 국정감사
  4. 김찬술 대덕구청장 결국 병원행…區의회는 또 원구성 무산
  5.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

헤드라인 뉴스


김장 앞두고 배춧값 내렸지만… 농가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

김장 앞두고 배춧값 내렸지만… 농가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생산 농가와 소비자 모두 마냥 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민들은 생산비 상승과 농산물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소비자들은 새우젓 등 일부 양념 재료의 가격 급등으로 김장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다. 김장 물가 안정에도 농가와 가계의 서로 다른 고민이 자리한 셈이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546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하락했다. 무도 1개당 2251원으로 7.5% 내..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가기관`… 종사자 주거 안정 대책은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가기관'… 종사자 주거 안정 대책은

중앙행정기관의 대규모 이전을 앞둔 세종시에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성공적이고 원활한 이전을 끝마치기 위해선 이전 기관 종사자들의 정주여건 안정화가 필요충분조건이란 판단에서다. 당장 내년 2000여 세대의 임대주택을 비롯해 3년간 1만 세대의 입주가 가시화된 상태인데, 공급 물량을 더욱 확대하고 인허가 기간 단축 등 주택 수급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20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내년 중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비롯한 27개 중앙행정기관, 종사자 기준 300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세종으로 자..

은행서 잠자는 계좌 3억 4000만개... 장기 미거래 계좌 해마다 `급증`
은행서 잠자는 계좌 3억 4000만개... 장기 미거래 계좌 해마다 '급증'

금융권에서 장기간 거래가 없거나 휴면 상태인 '잠자는 계좌'가 3억 40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숨은 금융자산을 찾아주고 있지만, 장기 미거래 계좌 등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장기 미거래·미청구 계좌와 휴면금융자산 계좌는 총 3억 4191만 개로 나타났다. 2021년 말(2억 6440만개)보다 7751만개(29.3%) 증가했다. 장기 미거래 계좌는 통상 3년 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를 의미한다. 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 가을비에 바빠진 발걸음 가을비에 바빠진 발걸음

  •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