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다문화] 현지인이 추천한 북경 미식

  • 다문화신문
  • 계룡

[계룡다문화] 현지인이 추천한 북경 미식

  • 승인 2025-08-31 14:03
  • 수정 2025-08-31 14:08
  • 신문게재 2025-01-04 3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현지인이 추천한 북경 미식3
지난달, 딸과 함께 북경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첫날 택시에 올라타자마자 기사님께 물었다.

  “며칠만 머무를 건데요, 뭐부터 먹는 게 좋을까요?”

  운전대를 돌리시던 기사님은 진한 베이징 억양으로 말했다.
  “동과훠궈, 베이징카오야, 자장면, 이 셋이면 틀림없지!”

  좋아, 기사님 말씀대로 가보자!


  첫 번째 코스: 동과훠궈(구리냄비 샤브샤브)

  우리는 이화원 근처의 전통 훠궈 전문점을 찾았다. 아이는 이미 여러 번 훠궈를 먹어봤지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긴 굴뚝이 달린 구리냄비가 등장하자 눈빛을 반짝였다. 식당 주인에 따르면, 구리냄비는 열전도율이 높고 열 보존이 뛰어나다고 한다. 가운데 숯불이 천천히 타오르며 끓인 국물은 끝까지 일정한 온도를 유지했다. 이런 불로 익힌 고기는 유난히 부드럽고 향도 깊었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하나 집어 살짝 넣고, 3~4초 후에 건져내 국물을 털고, 진한 소스에 찍어 한입 넣는 순간—마치 인생의 모든 만족이 그 한 점에 담긴 듯한 기분이었다.

현지인이 추천한 북경 미식1
두 번째 코스: 베이징카오야(북경오리구이)

  북경오리구이는 그 자체로 의식과 같은 경험이다. 오리 굽는 셰프가 카트를 끌고 와서 반질반질 윤기 나는 통오리를 능숙하고 얇게 썰어준다.

  테이블에는 벌써 재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춘장, 파채, 오이채, 백설탕, 따끈따끈한 전병(얇은 밀전병). 모든 재료가 갖춰지자, 종업원이 붉은 사자 모양의 장식물을 가져와 테이블 옆에 놓고 드라이아이스를 넣었다. 순간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며 마치 선경에 온 듯했다.

  종업원은 웃으며 말했다. “이건 재물이 굴러들어온다는 뜻이에요.”

  가장 전통적인 먹는 법은 전병 위에 파채와 오이채, 춘장에 찍은 오리고기를 얹어 싸 먹는 것이다.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함과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지며, 향긋한 여운이 오래 남는다. 딸아이가 제일 좋아한 건 오리껍질이었다. 바싹하게 구운 껍질을 설탕에 찍어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맛에 “디저트 먹는 기분이야!”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현지인이 추천한 북경 미식2
세 번째 코스: 자장면

  자금성을 구경한 날, 우리는 자장면을 시켰다. 자장면이 나오자 딸아이는 다채로운 고명에 먼저 눈길이 갔다. 오이채, 오이, 샐러리, 콜라비 등과 같은 신선한 채소들과 진한 자장 소스를 면 위에 부어 섞자 고소한 향기가 퍼졌다.

  자장면은 베이징의 가정식 대표 메뉴 중 하나다. 작가 라오서(老舍)의 작품에도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나의 일생(我的一辈子)』이라는 글에서는 주인공 ‘나’—평범한 늙은 경찰이 드디어 승진했을 때, 딸에게 “오늘은 자장면 먹자!”라고 기쁘게 말한다. 한 그릇의 면은 단순한 맛이 아닌, 평범한 일상 속 반짝이는 기쁨을 담고 있는 것이다.

  북경에는 아직도 맛보지 못한 음식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나는 아이와 약속했다. 다음에 꼭 다시 베이징을 찾아, 더 많은 ‘베이징의 맛’을 즐기자고.
당리 명예기자 (중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1.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