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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남현우 과장과 허인지 조사역이 발표한 '트럼프 신정부 관세정책이 충남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미국을 수출 대상국으로 하는 모든 국가와 품목에 고율의 관세를 책정하자 제조·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구조를 가진 충남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은 2023년 기준 지역내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8%이며, 수출 규모는 지역내총생산의 73%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또 전국 9개 도 중에선 가장 높다. 남 과장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영향을 관세경로와 불확실성경로 등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우선 미국이 충남 수출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 내 시장에서 충남 수출품의 경쟁력이 약화돼 생산이 위축되는 관세경로를 따져봤다. 충남 대 미국 수출 중 대부분 품목은 관세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25%의 높은 관세가 부과된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부품포함)는 충남 대 미국 수출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기본 관세 10% 대상인 품목의 비중도 19%에 달한다. 반도체와 의약품 등 한시적으로 관세가 면제됐으나, 조만간 품목 관세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의 비중도 높은 상황이다. 충남 대 미국 수출 중 50%의 품목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5%의 관세가 부과됐고, 40%가량은 곧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경로의 영향으로 충남 지역 제조업 성장률도 0.6%에서 1.3%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운수장비가 자동차관세 25%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충남지역 최대 수출 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관세부과까지 현실화될 경우 관세경로의 부정적 효과는 더 커지게 된다.
불확실성경로를 살펴봤을 때도 충남 제조업 성장률은 낮아진다. 불확실성경로란 미국의 무역정책과 주요국의 대응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투자와 생산 등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경로를 뜻한다. 불확실성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철강금속과 운수장비, 기계, 화학 등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불확실성경로의 영향으로 충남 제조업의 성장률은 0.3%~1.0%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업별로는 화학과 운수장비, 철강금속 사업이 성장률 하락을 주도했으며, 장치산업의 경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신규 투자 등에 대한 의사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서는 보고 있다.
보고서는 충남 수출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남현우 과장은 "트럼프 관세정책이 충남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와 정부, 기업이 협력해 수출 제조업 지원정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충남 수출 기업들은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지자체와 유관기관은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정책적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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