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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하천(생비량면양천)피해현황<제공=경남도> |
도는 산청·합천·의령을 포함한 3개 시군을 관류하는 양천 등 주요 하천에 대해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6년 상반기까지 토공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복구 규모는 14개 시군 295개소, 피해액 1013억 원으로 산정됐으며, 복구액은 총 5886억 원에 달한다.
경남도는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특별재난지역 8개 시군을 지정받고 복구비 약 87%를 국비로 확보했다.
도는 단순 복구를 넘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하천 수준의 '200년 빈도' 기준을 전국 최초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80년 빈도 설계가 잦은 침수로 한계를 드러낸 만큼, 침수 취약지역에 선택적 홍수방어 개념을 도입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비홍수기인 11월 착공해 2026년 6월까지 재피해 우려가 큰 공종을 우선 완료한다는 일정도 제시됐다.
사업발주는 기본설계 단계에서 추진되며, 공구 분할 방식으로 공사를 신속히 마무리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200년 빈도' 상향 적용이 모든 구간에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는 부족하다.
주요 구간을 대상으로 한다고는 하나, 선택 기준과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복구액 5886억 원 중 국비 비중은 크지만 지방비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사후 유지관리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사업 이후 지속적 관리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기존 설계기준 강화만으로는 기후위기 시대의 불확실성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적 토공작업과 설계 강화 외에, 하천 주변 주거지 재배치, 유역 단위 통합 관리 같은 중장기적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용만 경남도 환경산림국장은 "기존 매뉴얼로는 극한 호우에 대응할 수 없다"며 "전국 최초로 200년 빈도 기준을 적용해 지방하천의 수해예방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복구 공사는 눈앞의 상처를 메우는 일이다.
그러나 강물은 다시 흐르고, 물길은 언제든 길을 바꿀 수 있다.
이번 복구의 성패는 높아진 설계기준이 아니라, 그 물길을 지킬 지속적 관리의 손길에 달려 있다.
경남=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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