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서 환자들 알몸·바닥엔 배변, 충북 모 정신병원 수사의뢰

  • 사회/교육
  • 건강/의료

병실서 환자들 알몸·바닥엔 배변, 충북 모 정신병원 수사의뢰

국가인권위 대전인권사무소가 조사
환자를 창틀에 묶고 깨진 변기 방치
병실 바닥엔 배변 환자복 없이 알몸도

  • 승인 2025-02-07 15:01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
환자를 창틀에 묶고 깨진 변기를 방치해 배변을 바닥에 할 정도로 인권을 제약한 충북 모 정신의료기관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7일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충북 한 정신의료기관이 환자를 창틀에 부당하게 강박했다는 진정을 접수해 조사한 끝에 환자에 대한 인권침해 상황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가인권위에 이번 사안을 처음 고발한 진정인은 병원이 파손된 화장실 변기를 수리하지 않아 환자들이 병실 바닥에 배변하는 상황을 방치한다는 주장과 함께 한 병동에 60여 명의 환자들이 알몸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인권위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대전인권사무소에 특별 조사팀을 구성해 해당 정신병원에서 현장 조사와 면담을 실시했다.

조사결과 환자를 창틀에 부당하게 강박한 사실이 확인되었고, 병실 바닥에 환자들의 배변이 방치되어 있는 것도 확인됐다. 2024년 2월 6일 주치의인 원장이 회진을 하면서 피해자를 창문에 묶으라는 강박을 지시해 실제로 환자가 한때 창문에 묶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가 입수한 사진에 따르면, 피해자가 양팔이 위로 들려 좌우로 벌어진 상태로 병실 창틀에 양 손목이 강박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병원장은, 평상시 환자에 대해 강박을 지시할 때는 구체적으로 장소 등을 지정해 지시하지 않기에 창틀에 강박하라고 지시할 수 없다고 부인했다. 또 병원 이사장은 환자 통제가 힘들고 격리·강박실 이동과정의 사고 우려 때문에 원장이 부득이하게 강박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병실 바닥에 환자들 배변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해당 병원은 환자들이 수시로 변기를 파손하며, 정신질환 때문에 병실 바닥에 배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인권사무소가 현장조사에서 병실 내 변기는 파손된 상태였다.

특히, 대다수의 중증 환자들이 알몸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이 인권이 조사에서 확인됐다. 인권위 대전사무소는 입원 환자 중 일부는 환자복을 받지 못했다는 진술과 함께, 직원들도 환자복 지급을 요청했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은 환자 중 일부가 정신질환으로 인해 옷을 입지 않은 것이라 답변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가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남규선 상임위원)는 해당 병원에서 피해자가 격리·강박실이 아닌 병실 내 창틀에 양 손목이 묶였고, 해당일의 격리·강박일지 기록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에서 '정신건강복지법' 위반이면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관행적으로 격리와 강박 조치를 빈번하게 시행하고, 문제 행동을 하는 환자에 대한 처벌적 조치로서 강박을 시행한 행위는 보건복지부의 '격리 및 강박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해당 정신병원의 피해자에 대한 강박행위에 대해서,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청장에게 수사를 의뢰했다.

또 인권위는 병실 내 화장실 외에 병동 공용화장실이 있다는 현장조사 사실을 종합했을 때, 환자들이 병실 바닥에 배변하는 것이 단지 병실 내 변기가 파손되었기 때문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해당 병원이 환자들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게 하고, 깨진 변기 등으로 인해 환자들이 다칠 우려가 있음에도 이를 방치한 것은 장애인 학대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입원 환자들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환자들이 알몸으로 생활함에도 불구하고 병원이 환자들의 정신질환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며 달리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 역시 환자들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 사안은 해당 지역의 보건소가 앞서 수사 의뢰해 검찰청에 송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충남 집값 17주 연속 하락… 아산 누적 하락률↑
  2. 서남학교 설계 본격화… 2029년 개교 추진
  3. 대전우리병원, 혼합현실(MR) 기기 착용한 척추수술 첫 시행… 첨단 디지털과 의료 결합 시험무대
  4. 정청래, 어린이날 맞아 대전 방문…"허태정은 민주당 필승카드"
  5. '5점대 평균자책점'…한화 이글스, 투수진 기량 저하에 고초
  1. 한국산림아카데미재단 총동문회·중부지방산림청, 합동 산불방지 캠페인 벌이다
  2. ‘뜨개화풍’ 정우경 초대전…관저문예회관서 12일 개막
  3. 2027학년도 지역의사 전형 충청권 모집 118명 확정
  4. 한국청소년연맹 대전·세종·충남연맹, 제6대 모영선 총장 취임
  5. [현장취재]박상도 대한노인회 대전시연합회장 미수 기념 회고록 <사랑의 발자국> 출판기념회

헤드라인 뉴스


[지선 D-30]지역발전 위한 정책 선거 중요

[지선 D-30]지역발전 위한 정책 선거 중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진영에서 내건 선거 구호다. 이 구호는 경제 불황에 시달리던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당시 객관적 열세였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끌었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즉 먹고 사는 문제를 제대로 짚은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지역을 책임지는 '일꾼'을 뽑는 6·3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지방선..

대전의료원 건립, 본격 시동 걸 수 있을까
대전의료원 건립, 본격 시동 걸 수 있을까

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대전의료원 건립 사업이 사업비 조정을 거쳐 본격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대 인근 용운동 11번지 일원에 건립되는 대전의료원은 총사업비 1759억(국비 530억, 시비 1229억)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3만3148㎡에 319병상 규모로 2030년 준공을 목표로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1996년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경제성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로 상황이 급변했다.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 유행에 따른 공공의료 필요성..

대전·세종·충남 기름값 ‘2000원 시대’ 굳어져… 소비자 부담 계속
대전·세종·충남 기름값 ‘2000원 시대’ 굳어져… 소비자 부담 계속

대전·세종·충남지역 주유소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 시대'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2000원대 돌파 시점은 달랐지만, 현재 대부분 지역이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대전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2002.53원으로 전날보다 0.12원 올랐다. 경유는 1997.39원으로 0.07원 상승하며 2000원 선에 근접한 상태다. 대전의 휘발유 가격은 4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4월 24일 처음 2000원을 넘어선 뒤 현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