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의 대전학교 성비위 대책… 지역 교육계 "신뢰회복 위한 강력한 대책 필요"

  • 사회/교육
  • 교육/시험

8개월만의 대전학교 성비위 대책… 지역 교육계 "신뢰회복 위한 강력한 대책 필요"

  • 승인 2025-02-27 17:42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KakaoTalk_20250227_171231659
대전교육청이 교내 성 비위 근절대책을 8개월 만에 내놨지만 학교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교육계는 기존 정책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치는 데 더해 신설된 방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대책 재검토를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전지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대전교육청의 성비위 근절 대책을 비판하며 학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다.

앞서 26일 대전교육청은 올해부터 예방교육 확대에 더해 교직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자기 평가 도구'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담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사제 간 성비위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성 관련 예방교육 강화와 함께 신설한 대책이다.

이를 두고 전교조 대전지부는 "국민 스스로 음주측정 하라는 내용을 음주운전 예방 대책으로 내놓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성인지 감수성 점검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성인지 감수성 자가진단검사는 모든 기관과 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본인이 직접 검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성인지 연수를 듣는 방식이다. 그러나 부족하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교직원 연수를 강제할 수 없어 실질적인 사건 예방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성비위 사건은 단순히 성인지 감수성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도 저지르는 범죄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자가진단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교원들은 이러한 일방적인 정책 도입보다 실천적 예방교육 강화와 함께 공정한 조사 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교 현장에서 크고 작은 성비위 사건이 있었지만 가해자에 타당한 징계는 이뤄지지 않고 묻혀버리는 경우가 즐비하기 때문에 신고와 조사 과정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대전교총)는 처벌 강화보다 예방과 교육 중심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도진 대전교총회장은 "예방교육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교직 문화 개선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교직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학생들에게 건강한 교육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직급과 위계에 관계없이 성비위 정도에 맞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은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성비위가 발생한 직후 조속한 대책 마련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나 사건 발생 후 8개월 만에 내놓은 대책이 많이 허술하다"며 "학교 신뢰회복을 위한 강력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전교육청은 오히려 강압적인 대책이 교원의 교육활동에 있어 위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자가진단검사가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법은 아니겠지만 교직원들이 실시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제시한 우려와 방향을 면밀히 검토해 점차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편집국에서]금산 물놀이 사고현장에서
  2. 대전 보행자 교통사고 매년 1200건… 보행자 안전대책 시급
  3. '수업 전 기도' 평가 반영 충남 사립대에 인권위 "종교 자유 침해"
  4. 32사단, 불발화학탄 대응 통합훈련 실시
  5.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창립 20년, 대덕특구 딥테크 창업·사업화 중심지 자리매김
  1. '예비 수능' 9월 모평 사회탐구 응시 증가…'사탐런' 두드러져
  2. [홍석환의 3분 경영] 10년 후, 3년 후
  3. 대전탄방초 용문분교장 개교 준비 이상 무… 교육감 현장 점검
  4.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5. [춘하추동] 광복80년, 우리는 진정 국보를 환수하고자 하는가?

헤드라인 뉴스


“2027 충청 U대회 성공은 국가균형발전과 충청 성장동력 모델”

“2027 충청 U대회 성공은 국가균형발전과 충청 성장동력 모델”

2027년 충청권 4개 시·도가 개최하는 충청 유니버시아드 대회(하계U대회)를 국가균형발전과 충청권 미래 성장동력의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를 위해 정책적·제도적 지원은 물론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고, 특히 4개 시·도의 고유한 역사와 정체성을 비롯해 산업과 관광 등 특성을 활용한 도시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국회의원 주최로 2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2027 충청 U대회 성공..

공깃밥 1000원 공식 깨지나… 쌀값 15% 오르자 소상공인·소비자 울상
공깃밥 1000원 공식 깨지나… 쌀값 15% 오르자 소상공인·소비자 울상

쌀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식당 공깃밥 1000원 공식이 깨지게 생겼다. 소비자들은 밥상 필수품인 쌀값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식당 등도 이제껏 올리지 않았던 공깃밥 가격을 올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전 쌀 20kg 한 포대 소매가는 5만 9800원으로, 1년 전(5만 1604원)보다 15.8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인 5만 3315원보다 12.16% 인상했다. 가격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지정… K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지정… K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국토교통부가 충북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의 산업단지계획을 28일자로 승인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는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일원으로 면적 411만9584㎡다. 사업비는 2조3481억 원, 유치업종은 바이오 산업, 사업시행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기간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다.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는 2018년 8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후 농업진흥지역 등 입지 규제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3년 8월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대전 찾은 민주당 지도부

  •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배롱나무와 어우러진 유회당…고즈넉한 풍경

  •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다문화 사회 미래전략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