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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지역 외식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브라질 닭고기 수입 금지 조치 이후 가격이 크게 급등하고 있다. 브라질산 닭고기 거래 가격은 공식 집계는 없으나 외식·유통업계 내에서 1kg당 4000원 초반에서 26일 현재 7000원대까지 뛰었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곳은 이보다 높은 금액에 울며 겨자 먹기로 브라질산 닭고기를 공수하고 있다. 정부가 고병원성 AI 방역을 위해 5월 17일 브라질산 가금육과 가금생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한 뒤 가격이 두 배가량 치솟은 셈이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국내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통상 순살로 수입돼 많은 외식업계에서 이용 중이다. 2024년 한국에서 수입한 브라질산 닭고기는 15만 8000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18만 3600톤의 86%에 이른다.
6월부터는 브라질산 닭고기가 1kg당 8000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정육 업체의 말에 외식업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의 경우 이전에 확보해둔 물량에 큰 문제가 없다곤 하지만,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 등은 당장 공급이 끊길까 우려하고 있다. 대전에서 닭강정 집을 운영 중인 A 씨는 "2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1kg당 5800원에 가져왔는데, 다음 주부터 8000원 초반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정육업체에서 연락 와서 다른 닭고기 업체들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물량이 부족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가뜩이나 손님도 전처럼 많지 않다 보니 마진이 크게 남지 않는 상황에서 닭강정 가격을 올려버리면 그나마 있던 손님도 줄어들까 참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브라질산 닭고기 몸값이 오르자 영업시간 단축과 휴일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닭갈비 집을 운영 중인 B 씨는 "닭값이 완전 소값으로 변해가는 상황에 참으로 암담하다"며 "메뉴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영업시간을 전보다 줄여서 인건비라도 조금 줄여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고, 이제까지 휴일은 없었는데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는 주 1회 정도 쉬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고래를 저었다.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닭고기 수급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최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수급 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브라질 내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닭고기를 수입한다는 방침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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