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대전 0시 축제의 명암(明暗)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대전 0시 축제의 명암(明暗)

박종진 여가공간연구소 소장

  • 승인 2025-09-03 10:10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박종진
박종진 소장
9월의 시작이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뜨거운 폭염이 지속하고 있다. 매년 더위는 심해지면서, 여름은 활동하기 더 어려운 계절로 변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축제가 봄·가을에 개최되는 이유도 이러한 날씨의 영향이다. 대전 대표 축제인 0시 축제는 여름 무더위라는 악조건을 오히려 축제가 열리지 않는 시기라는 기회로 활용하여 몇 년째 꽤 많은 방문객이 찾고 대전시민도 즐기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에도 매우 무더운 더위 속에서 비교적 많은 방문객이 축제장을 찾아 즐기고, 원도심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방학 기간에 개최되다 보니, 원도심에 학생을 비롯한 가족 단위 유입을 확대하였고, 대전이 관광할 수 있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축제에 대한 부정적 또는 비판적인 시각도 여전한 것은 사실이다. 여러 성과에 대한 부분은 앞에서 열거한 내용으로 차치하고, 향후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다.



먼저, 0시 축제는 문화, 예술, 야간공연이라는 구체화 된 테마를 통해 개최되는 축제이다. 축제장에서 만난 중학생에게 0시 축제에 대해 물어봤을 때 첫 마디가 "올해에는 초청 가수가 작년만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친구들 몇 명은 오지 않았어요" 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이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축제에 초청되는 게스트 또는 초대가수 등에 따라 축제 참가를 결정하는 0시 축제의 현주소가 아쉽다. 축제 기간 동안 중구 지역 소극장 등이 관심을 모으기는 했지만 문화와 예술, 공연이라는 테마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0시 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 연극, 뮤지컬 등의 독보적인 공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즉, 0시 축제에서만 볼 수 있거나, 0시 축제에 가면 유명하고 독보적인 공연을 볼 수 있는 아이템과 공연을 1년 내내 기획하고, 보여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영국의 에딘버러페스티벌의 경우 공인된 연극과 공연에 대해 초청권으로 방문객을 유입시키는 대표적인 유료 축제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에딘버러 축제에 초청된 것만으로도 그 공연의 수준을 인정받게 된다. 꼭 에딘버러 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프린지 축제처럼 에딘버러에 초청되지 못한 공연들이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는 시스템을 0시축제에 도입하는 부분도 필요해 보인다. 초청 가수에 편승해 축제의 질과 성패를 좌우하는 현재의 모습에서 문화예술 공연 중심으로 0시축제를 개최한다면, 문화예술축제로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난타(NANTA)와 점프(JUMP) 등은 국외에서도 인정받는 대표적인 퍼포먼스 공연이다. 이와 유사하거나, 이러한 독보적인 공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0시 축제에 선보인다면, 유사한 공연이 계속 늘어나고, 기획되면서, 다양하고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고, 공연 기획이 힘들면서도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그러한 문화예술 분야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은 향후 10년 후 0시 축제가 독보적인 위치로 도약할 수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축제의 명성과 인지도가 성숙해진 만큼 이제 축제를 통한 파급효과에 대한 부분의 가치 확산이다. 축제 개최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많은 방문객이 지역 내 소비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축제에 대한 회의론적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예산 낭비를 지적하지만, 사실 축제 기간에 지역상권의 매출이 대부분 증가하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 더 나아가서 축제를 준비하는 업체들이 과연 대전지역의 업체인지에 대해서도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공공부문에서의 건설사업은 지역 업체의 참여비율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래서 지역 내 고용이나, 생산유발을 확대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축제를 주관하는 대전 업체가 하도급을 주는 그 하위 업체를 대전지역 업체들로 구성하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대전지역 이벤트 업체의 자생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역 업체의 참여비율이 일자리 창출과 파급효과 늘리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고 지역 내 파급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기준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단기에 성과를 내기 어렵겠지만, 0시 축제 만의 독보적인 공연기획과 축제 진행 과정에서의 지역 업체의 참여도를 높여 0시 축제가 사람만 많이 모이는 연애인 축제가 아닌 문화예술축제로 성장하고, 지역 업체들 중심으로 이벤트를 준비하여 지역 내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축제로 나아가길 기원한다./박종진 여가공간연구소 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2.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3.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4. 국립한밭대 교수 연구팀, 데이터센터 설비인프라 연구 성과 입증
  5. 행복청, 2026년 4월 중앙동 전진 배치...행정수도청 시동
  1. 충남콘텐츠진흥원 지원기업, 데이터 창업대회 대통령상 쾌거
  2.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3.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4.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5. 연암대 연합팀 '7DO', 충청·강원권 공유·협업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