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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수상 중인 부여군 황양순 어르신. (부여군 제공) |
황양순 어르신의 수상작 '어머니 용서하세요'는 젊은 시절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어머니의 사랑과 그에 대한 후회, 그리고 용서를 구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서툰 글씨와 그림이지만 담백한 진심이 묻어나는 표현은 심사위원과 관람객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황 어르신은 "평생 글을 모르고 살았는데, 평생학습관에서 한글을 배우며 내 마음을 글로 쓸 수 있게 되어 꿈만 같다"며 "이 나이에 상까지 받게 돼 너무 기쁘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배워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여군 관계자는 "황양순 어르신은 배움의 열정과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다른 학습자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평생학습관은 어르신들이 배움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여군은 비문해 학습자를 위한 기초·생활 문해교육과 더불어, 문해교사가 마을로 직접 찾아가는 '찾아가는 문해교실'을 10개 마을에서 운영 중이다. 또한 정규교육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에게는 검정고시 없이도 중학 학력을 취득할 수 있는 학력 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28명의 어르신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황양순 어르신의 사례는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 문해교육은 단순한 글자 습득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재해석하고 존엄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부여군의 평생학습 지원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문화적 성숙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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