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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몸이 작고 왜소한 것을 극복하려 동네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한 유현진 진료원장은 이제는 보디빌딩 지도자 2급 자격증을 획득해 진료에 접목하고 있다. |
-무릎 관절염의 진행속도와 예후를 예측하는 연구 논문이 미국 유명 SCI급 학술지에 제재됐는데 8만3000명의 환자 사례를 어떻게 조사했나?
▲기계의 톱니가 쓰면 쓸수록 닳는 것처럼 무릎 슬관절의 만성 질환은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과연 어떤 사람에게 어떤 상태일 때 관절염의 진행 속도가 빠른지 그리고 추후에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될지에 대해 의료 빅데이터를 이용해 머신 러닝 방법으로 분석한 내용의 논문이었다. 무릎 관절염 환자 내원 시 초기에 복잡한 검사나 절차 없이 환자의 개별 조건을 토대로 상태를 진단하고 향후 관절염의 진행 속도와 치료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논문을 지도하는 교수께서 인공지능(AI)와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에 조예가 깊었다. 그 계기로 의학 논문을 연구할 때 인공지능 방법의 하나로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지정하지 않고 데이터들을 토대로 학습해 스스로 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임상에서 만나는 여러 질환 중 진료를 통해 해당 환자분의 생활이 개선되고 만족도가 높은 질환이 무엇인 있는지 생각해봤을 때 슬관절의 관절염이었다고 판단해 무릎 관절염 환자 8만3000명의 사례를 공부했다.
-진료실에서 직접 환자를 만나면서 무릎과 고관절, 어깨, 족부질환에 대한 특징을 파악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모든 인체 활동은 노동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근육을 잘 이해하고 사용하면 노동이 아닌 근력을 저축하고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여러 환자를 진료실에서 실제로 대면하고, 연구를 통해 사례를 검토하면서, 특정 부위 근육과 관절을 많이 사용해 닳아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을 호소하는 중장년 이상의 환자를 보게 된다. 또 취미 생활 중 다치거나 반복되는 움직임으로 스트레스가 축적돼 다치는 사례는 주로 젊은 층에서 발견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게 부상 입은 외상 환자가 있다. 반복된 행동과 동작과 연관된 질환 중 대표적인 것으로 오래 걷거나 서 있는 분들 그리고 쭈그리고 앉는 동작이 많은 직종에서 무릎뼈 사이의 반월상 연골판과 연골의 퇴행성 변화 즉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이 자주 발견된다. 물건을 들어 나르거나 팔을 반복적으로 들어야 하는 업무가 많은 경우 팔꿈치에서 내·외 상과염 그리고 어깨의 충돌 증후군과 회전근개 파열이 쉽게 생기는 것도 특징이다.
-보디빌딩 운동을 20여 년간 실천하고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획득했는데, 의사가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제가 지금은 몸집이 조금 큰 편에 속하지만 중학교 시절엔 조금 왜소했다. 그래서 동네 헬스장을 등록해 운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보디빌딩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 또 운동은 힘든 정형외과 전문의 트레이닝 시절 정서적으로 힘든 부분을 극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어서 참 장점이 많은 여가 생활로 생각한다. 동료들에게 추천하고 환자들에게도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틈틈이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좋은 점들을 정형외과 진료 또는 수술에 접목하면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운동을 실천하면서 공부도 함께 했다. 운동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타인을 지도할 수 있는 최소 정도까지 전문성을 가지려고 노력해 생활체육 보디빌딩 지도자 2급과 스포츠의학회 정회원이 됐다.
-부상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환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인데, 재활에 필요한 운동을 환자에게 직접 안내하고 있다는데 반응은 어떤가?
▲제가 운동하면서 부상 당한 경험은 역설적으로 환자 진료와 재활 지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많은 남녀노소 분들이 요즘 다양해진 취미 생활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져 취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부분과 어떤 부분에서 어떤 부상이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고 대부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지만, 의학적 전문의에게 직접 의견을 듣기는 쉽지 않다. 제가 운동을 오랫동안 실천한 경험으로,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의학적 앞으로는 어떠한 운동과 동반되어야 건강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지 환자분들과 이야기 나누는데 이때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나아가 어떠한 동작의 운동을 통해 부상 부위를 보호할 수 있고 나머지 기능은 보존할 수 있는지 안내할 때 환자들도 만족감을 표현하고 있다. 프로 운동선수들에게는 빠른 기능 회복과 경기를 뛸 수 있도록 조기 복귀를 위한 운동 그리고 재발 방지에는 어떠한 운동이 도움이 되는지 상담하는데 제가 그간 운동과 경험이 도움이 되고 있다. 일반 환자뿐만 아니라 운동선수들도 만족해하는 반응을 얻고 있다.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고 비수술적 치료를 결정할 때 나름의 기준을 설명한다면?
▲수술이냐 비수술적 진료이냐 결정할 때 무엇보다 환자의 판단과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고 판단되더라도 환자가 아직 마음이나 경제적 상황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최대한 환자가 준비가 될 때까지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진행을 막으면서 환자분의 준비를 기다린다. 반대로 환자가 빠른 경과 회복을 원해 수술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혀도 비수술적 치료의 단계에서 호전을 보일 수 있다면 환자에게 잘 설명하고 설득해 비수술적 접근을 권한다. 이때 환자에게 초조함을 덜어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상담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수술적 치료나 비수술적 치료나 진료가 제때에 이뤄지는 병기에 맞을 때 가장 좋은 치료가 된다고 여기고 있다.
-대학병원 교수을 벗고 개원가에 진출했는데,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과 어떠한 의료인이 되고 싶은가?
▲아무래도 대학병원에서는 학술적인 연구나 활동에 치중하는 부분도 있고 여러 절차와 행정이 있다 보니 많은 환자를 돌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개원가에서 근무하면 진료와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는데 시간을 더 할애하고 집중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제가 노력한 만큼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 연합정형외과병원이 1995년부터 여러 전문의가 손발을 맞춰 정형외과를 진료한 특화된 병원이다 보니 제가 가장 잘 하는 분야의 환자가 계시고 병원 역시 그러한 환자를 맞을 진료와 수술환경이 완비되어 있다. 오랜 역사만큼 준비가 잘 되어 있고 의료진 호흡도 잘 맞아 저 역시 재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내원한 환자에 대한 빠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어려움 겪는 환자를 맞을 평소 준비된 의사가 되겠으며 논문 연구를 이어가 최신의 전문성도 갖춰 가겠다.
대담=임병안 기자 victorylba@
○…유현진 전문의는, 분당 서울대학교 임상 교수(전), 건양대병원 교수(전), 생활스포츠 2급 바디빌딩,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도수의학회 정회원,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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