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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소장 |
올해에도 매우 무더운 더위 속에서 비교적 많은 방문객이 축제장을 찾아 즐기고, 원도심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방학 기간에 개최되다 보니, 원도심에 학생을 비롯한 가족 단위 유입을 확대하였고, 대전이 관광할 수 있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축제에 대한 부정적 또는 비판적인 시각도 여전한 것은 사실이다. 여러 성과에 대한 부분은 앞에서 열거한 내용으로 차치하고, 향후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다.
먼저, 0시 축제는 문화, 예술, 야간공연이라는 구체화 된 테마를 통해 개최되는 축제이다. 축제장에서 만난 중학생에게 0시 축제에 대해 물어봤을 때 첫 마디가 "올해에는 초청 가수가 작년만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친구들 몇 명은 오지 않았어요" 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이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축제에 초청되는 게스트 또는 초대가수 등에 따라 축제 참가를 결정하는 0시 축제의 현주소가 아쉽다. 축제 기간 동안 중구 지역 소극장 등이 관심을 모으기는 했지만 문화와 예술, 공연이라는 테마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0시 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 연극, 뮤지컬 등의 독보적인 공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즉, 0시 축제에서만 볼 수 있거나, 0시 축제에 가면 유명하고 독보적인 공연을 볼 수 있는 아이템과 공연을 1년 내내 기획하고, 보여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영국의 에딘버러페스티벌의 경우 공인된 연극과 공연에 대해 초청권으로 방문객을 유입시키는 대표적인 유료 축제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에딘버러 축제에 초청된 것만으로도 그 공연의 수준을 인정받게 된다. 꼭 에딘버러 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프린지 축제처럼 에딘버러에 초청되지 못한 공연들이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는 시스템을 0시축제에 도입하는 부분도 필요해 보인다. 초청 가수에 편승해 축제의 질과 성패를 좌우하는 현재의 모습에서 문화예술 공연 중심으로 0시축제를 개최한다면, 문화예술축제로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난타(NANTA)와 점프(JUMP) 등은 국외에서도 인정받는 대표적인 퍼포먼스 공연이다. 이와 유사하거나, 이러한 독보적인 공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0시 축제에 선보인다면, 유사한 공연이 계속 늘어나고, 기획되면서, 다양하고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고, 공연 기획이 힘들면서도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그러한 문화예술 분야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은 향후 10년 후 0시 축제가 독보적인 위치로 도약할 수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축제의 명성과 인지도가 성숙해진 만큼 이제 축제를 통한 파급효과에 대한 부분의 가치 확산이다. 축제 개최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많은 방문객이 지역 내 소비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축제에 대한 회의론적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예산 낭비를 지적하지만, 사실 축제 기간에 지역상권의 매출이 대부분 증가하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 더 나아가서 축제를 준비하는 업체들이 과연 대전지역의 업체인지에 대해서도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공공부문에서의 건설사업은 지역 업체의 참여비율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래서 지역 내 고용이나, 생산유발을 확대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축제를 주관하는 대전 업체가 하도급을 주는 그 하위 업체를 대전지역 업체들로 구성하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대전지역 이벤트 업체의 자생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역 업체의 참여비율이 일자리 창출과 파급효과 늘리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고 지역 내 파급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기준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단기에 성과를 내기 어렵겠지만, 0시 축제 만의 독보적인 공연기획과 축제 진행 과정에서의 지역 업체의 참여도를 높여 0시 축제가 사람만 많이 모이는 연애인 축제가 아닌 문화예술축제로 성장하고, 지역 업체들 중심으로 이벤트를 준비하여 지역 내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축제로 나아가길 기원한다./박종진 여가공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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