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를 대표하는 사찰인 기요미즈데라는 778년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절벽 위에 세워진 목조 구조물로 유명하다. 약 12m 높이의 무대는 4층 건물에 상당하며, 봄 벚꽃과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장관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1990년대 절의 곳간 마루 밑에서 발견된 에도시대(1603~1868년) 일정기간의 기록에 따르면, 실제로 이 무대에서 뛰어내린 사람이 234명에 달했다. 이는 1694년부터 1864년까지의 기간 동안 기록된 것으로, 이 중 34명이 사망해 생존율은 85.4%에 달했다. 당시 무대 아래 울창한 나무와 부드러운 흙이 완충 역할을 했기 때문에 높은 생존율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자살 목적이 아닌 종교적 신념 때문에 뛰어내렸다는 사실이다. 당시 민간신앙에 따르면 관음보살에게 목숨을 바쳐 뛰어내리면 생명을 보존하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어졌다. 기록에 따르면 자신의 질병 치유나 가족의 병을 고치기 위한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뛰어내린 사람의 70% 이상이 10~20대 젊은층이었으며, 최연소자는 12세였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위험한 관습은 1872년 교토부가 뛰어내리기 금지령을 내리고 방지용 대나무 울타리를 설치하면서 중단됐다.
에도시대 문학 작품에도 '기요미즈의 무대' 이야기가 등장하며, 미술 작품의 소재로도 활용되는 등 일본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소재였음을 보여준다.
현재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기요미즈데라를 방문할 때,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을 알고 본다면 더욱 의미 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위험한 행위를 권장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아사오까 리에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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