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지방간 신약 개발 도울 인공장기·분석 기술 개발

  • 경제/과학
  • 대덕특구

화학연 지방간 신약 개발 도울 인공장기·분석 기술 개발

김현우·배명애 박사 인공장기 망가지는 기존 방식 보완
나노 탐침으로 손상 최소, 계산식 넣어 수치화해 측정

  • 승인 2025-03-16 19:03
  • 신문게재 2025-03-17 5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0316134607
신대섭(앞) 연구원과 교신저자인 김현우 책임연구원이 지방간 오가노이드(미니 인공장기 세포)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화학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지방간 치료제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공장기와 이를 통한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병의 진행과 치료 과정을 측정하며 약물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어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16일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에 따르면 의약바이오연구본부 김현우·배명애 박사팀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을 모사한 인공장기를 개발하고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며 조직의 특정 부위 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나노 탐침 기반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과도한 식사나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간 세포에 지방이 쌓여 물렁해지면서 시작된다. 나중에는 콜라겐 같은 섬유성 물질이 과다 생성돼 단단해지는 간경화를 거쳐 간암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초기 약물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을 막는 게 중요하다.

통상 간 질환 신약 개발은 질환을 모사한 인공장기에 후보 약물을 투입하고 이 반응을 측정·분석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그러나 인공장기 전체 부위가 파괴될 때까지 누르면서 간 조직의 딱딱한 정도를 측정하다 보면 인공장기가 망가져 살아 있는 상태서 계속적인 측정이 불가능해지고 특정 위치의 경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르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장기가 살아 있는 상태로 지방간 상태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나노 단위 미세한 압력으로 좁은 영역을 선택적으로 누르고 측정값을 분석하는 계산식을 개발해, 인공장기를 파괴하지 않고 위치별 경도를 정량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지방에 쌓인 곳에서 강한 빛이 나오도록 인공장기에 형광염료를 염색해 위치를 찾은 뒤 해당 부위에 매우 작은 막대기인 나노 탐침으로 미세 압력을 가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나노 탐침이 인공장기를 누를 때 휘어지는 정도는 탐침 표면의 레이저 반사를 통해 정밀 측정했다. 이 측정 결과를 연구팀이 개발한 계산식에 넣어 분석하면 지방 축적에 따른 경도 변화를 영률(Young's modulus)이라는 정량적 수치로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기존 방식은 인공장기를 고정시키기 위해 약품 처리를 해야 했던 반면 이번 나노 탐침 기술은 인공장기가 계속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배양액 내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지방 축적 형광 영상을 통해 측정 위치를 찾은 결과 전체 측정 시간이 무작위 측정 방식에 비해 절반 이상 단축됐다. 또 측정 후 간세포 생존율이 97% 이상으로 손상을 최소화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하나의 인공장기를 손상없이 계속 사용하며 간 질환 진행 상황을 단계별 연속 측정하는 약물 효능 평가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현우·배명애 박사는 "이번 기술은 지방간 신약 개발 시 질환 모델의 변화를 간편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간 질환뿐 아니라 다른 질환의 신약 개발 과정에도 널리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24년 12월 국제할술지 'ACS 생체재료 과학 및 공학'에 게재됐으며 김현우&배영애 박사가 교신저자로, 신대섭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중도초대석]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작은 변화부터 이끌 것"
  2. "내년 대전 부동산 시장 지역 양극화 심화될 듯"
  3. 대전 한우리·산호·개나리, 수정타운아파트 등 통합 재건축 준비 본격
  4. <속보>갑천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현장에 잔디 식재 정황…고발에도 공사 강행
  5. [풍경소리] 토의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는 아름다운 사회
  1. 대전·세종·충남 11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세… 국내수출 7000억불 달성 견인할까
  2. SM F&C 김윤선 대표,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후원 참여
  3. 대전 신세계, 누적 매출 1조원 돌파... 중부권 백화점 역사 새로 쓴다
  4. 코레일, 철도노조 파업 대비 비상수송체계 돌입
  5.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지구지정 입안제안 신청 '사업 본격화'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를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충남도가 이번엔 18개 기업으로부터 4355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끌어냈다. 김태흠 지사는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석필 천안시장권한대행 등 6개 시군 단체장 또는 부단체장, 박윤수 제이디테크 대표이사 등 18개 기업 대표 등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18개 기업은 2030년까지 6개 시군 산업단지 등 28만 9360㎡의 부지에 총 4355억 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거나 이전한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기계부품 업체인 이화다이케스팅은 350억 원을 투자해 평택에서..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이 23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경 보람동 시청 2층 기자실을 방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했다. 당 안팎에선 출마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이 전 시장 스스로도 장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내 시장 경선 구도는 이 전 시장을 비롯한 '고준일 전 시의회의장 vs 김수현 더민주혁신회의 세종 대표 vs 조상호 전 경제부시장 vs 홍순식 충남대 국제학부 겸임부교수'까지 다각화되고 있다. 그는 이날 "출마 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