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보호위원회 개최해도 학부모 처벌 어려워… 교사들 "오히려 보복 당할라" 위축

  • 사회/교육
  • 교육/시험

교권보호위원회 개최해도 학부모 처벌 어려워… 교사들 "오히려 보복 당할라" 위축

2024년 3월부터 학생·학부모 교보위 146건 심의 접수
학부모 서면사과 처분은 강제성 없어 효력 '제로'
교육청 관계자가 서면 사과 독려하는 모순 보여

  • 승인 2025-02-03 17:38
  • 신문게재 2025-02-04 6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교권침해
교권보호위원회(이하 교보위)가 학부모에 강제성 없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는 가운데 교사들 사이에선 보복성 신고에 대한 우려로 교보위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교육부에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다.

3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학생·학부모의 교육활동 침해로 열린 교보위는 146건이다. 이 중 학부모를 상대로 접수된 건은 학생 교권침해 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이러한 신고비율에 대해 일선교사들은 학부모의 교권침해가 줄었다기 보다 교보위의 제재 강도가 약하고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부담이 커 신고 자체를 안 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앞서 2024년 9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와 학부모의 교권침해 사안을 놓고 교보위가 학부모 서면사과 조치로 일단락한 바 있다. 그러나 학부모가 끝내 서면사과를 거부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교보위 처분의 허술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학생 대상으로 한 교보위의 처분은 구체적이지만 학부모 대상 처분 내용은 부실한 데 더해 이행을 의무화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교육활동 침해 학부모에 대한 처분은 서면사과·재발방지 서약과 특별교육뿐이다. 학부모의 교권침해 정도가 강하다고 판단될 때 이수 명령을 내리는 특별교육은 교육감이 정하는 기관에서 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를 받도록 했다. 이를 불이행할 땐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하도록 정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강제성은 부여되고 있다. 그러나 서면사과는 이행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가 없어 사실상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오히려 교육청 관계자가 학부모의 서면사과 독려를 위해 수차례 교류를 한다는 부분에서 모순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학생이 범한 교권침해 사안을 두고 정도에 따라 1~7호까지 징계수위를 정했다. 1호 교내봉사부터 점차 처벌 강도가 높아지면서 7호 퇴학까지 모두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체계를 갖췄다. 학생이 해당 처분을 불이행할 땐 가중처벌이 부과된다.

교원들은 교보위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관계자는 "교사가 교권침해를 호소하며 교보위를 열어도 학부모가 보복성 아동학대 고소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사들이 참고 넘어갈 때가 많다"며 "교보위에서 내린 처분을 학부모가 지키지 않을 때 법적 제재가 전혀 없는 유명무실한 상황이라 교사들이 더욱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도진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교보위를 통한 학부모 처분이 나왔을 때 교권침해로 인해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상호 협조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전교육청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보위 제재의 한계를 공감하며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교보위 접수 건 중 학부모 대상으로 한 심의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개를 거부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의 서면사과를 받기 위해 계속해서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행하지 않으면 별다른 조치는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부에 법적인 조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를 상대로 열린 교보위 건수가 적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공개는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2.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3.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4. 대전시 트램 공사에 버스전용차로 축소 대책마련 시급
  5.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1.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2.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3.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4. 대전 옛 대덕경찰서에 ‘육군 AX 거점’ 10월 문 연다
  5.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헤드라인 뉴스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29일 대전 서구 월평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둔산선사유적지.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여느 도심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유적지를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청동기시대 집터를 재현한 움집 세 채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선사시대 움집 재현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움집 외벽은 짚이나 갈대로 덮여 있었지만, 지붕에는 인조 볏짚 형태의 합성소재가 덧씌워져 있었고 군데군데 파란..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에 따라 농업협동조합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 조합원 역시 40대 미만은 7%대에 불과해 농협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중앙회의 조합원 현황을 분석해 3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농협 조합원은 모두 202만 846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8만 7359명에서 2022년 207만 6055명, 2023년 206만 3765명, 2024년 204만 6229명, 2025년 202만 7481명으..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제72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가운데 웅진백제의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대표 프로그램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30일 공주시에 따르면 올해 백제문화제는 웅진백제의 핵심 유물인 '청동거울'과 무령왕비 서거 1,5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공연과 퍼레이드 등을 선보인다. 대표 공연인 '웅진판타지아'는 10월 4~5일과 7~10일 오후 9시 금강신관공원 주무대에서 모두 6차례 열린다. '청동거울에 비친, 찬란한 백제'를 주제로 대형 LED와 특수효과를 활용한 무대에 전문 무용수 등 40여 명이 출연한다. 공연은 잠들어 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

  •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