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다문화] 삼복더위를 잊기 위한 지혜로운 생활

  • 다문화신문
  • 공주

[공주다문화] 삼복더위를 잊기 위한 지혜로운 생활

예로부터 전해진 이열치열의 세시풍속
땀 내고 복달임 음식 먹으며 몸과 마음 지켜나가

  • 승인 2025-07-20 11:11
  • 신문게재 2024-12-08 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7-7]삼계탕_박진희 기자
날이 점점 더워진다. 선풍기를 옆에 끼고 사는 날이 늘고 있다. 이맘때면 문득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 그것이다. 열로써 열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무더운 여름일수록 더운 음식을 먹거나 몸을 움직여서 땀을 배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고대 중국의서에 '이한이열((以寒以熱)'이라는 표현은 있지만,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 등 한자권 국가에서 사용하는 표현은 아니라고 한다.

이열치열을 떠올릴 즈음에는 달력을 들여다보는 일도 잦아진다. 복날을 확인해 두려는 심사다. 복날은 초복, 중복, 말복의 삼복(三伏)을 일컫는 말로, 1년 중 날씨가 가장 더워지는 시기라 '삼복더위'라는 말로 알려져 있다.

선선한 기운이 여름의 더운 기운에 굴복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삼복에는 예로부터 더위를 잊기 위한 다양한 풍습이 행해졌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왕이 벼슬이 높은 신하들에게 장빙고(藏氷庫)의 귀한 얼음을 하사했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계곡에 발을 담그고 수분이 많은 수박과 참외를 먹으면서 더위를 식혔다고 전해진다. 특히 복날에는 삼계탕, 백숙과 같은 보양식을 먹었는데, 이는 열을 내는 닭과 인삼 등이 들어간 음식을 통해 땀으로 손실되는 수분과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삼계탕(參鷄湯)은 산업화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 복날 먹는 보양식으로 대중화되었다. 삼계탕은 어린 닭의 뱃속에 찹쌀, 인삼, 마늘, 대추 등을 넣고 물을 부어 푹 끓인 음식이다. 병아리보다 조금 큰 연계(軟鷄; 영계)를 흠씬 고아 낸 것은 '영계백숙'이라고 한다. 영계백숙에 인삼을 넣어 계삼탕이라고 불리던 것이 지금은 삼계탕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삼계탕이 복날 대표적인 보신 음식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쓰이는 재료도 다양해졌다. 치료용으로 쓰던 오골계(烏骨鷄)를 주재료로 쓰거나, 낙지나 전복과 같은 해산물을 넣어 보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부재료도 각종 한약재며 녹두, 흑임자를 넣어 영양과 맛을 좋게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찹쌀을 일부러 눌려서 고소한 풍미를 가미한 누룽지삼계탕이 각광받고 있다. 삼계탕 키트 상품이 늘고 있고, 수요가 많은 동남아시아로는 수출까지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유교에서 이르는 오복(五福) 중 으뜸은 심신의 건강이 아니겠는가. 7월, 무더위로 짜증이 늘거나 몸이 축나기 쉽다. 열심히 땀 내고 이웃과 복달임 음식을 나누며 슬기롭고 화끈하게 한여름을 이겨내 보자!
박진희 명예기자(대한한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연수구, 지역 대표 얼굴 ‘홍보대사 6인’ 위촉
  2.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3. 행정수도와 거리 먼 '세종경찰' 현주소...산적한 과제 확인
  4.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5.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김성욱 경장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1. 일단 입학만 시키자?…충청권 대학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 급증
  2. 호수돈총동문회, 김종태 호수돈 이사장에게 명예동문 위촉패 수여
  3.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비인간적 범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4. '날뛰는' 허위 폭발물 협박신고… 아산·광주·인천 등 학교 겨냥
  5. 대전 방공호와 금수탈 현장 일제전쟁유적 첫 보고…"반전평화에 기여할 장소"

헤드라인 뉴스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미지의 세계로 남은 인간의 뇌, 그중에서 뇌파는 치매와 뇌전증, 알츠하이머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열쇠로 여겨진다. 활동하는 뇌에서 발산하는 전기적 신호를 측정하고 무수한 데이터를 해석하는 뇌과학이 발전해 뇌의 기능적 장애를 뇌파로 조기에 파악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뇌파와 뇌과학에 주목하는 이는 의료계뿐만이 아니다. 경찰은 지문과 유전자 감식 등의 과학수사 기법을 첨단화해 뇌파 분석을 시작한다. 20일 중도일보가 만난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 김성욱 경장은 우리 지역 뇌파 분석 특채 1호 수사관이다. 뇌파 분석이란 대상..

"편의점도 줄어든다"... 인건비 부담에 하락으로 전환
"편의점도 줄어든다"... 인건비 부담에 하락으로 전환

편리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편의점 수가 대전에서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늘던 편의점 수가 줄어든 것은, 과포화 시장 구조와 24시간 운영되는 시스템상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며 폐점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8월 현재 대전의 편의점 수는 1463곳으로, 1년 전(1470곳)보다 7곳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7곳이 감소한 건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매년 단 한 곳도 빠짐없이 줄곧 늘던 편의점이 감소로 돌아서며 하락 국면을 맞는..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선임 논란… 국감서 3라운드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 선임 논란… 국감서 3라운드

직원 3명의 징계 처분으로 이어진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선임 논란이 2025 국정감사에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임명 초기 시의회와 1라운드 논쟁을 겪은 뒤, 올해 2월 감사원의 징계 처분 상황으로 2라운드를 맞이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서울 구로 을)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세종시청 대회의실에서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공교롭게도 첫 질의의 화살이 박영국 대표이사 선임과 최민호 시장의 책임론으로 불거졌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월 12일 이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