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다문화] 감정을 나누는 로봇,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가 되다

  • 다문화신문
  • 금산

[금산다문화] 감정을 나누는 로봇,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가 되다

펫로봇, 정서적 교감과 생활 지원을 동시에 제공하며 진화 중

  • 승인 2025-08-31 14:09
  • 신문게재 2025-01-04 30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1990년대 후반, 일본 학생들 사이에서 "다마고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작은 게임기 속 가상의 생명체에게 밥을 주고, 잠을 재우며 키우는 육성 게임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정서적 교감의 수단이 되었다. 당시 많은 아이들은 다마고치를 통해 '돌봄'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가상세계에서 경험했다.

이러한 정서적 육성의 흐름은 21세기 들어 '펫로봇'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펫로봇은 실제 반려동물처럼 사용자와 감정을 교류하며, 외로움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반려동물 양육이 어려운 환경 - 예를 들어 반려동물 금지 아파트나 바쁜 일상 속에서 - 펫로봇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1999년 소니가 출시한 초대 aibo가 펫로봇 시장의 문을 열었다. aibo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행동에 반응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성격이 변화하는 육성형 로봇이다.

이후 일본은 감정 교류형 펫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다음과 같은 로봇들이 있다. LAVOT은 터치 센서를 탑재한 로봇으로, 만졌을 때 은은하게 따뜻한 촉감을 지니며, 돌봐주는 주인을 기억하고 점차 애정을 형성해간다. 두 손을 파닥거리며 안아달라고 조르거나, 주인의 뒤를 따라다니기도 한다. Romi는 최신 AI 기술인 딥러닝을 활용하여 학습하는 펫로봇으로, 장기 기억이 가능하며 사용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고독한 노인층과 1인 가구를 위한 정서적 지원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일본의 고령화율은 약 29%에 달하며, 1인 가구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펫로봇은 단순한 기술 제품을 넘어 '살 가치가 있는 친구'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펫로봇을 구매하며, 정서적 만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감정 교류보다는 생활 편의성과 안전 관리에 초점을 맞춘 펫로봇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Macroact에서 개발한 Maicat이 있다. Maicat은 얼굴 인식과 감정 추정 기능을 갖춘 고성능 로봇으로, 사용자의 표정을 분석해 반응하며 교감을 시도한다. 다만, Maicat의 감정 기능은 정서적 유대보다는 생활 지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며, 복약 알림이나 모니터링 같은 실용적 기능이 중심이 된다.

올해 삼성전자가 IoT 기반 펫로봇 Ballie를 출시했다. Ballie는 집 안의 스마트 기기들과 연동되어 조명, TV, 청소기 등을 제어하며, 사용자의 생활을 자동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고령자나 어린이처럼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계층에게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PEDDY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독거노인에게 지급된 사례가 있으며, 복약 알림, 긴급 호출, 영상 통화, 행동 모니터링 등 실질적인 생활 지원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돌봄의 공백을 메우는 기술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펫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인공지능, 센서 기술, IoT가 결합된 이 로봇들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반응하며,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보호자처럼 작동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립감과 외로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펫로봇은 정서적 치유의 도구로도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펫로봇이 향후 돌봄 로봇, 교육 로봇, 감성 치료 로봇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감정 교류형 펫로봇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은 IoT 기능과 생활 관리 중심의 지킴형 펫로봇을 통해 실용성과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감성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펫로봇은 새로운 삶의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로봇과 웃고, 대화하고, 위로받게 될까. 펫로봇이 만들어갈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아사오까 리에 (일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원대협 14대 회장 취임 “원대협법 국회통과 총력"
  2. 백석대 레슬링팀, 제49회 전국대학레슬링선수권대회 '메달 싹쓸이'
  3. 천안시청소년재단-이천시청소년재단 업무협약 체결
  4. 천안법원, 만취 상태서 충돌사고 내고 도주한 30대에 '징역 1년'
  5. 천안시립교향악단, 9월 3일 신진연주자 '협주곡의 밤' 개최
  1. 천안도시공사 북부스포츠센터, '시니어 트로트댄스' 조기 마감
  2. 천안동남경찰서, 동천안우체국 직원 대상 교통안전교육 실시
  3. 단편영화인과 대전시민들의 축제 개막…31일까지 엑스포시민광장서 상영
  4. 천안시골프협회, '2025 천안시장배 및 협회장배 골프대회' 성료
  5. 천안시, 아동학대 대응·보호 협력체계 강화…민관 합동 워크숍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첫 정기국회 돌입 충청 현안관철 골든타임

李정부 첫 정기국회 돌입 충청 현안관철 골든타임

1일부터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에 돌입하면서 충청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골든타임에 돌입했다는 지적이다. 행정수도특별법과 대전충남특별법 등 연내 통과는 물론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충청 현안 관철을 확답받을 수 있도록 지역 민·관·정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 트램 등 현안 예산 증액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발등의 불인데 한층 가팔라진 여야 대치로 충청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국회는 1일 오후 2시 본회의장에서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고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같은 달 9·1..

국회·대통령실 플러스 `디지털 미디어단지` 약속은 어디로?
국회·대통령실 플러스 '디지털 미디어단지' 약속은 어디로?

세종시 누리동(6-1생활권) 입지만 정한 '디지털 미디어단지(언론단지)'. 문재인·윤석열 전 정부로 이어지면 정책 공약으로 남겨져 있으나 빈 수레가 요란한 형국이다. 당초 계획상 토지 공급은 2025년 올해였다. 2021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수도권 일간지 4개사와 방송 7개사, 통신 1개사부터 지방까지 모두 17개사가 너도나도 양해각서만 체결했을 뿐, 실체는 온데간데 없다. 당시만 해도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이 2027년을 향하고 있었으나 이마저도 각각 2033년, 2029년으로 미뤄져 앞날은 더더욱 안개..

여야 대전시당, 내년 지방선거 앞 `잰걸음`
여야 대전시당, 내년 지방선거 앞 '잰걸음'

내년 제9회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대전시당이 조직 정비와 인재 양성 등 지선 체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권력을 차지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지역에 3당 구도 안착을 목표로 한 조국혁신당까지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먼저 조국혁신당 대전시당은 8월 31일 중구문화원 뿌리홀에서 대전·세종 제2기 정치아카데미를 개강했다. 2기 아카데미에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 등 80여 명의 수강생이 등록했다. 첫 강의는 최강욱 전 국회의원이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라는 주제로 수강생들과 만났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마지막 물놀이 마지막 물놀이

  •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일찍 끝난 장마에 수위 낮아진 대청호

  •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 ‘상처 입은 백로, 자연으로 돌아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