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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28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1925조 9000억 원)보다 2조 8000억 원 많다. 이는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통화 긴축 속에서도 2023년 2분기 8조 2000억 원, 3분기 17조 1000억 원, 4분기 7조 원 등 지속적인 상승을 보이다 2024년 1분기 들어서야 3조 1000억 원 줄었다. 그러나 이후 다시 방향을 틀어 2025년 1분기까지 네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1분기 증가 폭은 2조 8000억 원으로, 전 분기 11조 6000억 원 늘어난 것보다는 크게 줄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1분기 말 잔액이 1810조 3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1805조 5000억 원)보다 4조 7000억 원 불었다. 역시 전 분기 9조 1억 원 상승한 것과 비교해 증가 폭은 절반으로 축소됐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133조 5000억 원)이 9조 7000억 원 증가했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76조 7000억 원)의 경우 4조 9000억 원 줄어 14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대출자들이 연초 상여금으로 신용대출을 상환한 데 영향을 받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74조 5000억 원)이 석 달 사이 8조 4000억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11조 5000억 원 불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은 3조 1000억 원 줄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11조 3000억 원)도 1조 원 증가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늘었지만, 증가 폭은 전 분기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 524조 5000억 원)은 4조 7000억 원 뒷걸음쳤다. 주택도시기금 자체 재원 주택담보대출과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유동화분 등이 순상환됐기 때문이다.
1분기 가계신용 가운데 판매신용 잔액(118조 5000억 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 위주로 1조 9000억 원 줄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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