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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쳐=연합뉴스 |
살해 후 도주한 지 24시간 만에 검거된 피의자는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자신을 무시했다"라는 답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대전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0일 중구 산성동에서 살인 혐의로 A(20대)씨를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했다. 당시 검거 직전 A씨가 독극물로 음독을 시도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A씨는 29일 전 연인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도망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A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며, 말을 할 수 있으나 건강 상태 악화 가능성에 경과를 봐야 한다는 의료진 소견에 경찰의 피의자 대면 조사와 구속영장 신청이 늦어지고 있다.
다만, 검거 직후 의식이 있는 피의자를 대상으로 경찰이 간략하게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범행 하루 전 대전에서 미리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 직전 음독에 사용했던 독극물은 범행을 저지르고 3시간 여 뒤에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29일 대전 괴정동 주택가 앞에서 전 연인 B(30대·여성)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망쳤다. 도주하는 과정에서 2개의 차량과 오토바이를 바꿔 타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피의자가 도주에 사용한 이동수단 중에는 피해자의 명의로 빌린 렌터카가 있었는데, 이 역시 범행 전 미리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토바이도 피해자가 평상시 대여해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검거 후 "내가 잘못했다. 나쁜 놈이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내뱉었다고 설명했다.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대답하지 않고 "나를 무시했다"라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와 피해자가 지난해 10월 헤어졌던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도주 중이던 30일 오전 피해자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에 방문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신고 내용을 토대로 피해자의 유족을 만나려 했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A씨는 피해자 빈소 방문과 음독시도 뒤 구토 행위가 시민 신고로 이어지면서 덜미가 잡혔다.
현재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경위 조사를 위해 A씨 호전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규정상 체포 영장 집행 후 피의자 조사 뒤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한다. 시한 내 조사가 어렵다고 판단한 경찰은 석방 조치 후 체포영장을 다시 신청해 발부받았다. A씨는 병원에 입원 중으로, 이미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감시 경력을 투입한 상태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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