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청년 울리는 결혼·출산·육아 3대 高비용 잡을까?

  • 경제/과학
  • 지역경제

[기업] 청년 울리는 결혼·출산·육아 3대 高비용 잡을까?

국세청, 스드메·산후조리원·영어유치원 등 46곳 세무조사
고소득 불구 납세의무 외면… 공정 시장질서 확립 박차
젊은세대 결혼·출산·육아 부담 낮춰 저출생 극복 기대

  • 승인 2025-02-13 15:03
  • 신문게재 2025-02-14 10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결혼과 출산, 육아에 드는 비용이 해마다 상승하며 2030세대들의 결혼과 출산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는 수년째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 출산율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통계청 인구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현재의 인구수 유지를 위한 최소 출산율인 2.1명에도 크게 못미치는 실정이다. 이처럼 젊은 세대의 결혼, 출산, 육아 3대 고비용 부담 해소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선결 과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국세청이 나섰다. 결혼·출산·육아 고비용 시장 구조의 한 축인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산후조리원, 영어유치원 등 전국 총 46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돌입한 것이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를 계기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편집자 주>

GettyImages-jv12512377
▲예식장 들어가기 전부터 스트레스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비와 보정비까지 다 냈는데, 원본 구입비를 따로 내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네요."

첫 번째 조사 대상은 깜깜이 계약, 추가금 폭탄과 같은 불투명한 가격구조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스·드·메 업체 24곳이다.

관계부처 합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예비 신호부부들의 스·드·메 평균 지출비용은 520만원으로, 기본금 346만원에 추가금 174만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스·드·메 시장에는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가격 횡포가 만연해 있으며, 예비부부들은 계약을 하고도 어디에서 추가금 견적서가 날아들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혼 준비는 인생에 한 번뿐이라는 말에 기분 나쁜 내색을 하지 않으면서 결혼 비용은 어느새 천정부지로 솟아 '메리지 블루'(결혼 전 우울증)를 경험하기도 한다.

국세청은 일부 스드메 업체들이 처음 계약 시 안내한 기본 계약 내용 외의 추가금을 다수의 차명계좌에 이체하도록 유도한 후, 소득신고를 누락해 자산 증식의 재원으로 유용한 것을 포착했으며, 가족 명의의 사업장에 소득을 분산해 세금을 축소시킨 위장 사업장을 적발했다.



▲"2주일에 300만원 들어도, 나만 안갈 수는 없잖아요"=두번째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을 이용해 출산 비용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는 산후조리원 12곳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산모의 85.5%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임신과 동시에 '예약 전쟁'이 필요할 정도로 산모들의 필수코스가 됐다.

하지만 산후조리원 이용료는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예비부모들은 가장 큰 행복인 임신의 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연도별 산후조리원 객실료 현황을 보면, 일반실(2주 이용 기준)의 평균 객실료는 2021년 286만원, 2022년 307만원, 2023년 328만원, 2024년 347만원으로 수직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산후조리원은 1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이용료를 책정하며 부유층의 '그들만의 리그' 형성을 부추기는 등 대다수 젊은 부부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고 있는 실정이다.

조사 대상자들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현금영수증 미발급을 조건으로 현금 할인가를 제시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었으며, 일부는 매출 누락과 비용 부풀리기로 손실이 발생한 것처럼 신고하고도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본인 건물에 산후조리원을 입점시킨 후 시세를 초과하는 임대료를 받아 해외여행 및 사치품 구입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끝으로 고액 사교육의 상징으로 부모들의 육아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영어유치원과 영어학원 10곳도 조사 대상이다. 영어유치원과 학원은 '자녀교육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는 부모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4세 고시', '7세 고시' 등을 유행시키며 사교육 진입 나이를 낮추고, 부모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대학등록금을 훨씬 넘는 고액 유치원비 지출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실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영어유치원은 2021년 718곳에서 2022년 811곳, 2023년 843곳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연간교육비는 사립대학등록금 769만원의 2.9배에 달하는 2090만원(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발표, 2023년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포럼에서도 사교육비가 1%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이 0.2% 가량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온 만큼, 저출생 해소를 위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자들은 수강료 이외에 교재비, 방과 후 학습비, 재료비 등을 현금으로 나눠 받은 뒤 이를 신고하지 않았으며, 이들 중 일부는 빼돌린 소득을 자녀들의 해외 유학 비용으로 사용하는 이중적 면모를 보였다. 또한 실체가 없는 교재 판매 업체나 컨설팅 업체를 가족 명의로 설립한 뒤 위장 업체로부터 교재 등을 매입한 것처럼 가장해 허위의 비용을 발생시켜 세금을 줄여 신고하기도 했다.



▲사업자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철저히 검증=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결혼, 출산, 유아교육 시장의 비정상적 현금 결제 유도나 비용 부풀리기 등 부조리한 관행을 면밀히 점검하고, 조사대상자뿐만 아니라 가족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재산 형성과정까지 세세히 검증하는 등 강도 높게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탈루혐의 관련 거래의 금융추적 및 이중장부 확인, 거짓 증빙에 대한 문서감정 등을 통해 불투명한 수익구조와 자금 유출 과정을 조사한다. 또 현금거래를 했지만 현금영수증을 미발급한 사업장의 경우에는 미발급 금액의 20%인 가산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조사국 조사분석과 관계자는 "정부 부처별로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에 대한 인식을 크게 공유하고 있고, 국세청 차원에서 저출생 극복을 위해 고민하던 중 최근 관련 업계에 탈세 혐의가 다수 포착돼 추진하게 됐다"면서 "다만, 이번 세무조사는 특별하게 추진하는 게 아닌 세정 투명성 확보를 위한 평범한 업무의 연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국세청은 공정한 세금 징수를 통해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법원, 주차된 차량 이동 부탁에 음주운전한 30대 남성 징역형
  2. 천안시, 하늘그린 멜론 본격 출하
  3. 천안두정도서관, '내일의 리더, 이끔이' 모집
  4. 천안문화재단, 한뼘 갤러리 공간지원사업 전시 선보여
  5. 국내외 홍역 확산세…천안시, 해외여행 전 예방접종 당부
  1. 6·3 지선 둘째날 낮 12시 대전 투표율 15.49%
  2. 순천향대, "'미래 100년' 비전 수립 시동걸었다"
  3. 아산시, '시민안전보험' 갱신 가입 추진
  4. 아산시, 장마 대비 유수지 등 안전 점검
  5. 아산시보건소, '치매 인식 개선 캠페인' 전개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 1년 충청 명암…지방선거에 명운 달렸다

이재명 정부 1년 충청 명암…지방선거에 명운 달렸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맞는 가운데 목전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가 충청권 명운을 가늠할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충청권이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제자리 걸음을 하느냐가 달린 정치적 빅이벤트다. 충청의 백년대계를 이끌어 갈 참된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하는 역사적 소임이 560만 충청인에게 주어진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민주적 헌정 질서를 위협한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하려는 국민들 의지로 탄생했다. 전직 대통령 탄핵과 파면, 조기 대선 등 격동의 시간을 거쳐 이재명 정부는 지..

[대전MZ로그] `싼게 다 비지떡은 아니죠~`…요즘 핫한 다이소 뷰티, 인기 비결은?
[대전MZ로그] '싼게 다 비지떡은 아니죠~'…요즘 핫한 다이소 뷰티, 인기 비결은?

#.대학생 김규리(22)씨는 지난해부터 다이소 화장품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싼 가격 때문에 호기심으로 샀지만, 사용해보니 전문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들과 비교해도 품질이 괜찮다고 느껴져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해오고 있다. 김 씨는 "가격 부담이 없다 보니 한 번 살 때 5개씩 구매한다"며 "처음에는 너무 저렴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품질이 좋아 계속 쓰게 된다"고 말했다. 요즘 2030 사이에서 다이소 화장품이 인기다. SNS 상에서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뷰티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 피부과 전문의들..

"전의면 5평 사무실서 글로벌 기업까지" K-뷰티 이끄는 한국콜마
"전의면 5평 사무실서 글로벌 기업까지" K-뷰티 이끄는 한국콜마

"행정수도를 넘어, 자족도시로." 신행정수도로 계획된 세종시의 최대 과제는 자족 기능 확보다. 세종은 43개 중앙행정기관부터 15개 국책연구기관까지 행정·공공 영역의 인프라 이전을 토대로, 관련 서비스 산업이 일찌감치 타 시·도를 압도하며 초기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공공행정과 국방, 사회보장 행정 등 세부 영역의 산업 매출액은 인구 39만여 명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11조 원을 기록했으며, 도 단위 지역을 제외하면 서울에 이어 두 번째 규모로 올라섰다. 인천과 대구, 부산 등 국내 대도시를 모두 앞서는 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방선거 전 마지막 주말…대전시장 후보들 ‘뜨거운 호소’ 지방선거 전 마지막 주말…대전시장 후보들 ‘뜨거운 호소’

  •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이상무’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이상무’

  • 소중한 한표 행사하는 시민들 소중한 한표 행사하는 시민들

  • 사전투표하는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사전투표하는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