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안전운전을 위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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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안전운전을 위한 대화

권선민 한국도로교통공단 대전세종충남지부 안전교육부장

  • 승인 2025-03-05 16:14
  • 신문게재 2025-03-06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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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민 부장
자동차를 운전할 때 주변에 있는 다른 차량과의 소통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인간은 야생에서 살아남기에 적절하지 않은 신체 능력을 갖고 있다. 호랑이는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탄력 있고 강한 근육을 가지고 있으며, 말이나 사슴은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 도망칠 빠른 달리기 속도를 가지고 있고, 거북이는 신체를 보호할 단단한 등껍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신체는 느리고 연약하여 사냥에 적합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빠르게 도망칠 능력도 없다. 이런 연약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던 이유는 다른 동물보다 탁월한 의사소통능력 덕분이라는 이론이 대세이다.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 덕분에 무리를 이루어 단체생활을 하고, 협동 사냥을 하여 인간보다 훨씬 강하고 큰 동물까지 사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은 고대 인류에게는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단이었고, 현재도 의사소통의 중요성은 오래전과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어느 정도 시간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말과 글자로 이루어지기에 정확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고, 혹시 잘못 전달된다 하더라도 정정해서 다시 전달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그러나 운전하는 도중 마주하는 차량들은 짧은 시간 스쳐 지나가기에 한눈에 보아도 바로 어떤 뜻인지 알 수 있도록 명확한 방식으로 표현이 되어야 한다.

자동차에 달린 여러 조명을 사용하여 자동차 사이의 대화를 하게 되는데, 운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화의 도구는 방향지시등이다. 방향지시등의 경우 도로교통법에서는 일반도로 기준으로 진로를 변경하려는 지점 30m 전에서부터 방향지시등을 켜서 진로변경이 완료되는 때까지 지속적으로 신호를 켜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변의 차량에게 진로변경을 예고하고 동시에 상대 차량의 진로를 방해할 수 있음에 대한 미안함의 표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진로변경과 동시에 방향지시등을 켰다가 바로 끄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요즘 차량에는 원터치 모드가 있어 방향지시등이 3회 정도 깜빡인 후 자동으로 꺼지는 장치가 있어 이를 사용하는 운전자들이 많은 듯하다.

주변 차량이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을 보고 대비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여유 있는 방향지시등 조작이 아쉬운 상황이다. 여유 있는 방향지시등 조작이 있어야 주변 차량과의 위험한 상황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사고나 고장, 급정체 등 전방의 위험한 상황이나 긴급함을 알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비상점멸등의 적절한 사용 또한 운전자들 간의 중요한 대화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 대화가 때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남용될 때가 있다.

방향지시등 대신 비상등을 켜고 진로변경, 좌회전, 우회전한다든지, 주정차 금지구간에서의 주정차, 동료 차량과 인사, 심지어는 잠시 불법을 행하겠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비상점멸등의 남용은 오히려 운전자들 간의 의사소통을 방해해 사고 예방을 위해 쓰여야 할 표시가 도리어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때도 있다.

비상점멸등 본래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는 현실이 걱정된다. 내 가족이 심하게 다쳐 비상점멸등을 켜고 병원을 가는 중인데 다른 차량들은 일상적인 상황으로 생각하여 진로 양보해주지 않아 병원에 늦게 도착하게 되는 답답한 상황을 상상해 본다. 정말 긴급한 비상상황을 무시하여 피해가 커진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소방시설 부근 주정차 금지, 대중교통 내 노약자 좌석, 장애인 주차구역 등 지금은 그 시설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지만, 혹시 발생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항시 비워두는 것처럼, 비상점멸등도 혹시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본래 용도 외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 본다. /권선민 한국도로교통공단 대전세종충남지부 안전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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