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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재해연구본부 활성지구조연구센터 연구팀이 양상단층 인보구간 퇴적층 조사를 수행 중이다. 지질자원연 제공 |
지질자원연 지질재해연구본부 이태호 박사 연구팀은 한반도 남동부를 관통하는 200km가량 길이의 양산단층에 위치한 인보구간에서 채취한 퇴적층 시료의 정밀 연대측정을 통해 7만 여년 전 한반도의 지진 활동과 기후 변화가 지형 형성에 미친 영향을 새롭게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광여기루미네선스(OSL) 연대측정과 저어콘(zircon) 우라늄-납 연대측정법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퇴적층 분석으로 7만여 년 전을 기점으로 퇴적물의 공급원과 퇴적 속도가 급격히 변화했으며 퇴적물의 기원이 서쪽 산지(유천층군)에서 동쪽 산지(하양층군)로 전환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변화는 양산단층의 지진활동과 함께 7만여 년 전 시작된 MIS 4 빙하기의 감수량 감소로 하천의 침식 능력이 약화되면서 하천의 기존 유로를 유지하지 못해 퇴적물의 공급원과 퇴적 속도에 급격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이는 한반도의 지형이 단순히 지진 활동의 결과가 아니라 기후 변화와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 양산단층 인보구간의 가장 마지막 고지진 활동이 2만 9000년 이후, 그 이전 고지진 활동이 7만 년에서 5만 년 사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며 최소 두 차례 이상 큰 지진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양산단층에서 지진이 불규칙한 간격으로 군집을 이뤄 발생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혀내며 앞으로 판 내부 단층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주기와 특성 연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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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지질재해연구본부 박사는 "한반도와 같이 판 경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하는 느린 단층의 지진 발생 주기와 특성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한반도의 지진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하고 대비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 국내 지진 안전성 평가와 재난 대비 정책 수립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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