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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지역 경제계에서는 우리보다 먼저 협상을 시작한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찾은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직접 만나 미국산 자동차의 일본 내 저조한 판매량 개선과 함께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분담액 등 방위비를 언급하며 압박했다. 당초 미국 정부가 빠르면 빠를수록 협상조건이 좋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반대되는 상황이 연출되자, 일본 현지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이에 이시바 총리는 관세를 위해 안보문제까지 양보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이 때문에 이날 한덕수 권한대행이 밝힌 '국익 최우선'이라는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일본은 물론, 중국과 EU 등 글로벌 동향을 살피며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트럼프 1기 당시에도 비슷했지만, 2기의 관세정책을 보면 우선 강하게 던져놓고, 시장과 여론의 반응을 본 뒤 말을 바꾸는 소위 '흔들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원스톱쇼핑' 전략은 방위비부터 무역적자 해소까지 오로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도 국익을 위해 성급하게 협상을 진행하기보다는 속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상호관세가 90일간 유예된 만큼 관세협상을 차기 정부의 몫으로 남겨두고, 세계 각국의 동향을 살피면서 '시간 끌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계 인사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최근 행보를 보면 자신이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는 것 같다"면서 "국가의 외교 결정권은 선출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지, 권한대행에게 있는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모든 협상은 서두르는 이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서두르지 말고 긴 호흡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국가의 이익에 도움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협상 테이블을 빠져나갈 명분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국내 언론 보도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지역기업들이 미국발 통상 이슈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미국이 우리나라와 통상협의를 앞두고 국내 언론을 모니터링할 텐데, 기업의 동향이나 여론을 공개하는 것은 국익에 큰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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