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열린다. 이날은 가족들이 모여 칠면조 요리와 함께 풍성한 식탁을 차리는데, 그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호박파이다. 계피와 육두구 등 향신료가 사용되어 한입 베어 물면 향긋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가을의 분위기를 가득 담고 있는 음식이다.
독일에서는 매년 가을,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가 유명하다. 이 축제에서는 맥주와 소시지, 프레첼 등 다양한 전통 요리와 함께, 달콤한 가을 디저트인 브라트아펠(Bratapfel)도 빼놓을 수 없다. 사과 속을 파내어 견과류와 건포도를 채우고 구워낸 이 디저트는 선선한 날씨에 특히 잘 어울리는 따뜻한 간식이다.
일본에서는 가을을 '식욕의 계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른 나라와 같이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식재료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을의 미각 하면 꽁치가 대표적이다. '가을의 칼 같은 생선(秋刀魚)'이라는 뜻의 꽁치는 소금구이로 구워내 무즙과 간장을 곁들이면 일본 가을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한국 또한 가을이 오면 시장이 제철 식재료로 가득 찬다. 특히 배, 감, 사과 등 과일이 많이 나오며, 풍부한 맛과 향으로 입맛을 돋운다. 특히 가을의 별미, 전어는 '집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를 맡으면 돌아온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예부터 즐겨 먹었던 대표적인 가을 음식이다.
가을의 맛은 단순한 계절 음식을 넘어, 그 지역의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자연의 수확에 감사하고, 가족과 나누는 마음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미덕이다. 짧아서 더욱 소중한 가을, 올해는 계절을 느끼며 맛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아지마미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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