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신분불안 느끼는 교사들 "교사 의견 수렴 없이 졸속·탁상 대책 마련하고 있어"

  • 사회/교육

무기력·신분불안 느끼는 교사들 "교사 의견 수렴 없이 졸속·탁상 대책 마련하고 있어"

전교조 '대전 초등학교 사망사건 재발 방지 대책 위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

  • 승인 2025-02-18 17:36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218172139
대전 초등학교에서 숨진 故 김하늘 양 사망사건 이후 정부가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가운데 현장 교사들이 섣부른 대책 발표에 무기력을 토로하고 있다.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담아 대책 수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발표한 교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이 하늘양 사망사건 이후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묻는 항목에 응답자 5662명 중 79.7%가 "교사의 의견 수렴은 전혀 없는 섣부른 대책 발표에 무기력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15일부터 16일 실시됐다.

이어 74.8%가 "사고 원인을 교사 정신질환에만 맞춰 신분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어 61.5%가 "피해 학생과 유가족, 해당 학교 교사·학생이 겪을 아픔에 공감해 깊은 우울감에 빠짐", 53.2%가 "교사 집단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힘듦", 25.1%가 "SNS에서 가짜 뉴스 허위 사실 글들을 접함"이라고 대답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주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항목엔 77.8%가 "질병휴직위원회 등 기존 제도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않고 학교 현장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교육부·교육청 태도"를 꼽았다. 이어 54.1%가 "정신질환을 겪는 교사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현실", 31.3%가 "질병휴직위원회 등 관련 위원회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한 제도 정비 부족", 23%가 "늘봄교실 안전대책 부재" 등을 지목했다.

정부와 정치권 대책에 대한 교사들의 우려점에 대해선 99.4%가 "제대로 교사 의견 수렴 없이 졸속·탁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98.4%는 "직권휴직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어 자의적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 98.3%가 "교직 스트레스나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는 경우 불이익을 염려해 치료를 기피할 수 있다"고 답했다. "법·제도를 악용해 악성 민원인이나 관리자가 교사의 정신적 문제로 부당하게 긴급 분리할 위험이 있다"는 데도 97.5%가 응답했다.

학교가 안전한 공간이 되기 위한 대책으로는 70.6%가 "직무로 인해 정신 질환을 앓는 교원을 제대로 지원하도록 법·제도 강화", 63.6%가 "돌봄 역할을 지역사회로 분산", 54.2%가 "교직 수행이 어려운 교원이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기간 연장" 등을 꼽았다.

전교조는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대응방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가칭 '하늘이법'에서 '교원직무수행적합성심의위원회'에 대한 근거법령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이 위원회는 '질병휴직위원회'와 다르지 않으며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재 '질병휴직위원회'가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먼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장이 고위험 교원에 대한 긴급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해서도 "이 정책이 오남용되지 않으려면 학교장의 긴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번 설문을 통해 교육 당국과 정치권의 섣부른 정책이 학교 현장 교사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형식적 대처로 근본적 문제해결을 어렵게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교사들은 누구보다 안전한 학교를 원한다.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현장교사, 교사단체와 충분히 협의하고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가기관 집중' 세종,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촉각
  2. 서산 고구마 '호풍미' 본격 수확, 해미읍성축제에서 950만 원 판매 성과
  3. 트램 공사로 평균통행속도 16.4% 감소... 대책 강구키로
  4. 대전샛 정상가동 '눈앞'…활용 조례 제정 시급
  5. 학교급식 음식물쓰레기 처리비 천차만별…충청권도 격차
  1. 충남대 총동창회, 대학 통합 재추진 촉구… 김정겸 총장에 건의서 전달
  2. 중국으로 반도체 핵심기술 빼돌린 일당 덜미
  3. 유성국화축제 ‘준비 착착’
  4. 대전 중등 교원 500명 한자리에…수업 혁신 방향 모색
  5. 대청종합병원 보건복지부 종합병원 의료기관 인증 '획득'

헤드라인 뉴스


정부, 통합돌봄 예산 77% 확대… 충청권 돌봄 격차 해소 나선다

정부, 통합돌봄 예산 77% 확대… 충청권 돌봄 격차 해소 나선다

정부가 내년도 통합돌봄 예산을 올해보다 77% 늘린 1600억 원 규모로 편성하면서 지역 중심 돌봄체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돌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대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충청권에서 지역별 돌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협력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15일 대전시에 따르면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와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는 이날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대한민국 대전환 제2차 국민토론회-충청에서 돌봄을 묻다'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역별 돌봄 현안과 정..

대전 빵집 120곳 한자리에…`2026 대전 빵 축제` 17일 개막
대전 빵집 120곳 한자리에…'2026 대전 빵 축제' 17일 개막

대전의 다채로운 빵과 문화, 즐길 거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2026 대전 빵 축제'가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엑스포과학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에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지역 빵집 120곳이 참여해 각자의 개성을 담은 대표 메뉴를 선보인다. 개막식은 17일 오후 6시 시민과 함께하는 15m 규모의 대형 롤케이크 커팅 퍼포먼스와 축하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축제의 중심인 '빵 정거장'은 5개 구역(A~E)으로 나눠 운영되며, 방문객들은 참여 빵집의 대표 메뉴를 매장 판매가격보다 5%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대전노동청과 천안·서산지청, 중대재해 33건 조사 외면?
대전노동청과 천안·서산지청, 중대재해 33건 조사 외면?

대전지방고용노동청과 천안·서산지방청이 산업재해로 인정된 중대재해 33건에 대해 재해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해 발생 상황 파악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하는 유족보상과 장의비 접수 사건도 100건이나 빠뜨렸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시)이 고용노동부 지방노동청별 현황을 분석해 15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재해 요양 급여 승인 사건 중 대전청 15건, 천안지청 13건, 서산지청 5건 등 모두 33건의 재해 발생 상황 파악과 재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산재 요양 급여 승인 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Be 한마당에서 꿈 찾았어요’ ‘나Be 한마당에서 꿈 찾았어요’

  • 유성국화축제 ‘준비 착착’ 유성국화축제 ‘준비 착착’

  •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