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방 복구 안 끝났는데…" 이른 장마 소식에 정뱅이마을 주민 한숨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현장] "제방 복구 안 끝났는데…" 이른 장마 소식에 정뱅이마을 주민 한숨

피해 없도록 관리기관 올해 장마철 대비 철저히 해야

  • 승인 2025-06-11 17:28
  • 수정 2025-06-11 17:51
  • 신문게재 2025-06-12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정뱅이 마을
11일 지난해 집중호우로 무너졌던 갑천 제방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정바름 기자)
"아직 제방 복구도 안 끝났는데, 당장 이번 주말부터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해서 걱정이 많아요."

11일 오전 10시께 대전 정뱅이마을에서 다시 만난 김환수(68)씨는 하천 제방 복구공사에 한창인 현장을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7월 새벽에 내린 갑작스러운 폭우에 불어난 하천물을 막던 제방까지 무너져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기억이 생생하다. 전업 농업인으로 오이 농사를 짓는 김 씨가 밤낮없이 살피며 정성껏 키운 한해의 결실은 전부 물에 휩쓸렸다. 비닐하우스 6동이 무너졌지만 지자체의 농가 피해 지원도, 농업 재해 보험금도 적어 재건하는데 빚만 늘었다는 것이다. 김 씨는 "트라우마 때문인지 이제는 비 예보만 봐도 걱정이 태산"이라며 "관에서 5월 말까지 제방 복구를 끝낸다고 들었는데, 현재까지도 공사가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장마 소식에 수해를 겪은 정뱅이마을 주민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김 씨의 말처럼 용촌 철교 주변에서는 제방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앞서 집중 호우에 40㎝가량이 무너졌던 용촌좌안1제 제방 복구는 일대 갑천 구간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됨에 따라 금강유역환경청이 맡게 됐다.

금강청은 "기존보다 제방 규모를 키워 축조했고, 현재 그물망 등으로 고정하는 작업만 남아 속도를 높여 올해 6월 말까지 공사를 마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른 장마가 복병이다. 이날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더 빨리 찾아와 이번 주말부터 영향을 미쳐 다음 주 충청권에도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그간 관리기관이 일부 구간 준설로 하천 물그릇을 키웠다곤 하지만, 봉곡2교 주변 두계천과의 합수 지점은 하천 바닥에 두텁게 쌓인 퇴적물과 식생이 여전히 무성했다. 현장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 A씨는 "여기가 계룡산에서 내려온 하천물하고, 대둔산에서 내려오는 하천물하고 합해지는 지점이라 중요한데, 이쪽은 준설 작업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라며 "이 지점에 설치된 배수 펌프 용량도 더 늘어나야 한다고 구청에 계속 건의하고 있지만, 개선이 안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뱅이 마을 2
11일 지난해 수해로 복구하지 못한 한 주민의 흙집. 토지와 건물 소유주가 달라 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변 주민은 전했다. (사진=정바름 기자)
겉보기에는 평화롭지만, 수마가 할퀸 상처는 곳곳에 남아있었다. 주택과 농가 등 마을 대부분 복구됐으나, 유일하게 재건하지 못하고 남은 흙집도 보였다. 주민들은 마을 교회 전도사인 60대 주민이 살던 집이지만,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달라 지금까지 복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깝게 바라봤다. 토지는 이 집에 살던 주민의 소유지만, 주택 건물은 다른 이의 명의인 데다 연락도 닿지 않아 정부나 지자체의 주택 복구 지원조차 못 받고 철거도 못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주민은 시에서 단기 지원하는 임시 주택에서 머물고 있다고 했다.

마을 부녀회장의 집에는 하천물이 처마 밑까지 차올랐던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도로의 아스팔트 바닥은 물에 휩쓸려 일부가 깨져 있고, 마을 가로등은 아직 설치가 더 필요한 상태다.

주민들은 올해는 장마 대비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마을 경로당에 만난 한 어르신은 "물난리 때문에 작년에 대피소에서 고생하고, 집을 고치는데도 드는 비용이 수천만 원이라 그냥 놔두고 아들 내외랑 같이 지내고 있다"라며 "제방 공사라도 어서 빨리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명무실한 대전시·교육청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치유 조례
  2. GM세종물류 노동자들 다시 일상으로...남은 숙제는
  3. “정부 행정통합 의지 있나”… 사무·재정 담은 강력한 특별법 필요
  4. 성장세 멈춘 세종 싱싱장터 "도약 위한 대안 필요"
  5. 한국효문화진흥원 설 명절 맞이 다양한 이벤트 개최
  1. 충남대병원 박재호 물리치료사, 뇌졸중 환자 로봇재활 논문 국제학술지 게재
  2. 으뜸운수 근로자 일동, 지역 어르신 위한 따뜻한 나눔
  3. 지역대 정시 탈락자 급증…입시업계 "올해 수능 N수생 몰릴 것"
  4. [사설] 김태흠 지사 발언권 안 준 '국회 공청회'
  5. 무면허에 다른 이의 번호판 오토바이에 붙이고 사고낸 60대 징역형

헤드라인 뉴스


지방선거 앞 행정통합 블랙홀…대전 충남 등 전국 소용돌이

지방선거 앞 행정통합 블랙홀…대전 충남 등 전국 소용돌이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블랙홀로 떠오른 행정통합 이슈에 대전 충남 등 전국 각 지자체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 통합 당사자인 광역자치단체들은 정부의 권한 이양이 미흡하다며 반발하고 있는 데 시민단체는 오히려 시민단체는 과도한 권한 이양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 등 행정통합 배제 지역은 역차별론을 들고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전남·광주, 충남·대전, 대구·경북 등 3개 권역의 행정통합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대한 병합 심사에 돌입했다. 이..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호조세와 피지컬 AI 산업 기대감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충청권 상장사의 주가도 함께 뛰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의 강세로,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한 달 새 40조 1170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10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2026년 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211조 8379억 원으로 전월(171조 7209억 원)보다 23.4% 증가했다. 이 기간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의 시총은 14.4%, 충북은..

[독자제보] "폐업 이후가 더 지옥"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독자제보] "폐업 이후가 더 지옥"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세종에서 해장국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A 씨는 2024년 한 대기업 통신사의 '테이블오더(비대면 자동주문 시스템)'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문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매장 운영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테이블오더 시스템은 자리 잡지 못했다. A 씨의 매장은 고령 고객 비중이 높은 지역에 있었고 대다수 손님이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다. 주문법을 설명하고 결제 오류를 처리하는 일이 반복되며 직원들은 '기계를 보조하는 역할'을 떠안게 됐다. A 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