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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환 안전보건공단 대전세종광역본부장 |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이 하루의 시작과 끝에 건네는 이 인사 속에는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단순한 인사말 같지만,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크고 작은 산업재해로 얼룩져 있다. 뉴스에 '산업재해'라는 단어가 오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잊히고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안전의 가치는 점점 가볍게 소비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정부와 사회가 함께 추진하는 것이 바로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다.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지자체, 대표기업, 재해예방기관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산업재해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밀착형 예방 활동을 전개한다. 추락·부딪힘·끼임·화재·질식 등 5대 중대재해와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예방조치까지 집중 관리하며, 12대 핵심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한다. 점검 과정에서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시정 기회를 부여하되, 불이행 시에는 엄정 조치를 취함으로써 실효성을 높였다. 단순히 규정을 확인하는 절차를 넘어, 사회 전체가 안전을 위한 약속을 새기고 문화를 형성하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러나 제도와 정책이 아무리 잘 설계돼도 현장에서 뿌리내리지 못한다면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이를 현실로 만드는 힘은 결국 경영책임자의 태도와 철학에서 비롯된다. 안전을 단순히 처벌을 피하기 위한 관리 수단으로만 여긴다면 보여주기에 불과하다. 반대로 근로자의 생명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로 삼을 때, 비로소 안전은 조직의 핵심 문화로 자리 잡는다. 안전모를 쓰고 안전화를 착용하는 작은 행동조차도 나와 동료의 생명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이다. 경영책임자는 이러한 약속이 현장에서 지켜질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만드는 주체가 돼야 한다.
작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위험 앞에서 결코 타협하지 않는 분위기, 누구나 안전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현장, 그리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화는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과 제도적 장치, 기업의 책임 있는 태도와 투자, 근로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안전이 가능하다.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함께 책임을 나누고 실천하는 사회적 약속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의 일터는 과연 안전한가?" 누구나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안전문화가 자리 잡는다.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는 그 변화를 여는 첫걸음이자,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약속이다. /안원환 안전보건공단 대전세종광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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