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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구 관저동 선암초 일대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된 안전펜스 모습. A 업체가 설치한 지 2년 밖에 안됐지만, 심하게 흔들거리고 이음새가 벌어져 끈으로 고정한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관급 계약 뇌물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서구청 전 비서실장과 민간업체 대표가 어린이보호구역 방호 울타리 설치 사업에도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해당 업체가 설치한 스쿨존 방호 울타리의 부실성이 확인됐다. 배승아 양 스쿨존 사망사고 이후 서구 지역 초등학교 안전펜스 연장사업으로 업체 계약이 이뤄졌지만, 설치한 지 2년 만에 뜯어지고 부서져 세금 낭비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중도일보 2025년 5월 28·29·30일 자 6면 보도>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한 결과, 서구청 전 비서실장 지인 업체로 알려진 A 업체는 서구청이 추진한 선암초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 수의계약을 통해 2023년 7월 초등학교 주변 상가 인근 300m 구간에 방호 울타리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 규모는 6600만 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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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A업체가 설치한 서구 관저동 선암초 어린이보호구역 안전펜스 모습. 이미 차량 충격에 변형이 온 상태였다. (사진=정바름 기자) |
부서진 울타리 상태에 동네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전반적인 스쿨존 점검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왔다. 아이 등원 때문에 이곳을 자주 지난다는 관저동 주민 김모(41)씨는 "주변에 식당이랑 술집도 많고 차량들 주차까지 돼 있는데, 여기 설치된 울타리만 보면 안전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며 "설치해놓고 구에서 전혀 관리가 안 되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강정수 서구의회 의원(가수원동, 도안동, 관저1·2동, 기성동)은 "선암초 주변 포함해 A 업체가 관내 어린이·노인보호구역 안전구조물 설치 대상 지역 52곳을 맡아 펜스를 설치한 것으로 2023년 행정사무감사 당시 파악했다"라며 "그때도 안전 문제를 지적했었는데, 2년 뒤 펜스 모습을 보니 처참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5월 어린이보호구역 안전구조물, 체육시설 사업 등 관급 계약 과정에서의 비위로 5급 별정직이었던 서구청 전 비서실장, A 업체 대표 등 민간업자 9명을 포함해 서구청, 대전교육청, 논산시 공무원 등 총 19명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관련 법률 위반(뇌물수수·공여),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 수사 후 검찰에 넘겨졌다. 구청장 책임론이 거세지자 서철모 서구청장은 지난 28일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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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A업체가 안전펜스를 설치한 서구 관저동 선암초 어린이보호구역 일대 모습. 어린이들이 등하굣길로 자주 드나들지만, 인근에는 차량이 주차돼 있고, 안전 펜스 일부가 설치가 안돼 있는 구간도 있었다. (사진=정바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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