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업의 재난사고, 지역공동체 갈등으로 번진다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기업의 재난사고, 지역공동체 갈등으로 번진다

최충규 대전 대덕구청장

  • 승인 2025-05-20 16:51
  • 신문게재 2025-05-21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최충규 대덕구청장 프로필 사진★ (1)
최충규 대덕구청장.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발명품 '기업'이 본격 기지개를 켜고 나서야 인류의 문명은 꿈 같은 세상으로 바뀌었다. 기업은 어떻게든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노동, 자본 등을 총동원하여 창의력과 기술력으로 인종, 국경, 종교, 문화 등을 초월하여 활동한다. 그 결과 우리는 전 분야에 걸쳐 풍요롭고 품격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위대한 기업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기업 사업장 주변에는 늘 대기오염, 수질오염, 소음, 분진 등 환경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특히 환경과 안전을 외면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는 일부 기업들의 행태는 지역공동체라는 큰 삶터를 위협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우리 대덕구는 큰 산업단지를 두 개나 가지고 있다. 대전산업단지(약 230만㎡)와 대덕산업단지(약 315만㎡)로 대덕구 전체 면적의 약 8%를 차지, 145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그뿐만 아니라 2개 산업단지 연접 지역에 수백여 개의 기업이 자리 잡고있다. 기업들이 많아 경제활동이 아주 활발한 우리 대덕구이지만 그만큼 주민 환경과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주민이 익숙하지 않은 기업의 재난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 노후화된 공장 설비나 소홀한 관리 등으로 발생하는 기업의 재난 사고는 주변 주민들에게 직·간접피해를 광범위하게 입혀 지역 안전 위협을 넘어 공동체 갈등으로까지 번지게 한다. 2023년 3월에 우리 대덕구 대덕산단 주변 한국타이어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는 그 본보기 사례이다. 당시 한국타이어 주변 주거지 등에서 1200여 건의 피해 민원이 쇄도했는데 매연으로 인한 건강 피해, 분진으로 인한 환경피해, 주변 농작물이나 영업 지장 피해까지 유형도 다양했다.



화재 복구 이후에는 한국타이어 등 위험공장 이전 요구, 공장 화재에 대한 트라우마, 불안감 확산 등 지역공동체 갈등으로까지 확대되어 진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의 환경문제는 ESG경영 같이 기업이 자발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노력하거나 환경 관련법으로 규제와 단속하는 등 보편적 해결 방안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에 비해 기업의 재난사고는 기업의 사업장에 국한된 보험 처리 외에는 지역공동체를

보살필 만한 뚜렷한 처리 방안이 없다.

전국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 산업단지는 계속해서 노후화될 것이다. 그만큼 기업의 재난사고 발생 확률도 늘어날 것이다. 우리 대덕구 재난 사례는 타 지자체에 비해 더욱 노후화된 산업단지와 기업들이 있었기에 먼저 재난을 경험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지자체도 기업의 재난 사고로 인한 지역공동체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더 미룰 수 없다는 이야기 이다. 그렇기에 나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먼저 기업의 재난 사고가 지역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과 지역공동체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해결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사고를 초기부터 예방 또는 초기진화할 수 있도록 자동방재설비 의무 설치 지도, 감독 및 비용 지원, 기업은 자동방재 설비 적극 설치 및 운영관리 등이다. 거기에 더해 기업 재난으로 광범위한 피해 발생 시 갈등을 줄이고 해결 방안을 신속하게 모색할 수 있도록 지자체, 기업, 주민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기업재난피해 협의체를 구성 하여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 유도와 합리적인 주민공동체가 피해 구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충규 대전 대덕구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코스피 3년 5개월 만에 2900돌파
  2. 국간사 생도와 함께 하는 현충시설 환경정비 봉사
  3. 세종시 '중앙공원·장남평야'서 생물 341종 발견...다양성 확인
  4. 대전지방보훈청-NH농협은행 대전본부, 보훈가족에 나눔행사
  5. [현장] "제방 복구 안 끝났는데…" 이른 장마 소식에 정뱅이마을 주민 한숨
  1. 기초부터 확실하게… 한글책임교육으로 문해력 격차 줄인다
  2. [문예공론] 김선미 교장선생님의 슬기로운 은퇴생활
  3. 오석환 차관 "리박스쿨 논란 초교 10곳 교육 중립성 위반 문제점 확인안돼"
  4. 충남대병원,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방안 세미나 개최
  5. 새마을금고중앙회-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AI 반려로봇' 전달식 진행

헤드라인 뉴스


본보 단독보도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 문화유산 말소

본보 단독보도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 문화유산 말소

국가유산청은 12일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포위된 미군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됐다고 알려진 증기기관차에 대해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말소했다. 중도일보가 단독 보도했던 역사적 진위논란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여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129호가 '딘 소장 구출 작전'에 투입됐다는 사실과 다르다는 판단을 최종 내린 것인데, 철도 역사뿐만 아니라 대전의 상징물로 남아있는 만큼 파장이 예고된다. 12일 국가유산청은 관보를 통해 "기관차 129호가 실제 작전에 투입된 차량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등록 사유에 오류가 있어 문화..

코스닥 상승 견인하는 대전 상장기업…시총 63조 원 돌파
코스닥 상승 견인하는 대전 상장기업…시총 63조 원 돌파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대전의 상장기업 시가총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3년간 지역의 상장기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시총 규모도 63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충청권 상장기업 전체 시총의 절반에 육박한다. 대전에 본사를 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신약개발 기업 인투셀이 지난달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지역 상장기업 수는 66개로 늘었다. 2015년 설립한 인투셀은 리가켐바이오 공동 창업자 박태교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창업 10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인투셀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통령실 “대통령 철학 담은 스마트워치·스마트폰 배경화면 배포”
대통령실 “대통령 철학 담은 스마트워치·스마트폰 배경화면 배포”

대통령실은 12일 “국민과 함께 만드는 디지털 기념품인 '대통령 디지털 굿즈'를 공식 공개하고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누구나 일상 속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우선 스마트워치 배경화면과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배포한 후 향후 실제 워치페이스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파일을 공식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배포할 계획이다. 굿즈 디자인에는 대통령 휘장과 서명, 자필 문구 등을 시각적으로 반영하며, 기존의 비공식 이미지 배경화면과는 구분되는 공식 디지털 콘텐츠로 제공한다. 특히 취임식 미공개 사진과 G7 정상회의 등 외교 현장..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선생님 저 충치 없죠?’ ‘선생님 저 충치 없죠?’

  • ‘고향에 선물 보내요’ ‘고향에 선물 보내요’

  • 대전에서 잡(JOB)는 내일 대전에서 잡(JOB)는 내일

  • 국간사 생도와 함께 하는 현충시설 환경정비 봉사 국간사 생도와 함께 하는 현충시설 환경정비 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