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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유인술 교수. |
충남대 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은 8일 오후 2시부터 대전 롯데시티호텔 크리스탈홀에서 '대한민국 응급의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정년퇴임 기념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유인술 교수는 1990년 의과대학을 수료한 햇병아리 의사시절 응급환자를 처치하는 전문의가 되어보지 않겠냐는 담당 교수의 권유에 "응급의학이라는 게 뭐죠"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이때까지 병원에 응급실은 있어도 응급의학을 공부한 전문의가 없던 시절로, 응급실은 환자가 입원을 위해 단순히 거쳐서 가는 통로에 불과한 정도였다. 유인술은 당장 도서관에 가서 관련 도서를 찾고, 미국 응급의학회에 편지를 써 연구서를 직접 구해 응급의학 수련을 시작했다. 1987년에서야 국내 의과대에 응급의학과가 처음 개설될 정도로 국내 의료계에서도 응급의학은 뒤늦게 도입됐고, 1990년 응급의학과가 개설된 곳은 전국에 5개 병원에 불과했다. 유 교수는 그렇게 국내 제1기 응급의학 전문의가 되어 1996년 9월 1일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그는 당시 대전과 충남에서 더 나아가 한강이남 유일한 응급의학 전문의였고, 1990년 후반 교통사고 환자 증가와 중독, 산업현장 추락 등의 사고가 늘어나면서 응급의료 수요가 팽창하던 때 대학병원 응급실을 지키며 몰려드는 환자 생명을 지켰다. 유 교수에게서 응급의학을 배운 전문의가 배출되면서 건양대병원과 대전을지대병원, 충북대병원,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에 응급실을 하나씩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응급실을 지키던 유 교수는 의정갈등이 한창이던 2025년 2월 28일 오후 역시나 응급실 환자를 돌보는 중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응급의학계가 덜컥 가슴을 쓸어내린 사건도 있었다. 유 교수는 수술을 받고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지금은 응급실 진료에 복귀했고 이달 말 정년퇴직한다.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응급의료 제도 개선과 전달체계 개편에 남다른 공헌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8일 세미나는 3시간 동안 10명의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최신 연구를 발표해 헌정하고 전국에서 100여 명의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박정수 충남대 의과대학 주임교수는 "응급의학의 살아 있는 역사인 유인술 교수가 걸어온 길을 함께 돌아보고, 대한민국 응급의료의 희망찬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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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개최되는 학술세미나 진행 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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