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대야·신천 '청년협엽' MZ 감성 확장

  • 전국
  • 수도권

시흥시, 대야·신천 '청년협엽' MZ 감성 확장

밀어주고 끌어주는 청년과 지역의 '상생전략'

  • 승인 2025-03-12 17:34
  • 김삼철 기자김삼철 기자
시흥시, 연극크루 소꿉놀이
시흥시, 연극크루 소꿉놀이.
시흥시가 12일 대야 및 신천의 청년 협엽을 위해 MZ 감성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청년인구 감소는 현재 대한민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각 지자체가 청년들을 지역에 정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시는 드물게 청년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2015년 기준 13만 7884명이었던 청년인구는 2023년 기준 16만 6080명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청년인구는 1521만 6963명에서 1387만 5399명으로 감소했고, 경기도 청년인구 역시 382만 8649명에서 382만 6070명으로 소폭 줄었다(통계청 인구총조사 청년인구(19세~39세)비율).

청년인구 증가도시 시흥시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지역과 청년이 상생하며 발전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데 있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은 청년에게 활동하며 성장하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은 역량을 키우며 지역의 발전을 돕는 방식이다.



이중 대야신천 지역에는 특히 청년들의 손때가 많이 묻어있다. 창업 아지트인 청년협업마을을 중심으로 지역 곳곳에서는 문화예술, 교육,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청년들이 역할한다.

녹음이 우거지는 소래산 밑자락에 위치한 청년헙업마을은 '청년의 청년을 위한 청년을 위한' 공간이다. 3,687㎡ 규모의 건물에 21개 입주기업을 수용할 수 있는 창업공간과 각종 교육프로그램, 동아리 모임 등이 가능한 포토스튜디오, 밴드 연습실 등이 마련돼 있다.

청년들은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의 활력을 일으키고 있다. 협업마을 입주기업들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며 영향력을 나누고 있다. 이들이 진행한 프로그램은 2023년 기준으로 한해 33개 프로그램, 참여인원은 750명에 달했다.

▲대야동에 위치한 청년협업마을

지역 곳곳의 숨은 매력을 찾아내는 역할도 청년들이 도맡는다. 상권 활성화를 위한 특색 있는 상권 발굴부터, 지역의 문화 홍보를 위한 행사 개최까지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심심한 원도심으로만 여겨졌던 대야신천 지역과 청년들이 만드는 상생전략이 흥미롭다. 대야신천을 터전으로 자신의 꿈을 펼치는 동시에, 지역 곳곳에 신선한 재미를 심어내고 있는 시흥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꿈 담은 고래 훨훨 날다' 발달장애인 작가 김채성씨

세종로 근처 쓰레기통 덮개에는 예술이 있다. 푸른 들판을 뛰어노는 아이들 위로 하늘을 나는 고래의 모습이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이 작품은 발달장애인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채성 작가의 작품이다.

시흥시 능곡동에 거주하는 김 작가는 2017년 꿈틔움 공모전 입상을 계기로 작품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2022년에는 시흥시 모랫골 만지작 스튜디오 첫 개인전을 열었고 같은 해 청와대에서 열린 '장애예술인 특별전'에도 참여했다. 이 외에도 ▲예술의전당 드림어빌리티 ▲청년뉴웨이브展 등을 통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그러나 장애예술인으로서 창작 활동에 어려움도 있었다. 개인 작업실이 없어 집에서 그림을 그렸고, 예술 활동의 기회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 이런 그가 시흥시와 손잡으며 시민과 깊이 있게 만나기 시작했다.

▲숨쉬는 놀이터 개관 전시회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김채성 작가

2023년에는 시흥시 공공형 실내놀이 공간 숨쉬는 놀이터 개관 전시회, 은계1어울림센터 개관 전시회, SNU 배곧 아트큐브 기획전시 등에 참여했고, 지난해에는 '청년 통통 연속 전시사업'을 통해 작품세계를 마음껏 펼쳤다.

작업에 매진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겼다. 대야동에 있는 청년협업마을에 입주한 김 작가는 '아트 가이즈'라는 이름으로 작품 전시뿐 아니라 문화예술 서비스 교육과 미술장식품 제작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나가고 있다.

-시흥 대표에서 경기남부 대표로 연극크루 '소꿉놀이'

소꿉놀이는 나이, 성별, 직업에 관계없이 연극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인 시흥시 연극 크루(CREW)다. 대학교 때 경험했던 연극의 매력을 잊지 못한 이동수 크루장(33세)이 지역 내 문화예술 사업을 통해 발굴된 시흥청년들의 역량을 모으며 크루가 탄생했다.

프로 연극인부터 아마추어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까지 다양한 청년들이 속해있다. 이들 역시 청년협업마을에 입주해 있는데, 이곳에는 연습실과 공연장까지 갖춰져 있어 예산과 시간을 상당부분 절약하고 있다.

극작부터 연출, 기획, 배우, 무대디자인까지 크루원들의 몫이다. 각자 본업이 있는 상황에서 조별과제하듯 힘을 합쳐 작품 하나를 완성해 가는 모든 과정은 이들에게 도전이다. 첫 작품에서는 무대도구를 올리는데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연극에 대한 청년들의 열정과 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시흥시의 지원이 만나며 소꿉놀이의 작품은 날개를 달게 됐다.

▲시흥시 연극크루 '소꿉놀이'

지난해에는 SF장르를 통해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인물들을 그려낸 작품 '행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올해 고3 교실을 배경으로 청년·청소년들이 가진 삶의 고민을 들여다보는 연극 '학생회장'(가제) 상연을 시작으로, 이후에는 이머시브(몰입형) 연극, 단편영화 제작 등 장르 경계를 무너뜨리고,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시흥시를 넘어, 인천과 경기 남부 청년들까지 합류하는 크루로 성장한 소꿉놀이는 "뛰어난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 지역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민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관객이 창작자로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을 이룰 것"이라며 비전을 강조했다.

-골목골목 재미를 디깅하는, 대야신천 홍보대사 '디깅인시흥'

'디깅인시흥'은 대야신천 지역의 터줏대감이자 자발적 홍보대사다.

신천·대야·은행동 원도심 일대에 분포된 청년 사장 및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 지역 일대의 숨은 맛집과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 와인바, 빈티지숍 등을 '디깅(발굴)'하고 예술을 일상에 녹여내며지역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 이들의 주목표다.

▲디깅인시흥 여권(좌), 디깅인시흥이 대야동 비둘기공원에서 개최한 플리마켓 현장(우)

이들은 대야신천 지역은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 맛집부터 문화까지 다양한 즐거움을 몰라서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만든 것이 지역 곳곳 숨은 재미를 찾는 '디깅맵'과 '디깅인시흥 여권'이다. 디깅인시흥 여권은 지난해 디깅인시흥이 제작한 굿즈로, 스탬프 투어의 일종이다. 여권 안에 있는 업체들을 방문하면 도장을 찍어주고, 다 모으면 대야신천 원도심 투어를 완성한 셈이 된다.

디깅인시흥 여권이 다른 지자체의 스탬프 투어와 다른 점은 보다 다양한 서비스와 할인혜택을 야무지게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디깅인시흥은 이 여권을 사람이 있고, 문화가 있는 원도심의 매력을 선보이는 효과적인 장치라고 설명한다.

시민들과 직접 만나는 기회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월 '봄인가봄, 어서와봄' 축제 개최를 시작으로, 10월에는 세계커피콩축제, 11월에는 대야동 미관광장 플리마켓에 참여했고, 12월에는 직접 구도심 활성화 겨울축제 프로젝트 '윈터카니발'을 개최하며 지역 홍보에 매진했다. 올해에도 디깅인시흥의 활동은 계속된다.


시흥=김삼철 기자 news100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3.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4.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5.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1. 최대 1만 500세대 통합재건축…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청사진 첫 공개
  2.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3.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4.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5.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헤드라인 뉴스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에 1일 자로 최종 지정·고시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농식품부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전국 11개 시도가 신청했고 최종 7곳이 선정됐다. 육성지구로 지정되면 국비 기반 공모사업 참여 자격과 기업 지원사업 가점 부여, 지자체 부지 활용 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위치는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상성리 일원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 면적은 134만 2976㎡(40만 평) 규모이며, 오는 2030년 2028년까지..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마지막 지역 예선전인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논산 퀴즈왕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학생이 차지하면서 참가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논산시와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 논산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7일 논산 동성초 강당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퀴즈 대결에 앞서 참가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돌입하자 침착함을 되찾고 집중력을 발휘해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SNS에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계정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정황이 확인돼 대통령실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틱톡(TikTok), 엑스(X) 등 SNS 플랫폼에서 제21대 대통령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확인돼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가짜 계정들은 프로필에 '제21대 대통령'이라는 직함과 성명을 기재하고 대통령 공식 계정의 사진·영상을 무단 도용하고 있으며, 단순 사칭을 넘어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