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안전한 게 맞나요?"…관저다목적체육관 천장 낙하에 불안 고조

  • 정치/행정
  • 대전

[르포] "안전한 게 맞나요?"…관저다목적체육관 천장 낙하에 불안 고조

지난해부터 천장 타일 낙하에 그물망 등 임시 조치만
서구청·지역 국회의원실 민원 속출에도 공사 미뤄져
이용 주민들 "작은 소리에도 화들짝… 안전사고 우려"
수영장 "수시 점검" 區 "습기 빠져야…조기보수 검토"

  • 승인 2025-05-01 16:24
  • 신문게재 2025-05-02 6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화면 캡처 2025-05-01 111838
서구 관저동에 위치한 관저다목적체육관의 수영장 천장 타일이 부서져 떨어진 모습(좌), 그물망과 타일로 임시 조치를 해놓은 모습(우)./사진=독자제공
"물 속에선 안보이니까 더 불안해요."

4월 29일 오후 1시 서구 관저동의 관저다목적체육관의 수영장. 강습 시작을 기다리던 한 중년 여성 한 명이 조심스레 천장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말은 담담했지만, 눈빛만큼은 불안해 보였다.

여느 날처럼 수영장 탈의실 안은 수강을 준비하는 여성들로 북적였다. 어깨에 수건을 걸치고 모인 이들은 대부분 40~60대 중년 여성들이다. 출근 전이나 집안일을 마친 뒤 시간을 쪼개 찾아온 이들은 "운동 겸 건강 챙기려고 다닌다"며 수영복을 매만졌다.

하지만 이들의 시선은 수영장 입구 너머 천장으로 향해 있었다. 몇몇은 농담처럼 웃어 보였지만 말끝마다 긴장이 배어 있었다. 한 여성은 "요즘엔 물보다 위가 더 신경 쓰여요"라며 어색하게 웃었다.



수영장 내부 천장에는 하얀 그물망이 거미줄처럼 걸려 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타일 파편을 막기 위한 임시 조치다. 현장 직원은 "위험한 타일은 교체했지만, 완전히 새로 고치기 전까진 그물망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곳은 대전 서구청이 위·수탁으로 운영하는 공공 체육시설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수강료가 저렴해 인근 주민과 체육관 인근 직장인,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천장 타일 낙하 현상이 최근 들어 잦아지면서 이 평온한 수영장이 점차 불안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한 달 사이만 해도 여러 장의 타일이 떨어졌고 이에 따른 민원이 서구청과 지역 국회의원실로 연이어 접수됐다.

이 수영장에서 주 4회 강습을 받고 있는 김 모 씨(41·서구)는 "강사님도 친절하고 수강료도 부담이 없어서 이 수영장을 애용하고 있다"며 "최근 천장 타일이 떨어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조금만 소리가 나도 천장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떨어질 일 없다고 해도 그물망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진 않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자유 수영을 나온 이 모 씨(55·서구)는 "맨 발로 돌아다니는 곳인데 바닥에 떨어진 파편이라도 밟을까 무섭다"며 "더 무서운 건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다들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영장 측은 현재 안전 점검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물망과 임시 타일 교체를 통해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지금 당장 문제가 없으니 괜찮다는 식으로 버티고 있는 것 아니냐"며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서구청은 사태를 인지하고 올해 초 대전시로부터 특별교부세 2억 원을 받아 천장 보수 예산을 확보했다. 당초 3~4월 중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시공 예정 업체 측이 "천장 내부 습기가 너무 많아 안정적인 시공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9월로 일정을 늦췄다.

서구 관계자는 "습기를 빼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하면 부실 시공 우려가 있어 기다리는 것"이라면서도 "최근 민원이 늘고 타일 낙하 건수가 많아지면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지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2. 대전 학생들의 HYO(효)와 함께하는 특별한 하루
  3. 세종시 '조치원~청주공항' 연결 버스 운행 재개
  4. 세종충남대병원, 개인정보 보호 캠페인 시작
  5. 대전시립장애인종합복지관, 2025년 재가장애인 익산 봄나들이
  1. 신영복지재단 산하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총명서포터즈
  2. 국립어린이박물관, 어린이날 맞이 '도시를 달려요' 전시 개최
  3. 세종 전통문화체험관, 건강한 식생활 위한 사찰음식 정규강좌 연다
  4. 소비자원, 주요 온라인쇼핑몰 7개사 점검 168건 위반사항 적발
  5. 타이어뱅크(주), 어린이날 맞아 따뜻한 나눔 실천

헤드라인 뉴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받아야 한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기속되므로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월 1일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고 유력 대권 주자인 이 후보의 피선거권 여부가 달려있다는 점을..

한덕수 대행 “직면한 위기, 제가 해야하는 일 하고자”… 총리 사퇴
한덕수 대행 “직면한 위기, 제가 해야하는 일 하고자”… 총리 사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일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깊이 고민해 온 문제에 대해 최종적으로 내린 결정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한 직후다. 또 "엄중한 시기 제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러한 결정이 과연 옳고 또 불가피한 것인가 오랫동..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어린이날 특별한 추억 선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가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5월 5일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를 포함해 다양한 어린이날 행사를 진행한다. 국내 유일의 행사로,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베어트리파크는 5월 1일부터 6일까지 무료 체험과 나눔, 마술쇼, 버블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5월 5일에는 아기 반달곰의 백일잔치가 열리며, 관람객들은 마술과 버블쇼를 즐기며 아기 반달곰의 새로운 이름을 짓고 축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외에도 5월 1일과 6일에는 입장객에게 선착순으로 새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